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가는 길을 배웅하는 아름다운 절차, 기독교식 장례문화 대중화에 힘쓴 40년
천국으로 가는 길을 배웅하는 아름다운 절차, 기독교식 장례문화 대중화에 힘쓴 40년
  • 오상헌 기자
  • 승인 2018.08.13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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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삶은 교회 경조사역팀 교육과 강연에 바쳐 한국 장례문화를 선진국형으로 변화시킬 것
지구촌교회 신성호 장로/ 작가, 경조 위원회 교육자
지구촌교회 신성호 장로/ 작가, 경조 위원회 교육자

[월간인터뷰] 오상헌 기자 =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만든 관혼상제의 장례의식에 따라, 임종 후 입관, 발인이라는 3일장을 기본으로 조의금을 지참한 문상객을 상주가 맞이하는 장례를 치른다. 하지만 핵가족, 1인 가구와 고독사의 비율이 증가하며 시신을 기증하거나 매장, 화장 외에도 다양한 장례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과 정중하게 예를 갖춰 작별하며 유족들에게 부담이 적은 종교 예법 장례인 기독교식 장례문화가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 1980년부터 교회의 경조 위원회에서 고인의 천국행을 기원하는 기독교식 장례 절차를 선도해 온 지구촌교회 신성호 장로는 한국 장례문화의 개선 방안에 대해 진지한 의견을 전해 온 그간의 저서들을 소개하며, 여생을 기독교식 경조 팀 교육과 강연으로 바칠 것이라는 계획을 전해 왔다.
   
신앙과 봉사, 고인의 천국행 배웅하는 선진국형 기독교식 장례 절차의 삼위일체를 제시
서양의 장례식은 상복을 입고 종교인이 주재하는 의식 아래 고인과 작별하는 방식으로, 접대와 사교적 공간을 겸하는 한국의 장례의식과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기독교식 장례 절차를 빈소 예약, 장례물품 준비, 임종 예배, 입관, 발인 절차를 겸한 천국 환송식 예배, 하관, 안치 예배 순으로 주관해 온 지구촌교회의 신성호 장로는, 지난 40년간 약 5천여 건의 장례절차를 지도해 온 현장의 산증인이다. 30대 중반까지 국제영화사인 신필름 제작부장으로 당대의 유명인사인 신상옥 감독과 일했으며, 영화 <스잔나>의 OST 작업에 참여했던 신 장로는, 고향으로 돌아와 신앙생활과 교회의 봉사활동을 계기로 기독교식 장례를 시작했다고 한다. 신 장로는 강남중앙 침례교회의 김충기 목사로부터 경조 위원회 총무로 임명받으며 그 후에도 건축업과 정치계 입문해 의회에 진출 할 수 있는 기회도 스스로 접고 교회 봉사를 위해 장례 지도를 진행하며 하나님이 주신 진정한 사명이자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달란트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고인과 연고가 없는 시니어 성도들의 진심 어린 천국행 기원에 감명 받은 문상객들이 성도의 길을 걷거나, 유족들 또한 훗날 자신의 장례를 기독교식 장례로 치러주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 장로는 1980년 1월부터 지금까지 사례비 없이 상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장례 절차를 인도하고 있으며, 그간의 저서를 통해 영정사진을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장례방식을 미리 준비하고 허례허식과 친목 위주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소개해 왔다. 그리고 전통적인 한국 장례문화를 선진국 형으로 바꾸고자, 15년 전 <준비된 장례의 축복>, 8년 전 <죽음에서 천국까지의 섬김>, 최근에는 <교회가 꼭 알아야 할 장례 지침서>를 연달아 출간했다. 신 장로는 가까운 일본에서도 40%가량이 장례식장 없는 장례로 변화했으며 한국에도 납골묘, 수목장을 비롯해 변화의 조짐이 있어 왔지만, 핵가족과 100만 독거노인 시대, 고령화를 맞이한 한국에서도 선진국의 장례처럼 본격적으로 유족들의 부담을 줄이고 고인에게 집중하는 장례로 변화를 줄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한다.
   

허례허식 대신 합리적인 선진국형 장례문화 위한 강연과 경조 팀 교육에 생을 바칠 것
일련의 저서들을 통해 “장례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친목과 권력 과시가 아닌 고인을 정중히 보내는 행사”라고 강조한 신 장로는 이상적인 장례로 북미의 경우처럼 관을 밀봉하지 않고 작별 예배를 한 후 장지로 떠나는 인간적인 문화를 꼽는다. 열린 분위기인 선진국의 장례는 일부 죽은 자를 앞세워 상업행위를 하는 장례업계의 허황된 비용으로 장례비용이 천정부지로 뛰거나, 향을 피운 병풍 뒤에서 곡을 하고 음주 판이 벌어지며 영정으로만 작별하는 한국식 장례문화처럼 고인과 유족, 조문객을 차단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신 장로는 상주들에게 5가지 이상의 음식 사용을 자제시키고, 간단한 다과를 대접하며 문상객들을 위로하는 분위기를 권장하여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를 줄이고 한국의 장례문화 개선에 힘써 왔다. 청탁금지법에 의해 부의금을 5만 원 대로 제한하기 전에도, 절차에 따라 유족들의 장례비용을 줄이는 신 장로의 방식도 유명하다. 신 장로는 고령의 육신을 아끼지 않고 장례 사역에 종사하다 지난해 뇌출혈로 고비를 넘길 정도였지만, 교회 업무를 줄이는 대신 기독교식 선진 장례문화에 대한 강연과 경조 팀의 교육에 힘쓸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신 장로는 자신을 따르는 경조 위원회의 경조 팀을 교육하면서, 권력과 직장문화에서 우위인 사람이 조의금을 더 많이 받는 문화를 바꾸면서 절차를 효과적이고도 정중하게 간소화시키는 방법을 널리 전수하고 있다. 신 장로는 평소 입던 옷에 삼베 끈을 달아 추모하던 백의민족 조선의 장례는 태조 때 사대부, 성종 때 평민들에게도 허락된 간소한 절차였으며, 수의와 완장을 착용하는 것은 일제강점기의 잔재라고 지적한다. 또한 존엄한 죽음을 택할 권리를 논하는 선진국처럼, 한국 역시 무의미한 소생술과 생명 연장 치료 대신 자연의 순리의 맞게 떠나고 싶은 고인의 뜻을 존중하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한다. 신 장로가 모든 영예를 내려놓고 교육 절차에 헌신하게 된 계기 또한 이러한 선진 장례절차로의 변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이며, 존경받는 장로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장례봉사에 참여하며 장례를 터부가 아닌 삶과 문화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두 아들을 저명한 교수로 길러낸 어느 어머니의 ‘허례허식을 줄여 달라’는 유언을 받아들여, 입관과 화장이라는 서양식 절차로 지도하기도 했던 신 장로는 지난 40년간 지도해 온 선진화된 장례에 대한 연구와 정보를 기록으로 남기고 충실히 교육하는 중이다. 생의 절반 이상을 장례절차 지도로 보낸 신 장로의 마지막 하나님의 사역인 교회 강연과 경조 팀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의 장례문화가 보다 인간적이고 선진화된 절차로 자리 잡힐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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