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꽃 더미 속에 두 갈래 길 있어, 나는 1살 모델과 33세 화가를 택했네
60세, 꽃 더미 속에 두 갈래 길 있어, 나는 1살 모델과 33세 화가를 택했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1.06.18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 개인전의 주제는 세상의 ‘평화’와 인생 2막을 연 나의 길 향한 ‘사랑’”
양숙 화가
양숙 화가

바야흐로 실버시니어가 골드시니어로 빛나는 시대다. 물질적인 것보다 성취를 바라보는 K시니어들이 문화계 주역 자리를 속속 차지하고 있다. “이 나이까지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내가 자랑스럽다”는 가수 패티김의 어록처럼 자기관리 중심이었던 시니어시대로부터 이제는 오스카를 휘어잡은 수상소감의 주인공 배우 윤여정의 “피부색이 어떠하든, 지구촌 사람들이 서로를 끌어안아 모든 색을 합친 무지개처럼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길 바란다”처럼 다양한 빛깔로 어필하는 시니어들의 붐을 일으킨 것이다. 지구를 둘러싸는 모성애로 오색찬란한 꽃의 테마, 혼자서 만개하기보다 온 세상을 감싸 안은 꽃다발로 평화를 그려 온 33년 차 글로벌 아티스트인 양숙 화가는 이제 그림과 함께 자신의 빛깔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전을 준비하며 1년 차 시니어모델 활동, 그리고 웹 드라마 출연과 영화 캐스팅을 위한 연기연습까지, 1인 3역의 아티스트 양 화가는 요즘 분주하고도 아름다운 인생 2막으로 만개하는 중이다.

한 송이 꽃을 따라 피는 주변의 꽃처럼, 하나의 도전이 새로운 기회를

꽃과 꽃송이로 자신의 스토리를 꾸며온 33년 차 서양화가, 양숙 화가는 요즘 연기레슨과 워킹연습 및 광고모델로서의 이미지 관리가 한창이다. 어릴 적부터 훤칠한 키에 예체능에도 두각을 보여 모델이나 운동선수를 권유받았지만, 가장 좋아했던 그림을 택해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도 통용되는 ‘사랑, 평화, 행복’의 연작을 해 온 그는, 앙드레김의 임페리얼스타일 로고와 조명의 광휘 속에서 데뷔무대를 당당히 장식한 1년 차 모델 활동 중이다. 700대 1의 경쟁을 뚫고 본선에 올라, ‘골드클래스 시니어패젼트’의 입상자로 특별상을 수상한 그는 앙드레김 10주년 추모 패션쇼가 개최된 신라호텔 런웨이에 올라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기회는 마치 봄날 이른 꽃 한 송이를 따라 만개하는 꽃들처럼 찾아온다고 하였던가. 

뒤이은 3월 11일 그는 (사)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주최 제 40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의 조직위원회를 대표해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첫 레드카펫에 올라 <배심원들>로 촬영감독선정인기상을 받은 배우 김홍파에게 트로피를 시상하고, 올 11월 제 41회 시상식 준비에 들어간 그는 이미 영화 <리틀킹>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장 역에 캐스팅 된 햇병아리 배우이기도 하다. 또한 <하운드(가제)>의 최종 시나리오 단계에서 캐스팅된 양 화가는 다가온 기회를 현실로 만들고자 시나리오 연구와 연기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바쁜 나날 속에서 양 화가는 정동진 솔라뷰호텔앤리조트의 광고모델로 선정되어, 스케줄에 맞춰 ‘헤/메/코’를 받는 경험을 하며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 같은 시니어모델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오랜 세월 화구를 통해 사람들과 대화하던 그는, 자신의 창조물이 아닌 나라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예술성을 나타내는 삶에도 매력을 느낀다.

내 안의 평화와 행복, 나 자신의 길을 사랑하는 법은 나의 내면에

24시간이 모자란 양 화가의 일상을 더욱 분주하게 만드는 것은 8월 10일부터 17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에서 구상전 회원 자격으로 열릴 개인전이다. 만개한 꽃 한 송이보다 그렇게 피어난 꽃잎조각들로 세상과 지구를 둘러싸며, 꽃잎의 질감을 그라데이션하듯 굵직하게 터치하는 그의 ‘사랑, 평화, 행복’ 연작들 중 20여 점이 이번 개인전에 소개될 예정이다. 마치 일기처럼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작업을 풀어간 양 화가는 앙드레옴므, 솔라뷰와의 활동으로 1년 차 모델에 도전하기 전, 더 늦기 전에 꼭 하고 싶었던 태권도를 시작해 남들의 만류를 뚫고 1단을 따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더 용기를 냈고, 덕분에 인생은 더욱 화려해졌다. 걸음마를 하는 1년 차 아기처럼 요즘의 일상이 신기하다는 양 화가는, “중견 화가로서 명성과 입지에 익숙해져 있지만 모델로서는 햇병아리 신인이다. 그러니 연륜 앞에 겸양하며 처음 시작하고 배우는 단계라는 마음으로 임한다”고 덧붙인다. 꽃을 소재로 한 길만 걸을 무렵 그림을 완성하고 캔버스에 사인하며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양 화가와, 영상을 통해 ‘보이는’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신예 모델 겸 배우 양숙은 다르지만 많이 닮았다. 

모델 양숙이 큰 패션위크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끼를 발휘하는 데는, 캔버스 앞에서 자신 있게 마띠에르를 표현하던 양 화가가 내면으로부터 보내는 격려가 한 몫 했으니 말이다. 화가로만 살아갈 때는 매번 캔버스에 색을 입히던 혼자만의 작업을 하던 그는, 이와 반대로 메이크업아티스트에게 캔버스처럼 얼굴을 내어주고 메이크업을 받는 과정에서 연예활동이 진짜 공동 작업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래서 유화로 시작해 아크릴로 전향하는 과정이 즐거웠듯, 모델을 거쳐 영화배우에 도전하는 일도 그에게는 작지 않은 기쁨이라고 한다. 이렇게 숨 가쁘게 변하는 자신의 삶 덕분에, 그는 “연작의 주제인 ‘평화’도 평화를 바라는 공존의식, 공존을 시도하는 나로 향하고, 사랑하는 나의 인생을 더욱 따뜻하게 바라보게 됐다”고 말한다. 새로운 시작의 행복감에 설레는 아티스트 양 화가의 인생 2막은, 이처럼 시니어아티스트라는 단어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채로움으로 가득하다. 마치, 피었을 때보다 지구를 덮을 때 더 화사한 그의 꽃들처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