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의 역사를 느끼는 범음범패 소리로 불교의 진리를 전하다
천년고찰의 역사를 느끼는 범음범패 소리로 불교의 진리를 전하다
  • 오상헌 기자
  • 승인 2018.09.11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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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부터 이어진 문화유산 청련사의 미래는 만인을 위한 불교문화 관광 사찰을 지향한다”
재단법인 천년고찰청련사 이사장 상진 스님/ 청련사 범음범패보존회장
재단법인 천년고찰청련사 이사장 상진 스님/ 청련사 범음범패보존회장

[월간인터뷰] 오상헌 기자 = 청해진 해상왕국을 만든 신라 흥덕왕의 재임 2년 째, 현 서울 하왕십리동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따라 안정사라는 이름의 사찰이 창건되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태조 이성계의 왕사(王師)였던 무학대사께서 주석하였으며 조선의 새로운 도읍을 정해 달라는 태조의 부탁으로 기도를 모신 후 회향 시 뒤뜰에 핀 연꽃에 상서로운 기운이 서린 것을 보고 무학대사가 청련사(靑蓮寺)라고 개명하였다고 한다. 2010년 새로운 길지인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으로 이건한 청련사는 삼보정재를 영구히 보존하기 위하여 지난해 12월 재단법인 천년고찰 청련사를 설립하고 불가의 가장 숭고한 소리인 범음범패의 교육자이자 대중화에 앞장선 상진 스님을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하여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다. 천년고찰 청련사는 천여 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과 한국전쟁의 화마 속에서도 스님들의 원력과 헌신으로 보존되고 전승되어 왔으며 양주시 개명 산하로 이전된 청련사는 만 리를 퍼져 나간다는 범음범패의 진리를 수행하는 상진 스님처럼, 우리의 일상을 길하게 하며 마음을 편히 하고 힐링 할 수 있는 사찰이라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청련사 항공사진

호국불교의 상징, 천년고찰 청련사의 새 천년을 맞이할 변화 예고하다
불교의 호국 정신과 수행으로 신라, 고려, 조선, 대한민국에 이르는 유구한 세월을 지탱해 온 천년고찰이자, 새로운 길지를 찾아 2010년 경기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개명산의 푸른 산자락 3만 8천 평 부지로 옮겨 온 청련사는 전국 각지의 신도들이 염원하며 불공을 드리고, 다양한 템플스테이로 전통불교문화의 진수를 체험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유명하다. 천년고찰 청련사의 새 천년의 역사를 그려나갈 중차대한 소임을 맡은 상진 스님은 철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 1991년 사미계, 2011년 구족계, 경기북부 교구 종무 국장,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 총무원 문화·교무부장, 중앙종회의원, 청련사 안정불교대학 강주, 광덕사 주지, 청련사 총무·교무를 두루 역임했으며, 현재 재단법인 천년고찰 청련사 이사장을 맡고 있다. 상진 스님은 천수경과 염불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자 1992년부터 참선과 경전 공부를 시작했으며, 동방불교대학 범음범패학과에 입학해 불교만의 소리라고 하는 음성공양인 범음범패(梵音梵唄)를 수학하여 오직 한 길을 걸어왔다. 강화도 문수사의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범음범패기능보유자인 태고종 승정 벽은 스님의 범패를 사사하였으며 수많은 불교대학 및 교육기관에서 강의를 해오고 있다. 여러 강단에서 상진 스님에게 교육을 받았던 제자들 중에서 상당수는 출가사문의 길을 걷고 있다. 대중들 앞에서 마음을 열고 선하고 열린 정신으로 말미암아 몸과 마음이 일체 된 해탈을 추구하는 심신일여(心身一如)의 정신으로, 종파와 종단을 초월하여 평화로운 인간관계를 수행해 온 상진 스님은 청련사의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 불교문화가 응집된 휴양관광 사찰로 대중들에게 접근하고자 상진 스님과 청련사의 모든 스님들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기존의 전각을 증축하고 새로운 전각을 신축하는 대작 불사를 설계하고 추진 중에 있다. 
   

