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한 노력, 법률문화의 선진화를 이끌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한 노력, 법률문화의 선진화를 이끌다
  • 정시준 기자
  • 승인 2018.09.10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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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

[월간인터뷰] 정시준 기자 = 어린이와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 등 강력범죄의 증가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상황인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높아지는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사회 정의를 바로잡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일은 범죄를 예방하고 불안을 저감시킬 수 있는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들을 마련하는 일이다.

형사체계의 방향성 제시, 범죄 예방과 사회정의 구현 위한 연구 활동에 매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각종 범죄의 실태와 원인, 대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분석·연구함으로써 국가 형사정책수립과 범죄예방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약 1천 편에 달하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며 대한민국 형사정책의 발전에 앞장서 이바지해왔다. 특히, 민생치안 역량 강화를 통해 시민안전을 도모하고,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이론적 기반, 구체적 정책방안을 제시하는 등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으며, 성폭력·젠더폭력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넘어, 우리 사회에 근본적인 성 평등의 기반을 확충하고, 차별과 배제 없는 사회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앞장서고자 노력해왔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정책과제를 충실히 감당하기 위해 국회의 입법 정책역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법무부·검찰·경찰을 비롯한 유관 정부기관과의 협력을 실질화 하고 있습니다. 또한, 범죄예방·교정·보호관찰·소년사법 뿐만 아니라 인권·출입국 분야 정책연구 협력을 확대함과 동시에 양형·국민참여재판 등 사법부 정책발전을 위한 협업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 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승재현 연구위원은 주로 범죄예방과 정의실현, 인권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에 힘쓰고 있다. 그는 유엔 범죄 및 마약 사무소(UNODC) 산하 유엔범죄방지 및 형사사법위원회(CCPCJ) 연례회의에 참석해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으며, 유엔 범죄방지 및 형사사법 프로그램의 구성원으로서 초국가적 범죄 수사공조 및 네트워크 구축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유엔인권이사회(UNHRC) 국제인권규범에서 천명하고 있는 여성·장애인·아동·노인·이주민에 대한 인권존중·차별금지 원칙을 국내에 전파하고, 민주적 참여를 독려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승 위원은 “최근 자금세탁과 관련된 범죄의 수법이 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탁재산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시행되어야 합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 아시아/태평양 불법자산 몰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승 위원은 범죄방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형벌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들이 더 이상 경제적 이익을 향유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부가형으로 되어 있는 몰수 규정을 획기적으로 개선, ‘행정몰수’를 도입하여 범죄자들의 경제적 이익을 원천적으로 박탈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화해와 용서의 가치, 공정하고 올바른 법률문화의 확립이 필요해”
승재현 연구위원은 국무조정실 아동정책조정위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아동학대사건관리위원회 위원, 법무부 여성·아동정책심의위원회 위원, 법무부 정책평가위원(범죄예방정책분과) 등을 두루 거치면서 대한민국 아동들의 인권 증진에 노력해 왔다. 특히, 그는 아동학대사건의 사례 분석을 통해 ① 장애 여부 ② 사회적 계층 ③ 이혼 및 재혼 여부 ④ 예방접종 및 병원검진 기록 ⑤ 보육료·양육수당 신청·사용 내역 등이 가장 눈여겨 봐야할 아동 위험지표라는 점을 밝혀내, 위기아동 조기발견 시스템의 체계 구축에 기여했다.
승 위원은 아동학대의 원인을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자녀를 부모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방해가 된다고 느껴지면 아무렇지도 않게 학대와 폭력을 일삼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많은 분들이 자녀에 대한 사랑을 타고난 본성으로 오해하고 계시는데, 사실 이는 학습을 통해 발현되는 의지적 행동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종래 대가족 제도 하에서는 여러 세대에 걸쳐 인내, 용서, 돌봄에 대한 가치를 자연스레 배울 수 있었으나, 핵가족화 된 현대사회에서는 이를 배울 기회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승 위원은 ‘참 부모 되기 프로젝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가 가져야할 덕성과 태도를 교육하는 한편, 공동체 구성원들이 합심하여 ‘자녀사랑 캠페인’을 펼침으로써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다시금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소년사범의 재활과 건강한 사회 복귀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승 위원은 “소년폭력범죄의 사회적 원인은 가정의 해체에 있으므로, 당연히 사회공동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으로 여겨야 합니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도 처벌과 징계 같은 ‘분쟁해결’보다는, 화해와 용서라는 ‘갈등해결’의 회복적 관점에서 다가가야만 합니다”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사회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법’의 정의에 대한 재탐색을 통해 올바른 ‘법률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승 위원은 “최근 필리핀, 동남아 등 국제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의 법체계를 벤치마킹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습니다. ‘법’을 전파한다는 것은 곧 하나의 국가가 운영되는 시스템을 전파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법이 세계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선진화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법이 단순한 처벌의 의미를 뛰어넘어, 범죄를 예방하고, 재범을 방지하며, 사회 복귀를 도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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