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새로운 테마로 편성된 콘셉트로 클래식에 활력 주는 앙상블
매번 새로운 테마로 편성된 콘셉트로 클래식에 활력 주는 앙상블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1.06.18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여름 The Cinema (feat. Classic) 선보여
앙상블 버라이어티 송화진 음악감독
앙상블 버라이어티 송화진 음악감독

2020년 탱고를 주제로 한 <Passion of Tango>로 <Libertango>와 같은 명곡부터 피아졸라의 숨겨진 곡까지 찾아내 탱고의 진면목을 보여준 앙상블 버라이어티의 정기연주회가 이번에는 올해 7월 4일 푸르지오 아트홀에서의 참신한 영화스코어 클래식공연 <The Cinema (feat. Classic)>로 다시 찾아온다. 앙상블 버라이어티의 송화진 음악감독은 상명대 콘서바토리 플루트 교수로 후학 양성을 통한 전문 교수법을 연구하고, 플루트 교본 및 연주곡집을 출간하며 플루티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예술경영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력을 바탕으로, 클래식에서 유행하는 미니멀&하이브리드를 지향하기보다는 정통성을 유지하되 밝은 대안을 모색할 공연기획과 준비에 한창이다. 송 음악감독은 공연주제를 매번 바꾸어 다양성을 추구하는 한편, 안정된 환경에서 연주 활동에 전념하는 아티스트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지나간 명곡도 다시 보고 이미 뜬 명곡도 다시 재조명해,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그동안 소외된 클래식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말한다.

곁방살이보다 당당히 홀로서기 모색하는 고전예술의 상징, 클래식

2백 년 전만 해도 왕실과 극장, 교회를 대표하는 서구의 메이저 음악이었던 클래식은 각 잡힌 연미복과 드레스, 우아한 홀에서 지인에게 축하받는 공연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또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관현악곡, 존 윌리엄스의 협주곡처럼 정통 오케스트레이션을 지향하던 영화음악도 차츰 ‘스코어뮤직’이라는 장르로 선율 중심의 미니멀 클래식을 지향하거나, 아방가르드, 네오클래식은 물론 리히터로 대표되는 앰비언트로 명맥을 유지하는 추세다.
이렇게 클래식계가 월드투어 인기스타를 제외하면 타 예술의 소모품 역할을 하거나, 뛰어난 연주자들이 공연보다 후학양성에 전념해야만 하는 모습이 아쉬웠던 앙상블 버라이어티의 송화진 음악감독은 미래 클래식의 생존을 위해 전략적인 앙상블을 조직했다고 한다.
“대중들에게 클래식 음악회의 이미지를 바꾸어주고 싶었다”는 그는 무대 경험을 쌓아 단원들을 통솔하는 앙상블 단장으로서, 소속 아티스트들을 유연하게 관리하며 테마를 제시하는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타 장르의 곁방살이가 아닌 주역으로서 숨통을 틔워 주고, 공연 분야의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흥미로운 주제를 제시하고자 그는 리스너들에게 클래식 버전 ‘숨겨진 명곡’ 혹은 ‘다시 찾는 인기곡’을 되짚어 볼 즐거운 ‘보물찾기’를 시작했다.
따라서 스타 연주자보다 클래식 세트리스트만으로도 관객들을 열광시킬 수 있도록, 송 음악감독은 가장 먼저 테마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앱과 QR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루트교본을 출간하기도 한 그는, “시대가 바뀔수록 고전을 재미있게 해석하여 관객들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안정된 환경에서 다양성 추구하는 아티스트들의 뮤직그룹&소사이어티