청련사 3층 호국호탑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하늘의 소리, 유네스코가 인정한 범음범패의 가치
상진 스님은 범음, 범패 혹은 어산(魚山)이라 불리는 ‘하늘의 소리’에 대해 고대 인도 사회의 바라문 전통에서 유래되었으며, 선대 불제자들의 사명감 속에 원형을 유지하며 구전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한다. 여느 종교의식 음악과 달리, 계명도 음계도 없으며, 경전 속에서 건달바왕의 음성공양으로 전해지는 소리가 바로 범음범패라고 한다. 조조의 아들 조식이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명상 중 물고기가 노니는 정경을 읊었다는 유래도 있지만 중국에서는 계승되지 않은 반면, 한국에서는 830년, 신라 후기 승려이자 이 땅에 범패를 처음으로 들여온 진감국사가 남장사와 옥천암을 창건하고 섬진강변 지리산 남쪽에서 염불을 하니 하늘에서 내려오는 소리에 물고기 떼들이 모여 산과 같은 물결을 이루었다는 전설과 함께 선사와 조사들에게 석가여래의 공덕을 읊조려 찬양하는 형태와, 어구에 곡을 붙인 형태인 두 종류의 염불로 전승되었다. 상진 스님은 범패가 세속의 가무와 달리, 분주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타의 성불을 돕는 수행의 공양이라고 한다. 또 범패와 작법무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그리고 유네스코의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이를 계기로 한국 불교의 정신과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한국의 3대 성악이 바로 판소리와 가곡, 범패인데, 상진 스님은 이들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범음범패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상진 스님은 1996년 한국불교 태고종이 주최한 <월드컵 유지 기원 10만 관중 대법회>를 시작으로, 이듬해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남북평화통일기원 영산 대법회>, 예술의 전당 <한국의 혼과 예술>, 2000년 뉴욕 카네기홀의 <세계로 도약하는 한국문화예술 5천 년>의 연출, 2016년 미국 LA슈라인극장 <6.25참전용사 위령 연산대재> 공연 총괄 및 출연을 비롯해 수많은 공연에서 범음범패를 소개해 왔다. 범음범패가 특수한 영역에 있어서 본래의 의미를 전달하려면 그 정의와 개념을 이해한 상태여야 하기에, 상진 스님은 늘 직접 기획에서 총지휘하고 출연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템플스테이 대신 세계불교문화센터의 성지로, 누구에게나 열린 불교문화의 장을 추구한다
범음범패의 숭고한 소리는 속세를 떠나 먹물 옷을 입는 이유를 이해하는 스님의 청정한 마음에서 나온다. 사람들이 자칫 불가의 족적을 배워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업으로 삼지 않도록, 혼탁하지 않은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범음범패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범음범패는 기초를 익히는데 2-4년, 기본기를 갖추는 데만 10년 이상은 걸리며 이후에도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나온 범음범패의 아름다운 소리는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리며, 읊는 사람도 자신의 소리에 힐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불가에서 경전의 의미에 맞추어 인생을 공부하고 세상의 이치를 담아 범패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 존귀하고 대자 대비한 부처님의 법문을 중생들이 존재하는 법계에 전할 수 있는 스님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한다. 천년고찰 청련사는 아마타삼존상이 있는 대웅전, 관세음보살상이 있는 원통보전, 대적광전, 명부전, 귀적당, 삼성각, 만불전, 윤장대, 종각, 안정불교대학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불상과 불화를 비롯해 전통의례와 장엄, 호적을 비롯한 역사적 가치를 많이 지니고 있기에, 불상과 탱화를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로 등록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성지에서 부처님의 사상에 대한 교육 및 국악예술대학이 포함된 여러 커리큘럼의 정규불교대학을 건립하는 것이 상진 스님의 바람이다. 나아가 기존 형태의 템플스테이를 지양하고 교육과 힐링을 모토로 하는 사찰 탐방체험단을 만들며 다도를 포함한 문화 체육 분야를 도입하고, 궁극적으로는 세계불교문화센터를 건립하여 불교문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 그 외에도 청련사는 독거노인 무료급식, 장학금 기탁 및 매년 겨울 김장과 연탄봉사 활동 등, 불우이웃에 대한 봉사를 계속하고 있어서 지역에서 명망이 높다. 해외 복지 활동으로는 캄보디아의 삼부어초등학교를 위해 편의시설 건립과 장학금을 전달하며 교육발전을 기원하는 영산재를 봉행하기도 했다. 상진 스님은 이번 정부에서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서로 친목을 도모하다가 목적을 이루면 냉정하게 돌아서는 기존 관행을 깨뜨려 주길 바라며, 정치 성향을 넘어서 미움과 혐오를 넘어 국민들의 세상을 이루고자 중심을 잡은 진정한 중도의 덕을 발휘하는 정부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렇듯 부처님의 진리를 전하면서 불자들에게 행복하고 긍정적인 삶을 권유하는 상진 스님은 많은 이들이 심신의 고통을 덜면서 불교를 접하는 열린 안식처를 추구하는 일이야말로 사찰의 원형보존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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