시각적인 언어로 일상을 재해석하는 예술적 사명감으로 변화를 꾀하다
시각적인 언어로 일상을 재해석하는 예술적 사명감으로 변화를 꾀하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8.09.11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삶을 대면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에서 새로움을 갈망한 과정을 해외 아트페어에 선보일 것”
화가 김석중 작가
화가 김석중 작가

[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자유로운 표현력의 소유자인 화가 김석중 작가는 한지 위의 유채 배경 속에서 담채화를 연상케 하는 이색적인 구성,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환상적인 구도 속의 피사체로 일상의 사물과 동물, 인간을 묘사해 왔다. 비연속적이며 비일상적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초현실주의와 창조자 개인의 주체적 존재성을 담은 실존주의가 공존하는 화풍을 지닌 그는, 시기별로 재해석을 거쳐 작품세계에 변화를 주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일러스트처럼 기발한 감수성으로 ‘나’와 ‘일상’의 관계성을 다양한 사물로부터 인용하여 화폭에 담아 온 김 작가는 그러한 관계성으로부터 다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작업방식에서부터 코페르니쿠스적 변환을 앞두고 있다는 김 작가는 자연스런 흥미 속에서 태동한 관심을 지닌 감상자, 그리고 새로움을 갈망하고 호기심이 많은 작가의 시선이 적절하게 맞물리는 지점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과 함께, 연이은 국제 아트페어 출품준비에 한창인 근황을 본지에 전해왔다. 

기본 형상의 재해석에 따른 욕구와 주변 환경에 대한 기시감을 대담하게 표현하다
재해석은 모방을 창조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차츰 일상을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세계관으로 변환시키게 되었다는 서양화가 김석중 작가에게도 재해석이란 형상을 인용하는 과정이자, 실존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거쳐 가는 일종의 터널이다. <일상-생성>시리즈에서 실제로 보이는 꽃이 아닌, 작가의 감성이라는 색다른 거름망을 거쳐 피어난 꽃을 다각적으로 묘사하기도 한 김 작가는 일러스트처럼 강렬하고 기발한 화풍으로 초현실성의 이질감을 따뜻한 숨결로 해석하며 감싸 안는다. 김 작가의 작품특징은 색감선정과 독특한 채색 방식에서 나온다. 상징과 주제의 재해석, 그리고 인용이라는 대 주제에 따라 삶과 자기 자신을 테마로 무정형적이고 독창적인 형태의 이미지를 표현한 김 작가의 작품들은, 색을 쓸 때 중첩과 번짐, 동양과 서양화 기법의 혼용으로 일반적인 채색에서 보기 힘든 우연성을 반영한 다중적인 색감을 지니고 있다. 처음에는 서양화와 정 반대의 개념인 한지의 번짐 기법을 응용했다가, 캔버스 위에서 물감의 고유 성향을 활용해 마치 한지 위에 담채화를 그린 듯 겹치는 색의 깊고 독특한 존재감을 만드는 김 작가는 이렇게 독특한 방식으로 심상 속의 날짐승, 길짐승과 식물의 강렬한 존재에 중용의 미덕을 덧입히기도 한다. 더 나아가 2016년경에는 계절의 내음과 공간의 요소에 주력하기도 한 김 작가는 이제 재해석에도 ‘변화’라는 능선을 넘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작가가 재해석하는 방식보다 작품의 진정성을 전하며 삶과 그림 모두가 환경에 의해 그 성향과 사고방식이 바뀌는 과정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다. 인간관계와 여행,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관 변화로부터 작업성향이 진보해 가는 것은 내면세계를 손수 빚어 창조하는 작가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삶의 목표를 이룰 때마다 작가의 창조열망을 자기화하는 과정의 도화선으로 삼은 김 작가는 흔히 접했던 환경의 기시감을 내면화해, 이를 가공하고 재단하여 새로운 창조물로 분출하기 위한 고민 속에서 변화를 갈망한다고 한다.

작가는 다양한 자극으로 변화하며 작가의 성향이 내재화되는 과정도 진화한다
김 작가는 새로운 자극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함에 따라 작가의 작업방식과 성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명확하게 전한다. 고착화와 정체된 작업을 지양하고 익숙한 강물 속에서 새로움이라는 사금(砂金)을 캐내는 작업은 작가로서 일종의 소명이자 사명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 작가는 작품을 통한 계몽보다 숙련되고 내재된 가치표현을 자기화하는 과정에 몰두하고 있으며, 이는 지각변동과 같은 완전한 변화를 앞둔 과정이자 어느 순간 분출하면서 변화의 지심(地心)이자 본류인 작가의 창조성에 대중들의 시선을 고정시키려 준비하는 휴화산의 숙면 같은 단계라고 한다. 여기서 김 작가는 카멜레온처럼 변화를 긍정하며, 새로움을 갈망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예술을 해야 한다는 평소 관점에 따라 동어반복이 아닌 참신한 출구를 찾고 있다고 전한다. 그래서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요소를 심상 속에서 차용하며 붓을 들 것이라는 김 작가는 평면과 입체의 간극을 메우는 것에서부터, 시각적으로 와 닿는 소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요소들을 검토하는 중이다. 유채와 아크릴로 동식물의 독창적인 느낌을 다양한 질감으로 표현해 온 김 작가는, 또한 어떤 의도를 갖고 그렸는지 대중들에게 고민만을 던져 주는 창작은 아닐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러한 접근 속에서 김 작가는 해외 갤러리들을 위한 국제아트페어들을 준비하고 있다. 8월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된 국제아트페어를 비롯해, 9월 28일~10월 1일까지 홍콩에서의 컨템포러리아트쇼, 10월 4일부터 10월 7일까지 Coex Hall A&B 키아프 전시, 12월 6일부터 9일까지 백스코에서 진행되는 부산국제아트페어까지 이어지는 스케줄은 독립된 부스에서 김 작가 혼자 공간을 지배하는 방식이기에, 감상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충분한 동기가 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그림을 대면했을 때 소유욕과 애착을 느끼게 되면 작가의 의도에도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이번 아트페어에서 김 작가는 어떠한 경로로 입문하든 간에 감상자들에게 좋은 시나리오를 발견한 배우와 같은 기쁨을 주는 창조자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