아이돌들에게 각자의 주력 분야에 따라 조직하는 유닛 체계가 있듯, 송 음악감독에게도 솔로, 듀오, 트리오, 콰르텟, 챔버 형태의 여러 가지 클래식 유닛 계획이 있다. 그룹의 멤버들 중 이번 연주회에서는 플루트 주자인 송 음악감독을 비롯해, 바이올린 김윤진(협성대 겸임 교수), 바이올린 김현경(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겸임 교수), 비올라 신강철(코리안 심포니, 경기 필하모닉 객원 단원, 포트리스 앙상블, L Kammer 앙상블 수석), 첼로 김승세(계원예고, 덕원예고 출강), 클라리넷 이혜선(중앙대, 상명대, 성신여대, 공주대 출강), 피아노 김태연(동국대 평생교육원 출강)이 함께 할 예정이다. 공연테마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피아노를 기반으로 하여 곡마다 다양한 악기 조합의 편성과 라인업 변화를 주며, 그동안 관객입장에서도 하나로 조직된 팀의 연주를 1-2시간 내내 들어야 했던 것을 다양성으로 보완하자는 의도다. 
또 그는 음악감독으로서 패트론(후원사)모집과 공연일정 조율, 집행을 관할하며 “무대가 고픈 아티스트가 ‘재능기부’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서기보다는 정당한 보수를 받고 안정된 환경에서 연습에 전념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기업행사 공무를 우선적으로 유치한다. 그리고 정기연주회의 경우 대관 및 연주회 전반의 여러 행정적인 업무를 대행할 기획사 비용은 여러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대해 송 음악감독은 아티스트들이 연주회를 준비하고자 혼자 부담하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한데다, 무대가 없으면 연주자들은 연주보다 레슨을 생업으로 택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많은 클래식 관련 학과들이 존폐위기를 겪으며 이중고에 처한 지금이 바로 새로운 공연을 기획해 이 위기를 돌파할 시점이라고 덧붙인다. 

클래식 앙상블, 탱고에 이어 시네마로 옷 갈아입고 관객들과 사랑에 빠지다

클래식의 잠재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예술스포츠 강국 러시아를 이룬 데는 냉전시대조차도 과자 몇 봉지를 살 돈이면 3시간 클래식 전막공연을 볼 수 있었던 문화가 한 몫을 한다. 다만 우리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기에, 송 감독은 이와는 조금 다르게 K클래식을 키울 밑거름으로 다양성 외에도 관객 흥미유발을 꼽는다. 이번 7월 정기연주회의 공연장으로 직장인들의 접근성이 높다는 신생 공연장 푸르지오 아트홀을 선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또한 모든 예술계는 은연중에 클래식에 빚을 지고 있어서, “클래식 자체로 존중받고 싶다”는 송 대표의 의견처럼 드라마 <한니발>은 주인공의 테마인 바흐의 ‘골든베르크 변주곡 BWV 988 1번’으로 유명해졌고,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과 베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각각 <번지 점프를 하다>, <플래툰>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과도 같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 피처링 된 클래식”이라는 주제는, 다음 주 내용이 궁금해 예능 채널을 검색하는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이유가 충분하다. 
유명 드라마의 고스트 싱어 설정으로 <마술피리> ‘밤의 여왕의 아리아’ 하이F가 <세빌리아의 이발사> ‘로지나의 아리아’에도 있음을 알게 된 네티즌들의 검색키워드가 유튜브로 전향한 클래식 학도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기생충>에서 창작 클래식에 고전주의 시대에 태어난 클라리넷과 바로크 시대의 쳄발로 파트를 넣어 마치 수백 년 전 유럽 클래식 곡을 발굴한 것처럼 위장한 감독의 계획이 북미 클래식계에 화제가 되었듯, 송 음악감독도 자발적으로 클래식을 찾는 팬덤을 만들고자 한다. 
“관객이 생겨야 연주자가 존재하고, 이들의 건설적이고 지속적인 로맨스만이 클래식 음악의 존속을 약속한다”는 송 음악감독, 그래서 송 음악감독은 내년 2월 13일 세종체임버홀로 예정된 차차기 정기연주회 테마로는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하여 사랑의 멜로디를 테마로 한 <Melody of love>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