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패션으로 거듭나는 모피, ‘리사이클링’을 입다
에코 패션으로 거듭나는 모피, ‘리사이클링’을 입다
  • 정시준 기자
  • 승인 2019.12.11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성룡모피 박성룡 대표
박성룡모피 박성룡 대표

모피 리폼의 명가 박성룡모피, 중고모피의 새로운 가치 발굴
과거와 달리 지금은 많이 대중화되고 보급화 되었지만, ‘모피’는 여전히 패션계의 ‘보석’이라 불리며 희소성과 높은 가격대를 갖고 있는 물품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모피 제품을 갖길 원하면서도 가격적인 부담 탓에 구매를 어려워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조건 하에서도 국내 모피 판매량 자체는 조금씩이나마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며, 이와는 상반되게 우리 주변에 모피 제품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모피 산업의 역사와 함께 해온 모피 리폼 전문기업 ‘박성룡모피’의 박성룡 대표는 이것이 모피 시장에 새로운 소비자층은 유입되지 않은 채, 기존 구매자의 재구매 혹은 대물림과 방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박성룡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모피가 크게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모피의 내수판매가 허가된 때부터였습니다. 당시 모피는 멋과 품위의 상징이었고, 많은 수의 50~60대 여성들이 너나할 것 없이 모피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벌써 30년 전의 일이고, 모피의 수명이 일반 의류에 비해 상당히 길다지만 지금 입기엔 유행이나 상태 면에서 꺼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모피를 버리기는 아까우니 옷장에 둔 채로 자꾸만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거죠. 여기에 웃어른으로부터 물려받았다거나, 구매는 했지만 입고 나갈 자리가 마땅치 않아 방치해 둔 모피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더없이 귀하고 아름다웠던 제품이 어느 새부턴가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상황, 박성룡모피는 사람들의 이러한 고민을 전문적인 ‘리폼’ 기술을 통해 해소해왔다. 
박 대표는 이러한 기존의 리폼 사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모피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리폼은 사용자가 자신이 갖고 있던 물품을 새롭게 바꿔서 재사용하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방치되어 있거나 쓸모없어진 모피를 갖고 있는 사람과 모피를 구매하고 싶지만 가격 부담 탓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사람을 연결시킴으로써 중고모피의 또 다른 사용처를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실 이는 기존의 중고거래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도 종종 이뤄지던 것이지만, 모피의 가격대가 높은 편이고, 소비자 간 직거래 시 발생하기 쉬운 사기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활성화되진 않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대표는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판매자와 구매자가 연결될 수 있는 창구로서 ‘박성룡모피’를 활용할 생각이다. 판매자는 박성룡모피를 통해 자신이 내놓고자 하는 모피의 진품여부와 관리상태 등을 검증받을 수 있고, 구매자 또한 이러한 검증을 의뢰해 믿고 구매할 수 있다. 제품에 수선이나 리폼, 크리닝 등이 필요할 경우에도 박성룡모피의 서비스를 신청해 이용하는 것으로 한 자리에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안전한 직거래 위한 공간,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토탈 서비스 제공할 것”
일반적인 의류나 가방 등과는 달리 모피는 리폼이 무척이나 어려운 품목 중 하나다. 천연 소재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되는 부분이 있고, 리폼 과정에서도 해체와 재단 조립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현대적인 트렌드에 맞출 수 있는 디자인 감각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박성룡모피는 이러한 부분에서 오랫동안 업계 최고라 손꼽혀왔다. 국내 3대 주요 백화점에서 손쉽게 매장을 찾아볼 수 있으며, 많은 고객들이 꾸준히 이들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에서 그 실력이 증명된다. 박 대표는 “일부에선 모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사실 모피는 합성소재나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제품이며, 평균수명이 약 35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50년까지도 입을 수 있어 자원낭비를 막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라며, “모피 리폼은 기존의 제품을 새롭게 재탄생시킴으로써 버려지는 모피가 없도록 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제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라며 오랜 신념을 밝혔다.
이러한 점에서 직거래 체계의 구축은 리폼에 대해 박 대표가 갖고 있던 신념을 한층 더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는 “중간 유통과정을 없앤 직거래 시스템은 ‘안전성’만 보장된다면 가장 저렴하게 원하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안전하고 확실한 판매처가 확보되어 있다면, 사용하는 사람들도 더 제품을 아끼고, 소중하게 사용하게 됩니다. 저희는 바로 그 안전장치로서의 역할을 제공하고자 하며, 이러한 활동이 지구를 지키고 자원을 아끼는 ‘리사이클링(Recycling)’ 문화를 확산시켜나가는 데에 조금이나마 일조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나눔, 단순히 베풀기만 하는 것이 아닌 이득도 되는 나눔의 문화가 꽃피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하는 박성룡 대표. 그의 행보가 앞으로 어떠한 변화의 물꼬를 틔우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