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겸 청년문화예술인의 든든한 동반자, 그의 본캐와 부캐
아티스트 겸 청년문화예술인의 든든한 동반자, 그의 본캐와 부캐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1.12.15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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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가들은 침체기에도 창작에 힘써, 나 역시 아티스트의 날개 편다”
원상호 작가/ 카페8번가 대표
원상호 작가/ 카페8번가 대표

제한된 전시 일정이 계속된 2021년, 그래도 내년을 기약하는 창작 의욕은 반짝인다. 예술 애호가들도 아트페어를 갈망하며 신진 작가들의 활동을 기대하고, 내년에는 더 즐거운 놀이문화와 행복이 있기를 바란다. ‘꿈을 품은 고래’라는 테마의 카페8번가도, <네모놀다> 테마의 다양한 연작으로 알려진 원상호 작가의 의지로 올해도 카페에서의 문화적 교류와 전시의 명맥을 이어 왔다. 예술은 함께 참여하고 즐겨야 한다는 가치관을 지닌 원 작가, 그의 ‘창작자’ 본캐는 다양한 전시공모전에 작가들을 소개하고 섭외하며 발굴하는 노력과 함께 올해도 목재를 소재로 창작을 계속했다. 커피가 맛있고 음향장비들이 아티스트의 공연을 기다리는 8번가갤러리를 겸한 카페8번가 ‘카페주인’이라는 부캐의 든든한 서포트 속에서 말이다. 

거리두기 속에서도 아트페어 시장 다변화, 창작자의 희망은 이어진다

경희대 인근 카공족과 문화카페 애호가들의 아지트 카페8번가는 전업작가로 살기 힘들고 부익부 빈익빈의 간극이 커지는 요즘, 창작자들과 창작을 향유하는 이들의 소중한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이 카페의 주인 원상호 작가는 2007년 서울오픈아트페어를 비롯해, 2014년 한가람아트갤러리 <사각 PLAY 행복을 찾는 사람들>전에서 아기자기한 토끼, 물고기, 부엉이, 사람을 네모 안의 캐릭터로 묘사한 <네모놀다>로 즐거운 놀이와 행복을 창의적으로 묘사해 왔다. 그리고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많은 세대들에게 예술가란 하늘에서 떨어지기보다는 관객의 사랑과 창작하는 작가정신으로 커간다는 점을 알리고자,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소중한 아지트가 되어 준 8번가갤러리 겸 카페8번가를 열었다. 

여기서 본캐가 ‘미술 작가’인 원 작가는 ‘8번가 고래커피’, ‘8번가 고래콜드브루’ 등 다양한 시그니처 음료를 내놓고 핸드드립에 좋은 카페MD와 카공족들이 좋아하는 대형 테이블, 그리고 다양한 예술서적이 상시 진열되는 운치 있는 카페를 만들고 대부분의 인테리어를 담당한 부캐 ‘카페 주인’으로서도 존재한다. 그래서 올드 잉글리시쉽독 ‘라떼’는 이 지역의 귀염둥이로 사랑받고, 이 카페의 운영수익 중 상당수가 ‘8번가갤러리’의 정기 전시와 이들의 이름으로 참가하는 아트페어의 소중한 군자금이다. 원 작가는 과거 살롱의 후원자와 아티스트 관계가 요즘은 인스타 등 SNS로 옮겨지면서, 자기PR에 능한 작가들이 열성팬을 확보해 가는 요즘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기회가 되는 대로, 반짝이는 작가들이 ‘8번가’의 일원이 되거나 더욱 나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창작에 몰두할 수 있도록 좋은 공간과 전시장에 작품을 소개하고 도울 것이며, 창작자 입장에서도 시장의 유행 편승보다는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작가를 고르는 분위기가 자리 잡히기를 바란다. 

문화 레지스탕스 <작가의 창작 숲>, 역전의 용사들 미술시장에 재집결

2014년 제 36회 국제 HMA예술제 우수상 수상작가로 2020 조형아트서울(PLAS)에 아티스트 4인팀 ‘8번가 부스’를 이끌기도 한 원 작가는, 요즘도 금속과 목재로 네모(스퀘어) 테마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비구상 믹스미디어 부조작 <얼굴-감성과 이성>을 소개하며 다른 각도의 입체성을 보여준 그는, 올해도 목재를 다듬어 블록을 쌓듯 하나의 표정을 만들어 가는 창작 작업에 한창이다. ‘8번가’의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가 항상 운치 있게 잘 유지되는 것도 인테리어에 일가견이 있는 그의 기술자 같은 손길이 있기 때문인데, 그는 방문객들의 관심을 받은 지난 가을 할로윈 외부장식만큼 다가올 크리스마스 장식에도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카페라는 기대에 맞게 창의적인 생각이 있다. 그 외에도 작가활동에 여전히 열정적인 그는 11월 유나이티드갤러리 수원대 미술동문전인 <위드아트>전에도 참여했으며, 11월 20일부터 8일간 열린 갤러리비오톱에서의 <예술 숲> 창립전에 대해서도 지난 8월 서울 정수아트센터 초대로 열린 창립전의 Part2 개념이라고 전한다. 

이 창립전이 열리게 된 계기인 <작가의 창작 숲>이라는 단체는 1998년 (사)21세기청년작가협회와 함께했던 작가들이 2021년을 원년으로 삼아, 회화, 입체미디어, 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미술장르의 활성화를 이루고자 김해곤 제주섬연구소 소장을 주축으로 모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작가의 창작 숲>은, 버려진 탄광촌에 오픈미술관이라는 값진 꽃을 피웠던 과거처럼 앞으로도 작가들과 좋은 전시기획을 하겠다는 취지로 따로 또 같이 창작을 이어갈 것이다. 어려웠던 시절을 작가들 간의 믿음과 창작을 향한 신념으로 이겨냈던 기억처럼, 그는 자신의 또 다른 부캐인 기획자 역할과 본캐인 창작자 활동에서 균형을 찾으며 ‘창작’이 자신의 목표이자 삶의 의미라고 여긴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단체전에 작가 자격으로 참여하겠다는 그는, 내년 후반 개인전을 위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새로운 생각들을 풀어나가는 중이다. 때로는 부업을 하다 본업의 비중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창작자는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예술을 탐색하는 삶이 더 먼저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는 SNS와 소셜 플랫폼이 미술계의 새로운 갤러리로 등장한 지금도 창작의 주체가 인간인 한 변치 않을 전제다. 그렇기에 원 작가라는 예술가의 본캐가 네모놀이-스퀘어아트에서 추구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내년에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기대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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