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조 높고 단아한 나라향기의 이름, 무궁무진 무궁화 꽃 핀 화폭
지조 높고 단아한 나라향기의 이름, 무궁무진 무궁화 꽃 핀 화폭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1.12.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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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무궁화와 우리 문화유산 콜라보 한 홍천문화예술회관 개인전 열다”
심석 김영배 교수/화가
심석 김영배 교수/화가

애국가의 삼천리 화려강산을 상징하는 꽃, 5천 년 한반도를 지킨 배달민족의 기상을 닮은 우리 무궁화는 매난국죽 이상의 높은 기개로 세상에서 유일하게 ‘일편단심’을 의미하는 히비스커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제의 핍박 속에 몰래 전해지던 묘목이자, 해방 후에도 방방곡곡 화단에 피어난 무궁화는 아파트촌이 들어서며 차츰 우리 곁을 떠나갔다. 이 점이 안타까워 한국문화전도사이자 2008년 산림청 무궁화 중심도시로 선정된 강원도 홍천 무궁화예술회관의 초대 관장으로 활동하는 무궁화 지킴이, 심석 김영배 교수는 50년이 넘도록 무궁화의 고운 자태를 화폭에 담아 왔다. 구상, 정밀묘사와 추상묘사에 모두 능한 김 교수가 지난 11월 개인전에 선보인 무궁화는, 언제나처럼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 속에서 붉은 단심(丹心)으로 피어난 자태 그대로다. 

<나라향기>, 우리 문화유산처럼 고결하게 핀 무궁화의 바리에이션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휘장과 의원의 금배지 형태로 유명하면서도 종종 잊히기 일쑤인 무궁화는, 전 세계적인 술래잡기가 한국화 되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가 되었듯 한때는 집집마다 피어 있는 꽃이었다. 어릴 적 진도 집 앞마당 무궁화의 자태를 그림으로 옮긴 지도 50여 년, 독보적인 무궁화 전문가로 불리는 심석 김영배 교수는 무궁화의 선과 꽃 맥의 그라데이션, 단심의 구조와 노란 꽃 수술표현의 정교한 기법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 홍천문예예술회관에서 열린 김 교수의 개인전은 국내 굴지의 무궁화 전문작가인 그의 삶처럼 우리꽃 무궁화의 고결한 자태를 만끽할 수 있는 자리였다. 홍천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무궁화와 색동저고리, 검정치마로 상징되는 <나라향기>등 김 교수의 무궁화 작품들이 소개됐다. 정물처럼 정교한 표현부터, 에너지로 가득한 무궁화의 추상까지, 김 교수는 태극기, 훈민정음, 애국가, 국조 등 우리의 귀중한 상징과 오방색, 사물놀이, 한복, 탈 등 한국 문화유산을 무궁화와 함께 꾸준히 표현해 왔다. 그런 김 교수가 무궁화에 빠진 계기는 유년기 집 앞에 피어난 무궁화의 아름다운 자태 덕분으로,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생활권을 떠나간 무궁화의 의미와 상징성을 알리고자 그는 “민족의 정신이자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지는 밝고 맑은 순결한 우리의 꽃”으로 부르며 방방곡곡에 무궁화를 홍보해 왔다. 지난해 9월, 비대면으로 개최된 (사)한국무궁화미술협회의 제1회 <나라향기 무궁화 미술대전>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한 그는 올해 사)한국무궁화미술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제2회 나라향기 무궁화미술대전을 성황리에 마치고 12월 11일에 한민족교류전을 개최하기 위해 동북아 미술가들과 민간교류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궁무진 무궁화, 그 밝고 맑은 보라색 꽃잎에 새겨진 민족의 혼

대한민국의 무궁화축제가 온천지에 열리기를 소망하는 김 교수는, 김대중정부 시절 청와대 남북통일염원 100호 대작 무궁화를 비롯해 독립기념관과 국방부, 주요 공관과 기관에 다양한 무궁화 작품이 소장된 작가로서 대통령하사패, 공로패, 감사장과 문화공보부장관상을 받은 무궁화의 권위자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최다 입상(우수상,특선,입선/15회) 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무궁화 작품론으로 석사논문을 최초로 쓴 화가이기도 하다. 초대작가이며 심사위원을 4회 역임하고, 미술교육 분야에서는 현묵회 회장과 월간무궁화 발행인 한국미술협회 남,북,중 교류위원회 위원장이자 연변대학교미술대학 한국실습중심분원장으로서 8년 간 후학을 양성해 온 그는 무궁화를 매개로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는 일에도 열성적이다. 꽃잎이 말린 채 꽃부터 깨끗하게 오무라지는 무궁화를 ‘무궁 무진’ 무궁화라 부르는 김 교수는, 다양한 아종이 있어 민간요법 약용으로, 병충해구제용 미끼식물로 다양하게 사랑받은 무궁화의 배달계, 백단심계, 적단심계, 청단심계, 자단심계, 아사달계 6종을 무궁화의 도시 홍천에 700여 그루 무궁화나무를 직접 심고 가꾸며 조성하는데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그리고 무궁화공원 홍천박물관 등을 으뜸으로 꼽는 홍천에서 무궁화와 함께 (사)한국무궁화미술협회 이사장과 초대 홍천무궁화예술관장으로서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무궁화의 보라색 꽃잎과 꽃술을 둘러싼 단심은 모진 광풍 휘몰아쳐 쓰러지고 밟혀도 뭉클하게 솟아 피기에 아름다우며, 이 귀한 무궁화가 삼천리 금수강산에 이 땅의 얼을 담고 피어나 모든 국민들의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고 한다. 무궁화는 기후가 맞는 전 세계에 퍼져 있지만, 품종 중 아종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태어났을 정도로 우리와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 힘겨운 시절, 한국인은 병원에 갈 수 없을 만큼 곤궁한 시절에는 무궁화 잎과 꽃을 민간요법 약용으로 사용했고, 피고 지고 또 피는 무궁화에 우리의 끈기와 열정을 반영하며 이겨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원한 무궁화 작가’ 이길 바란다는 김 교수는 “무궁화의 단아함과 지조 있는 아름다움에 그림으로 화답하는 작업이 몹시도 즐거우며, 그러한 의미가 담긴 우리꽃 무궁화는 우리 모두가 아끼고 사랑하며 잘 가꾸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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