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음표의 예술성과 콩나물을 다루는 정성으로, 엄마의 건강분식
4분음표의 예술성과 콩나물을 다루는 정성으로, 엄마의 건강분식
  • 월간 인터뷰(INTERVIEW)
  • 승인 2021.08.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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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하는 워킹맘의 감각으로 만든 깔끔하고 건강한 천연재료 수제김밥”
분식마마 이유진 대표/쉐프/오페라컴퍼니 단장
분식마마 이유진 대표/쉐프/오페라컴퍼니 단장

영화배우 베아트리체 달은 1997년 언론에 “가난하지만 예술을 하고 싶다면, 생계를 걱정하며 낭비할 시간에 식당을 여는 게 낫다”고 한 적이 있다. 연습에 바쁜 한국 예술가들에게 적은 비용으로도 든든함을 주는 힐링푸드, 분식으로 인생 2회차를 연 오페라단장 겸 분식마마의 쉐프인 이유진 대표의 생각도 그랬다. 유난히 손맛이 좋아 떡볶이와 김밥을 맛보면 눈썰미로도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었던 예술가 워킹맘인 이 대표는, 건강하고 독특한 레시피로 부산명물이 된 김밥 덕분에 지난 7월부터 분식마마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버스킹에서 시작돼 부산문화재단소속으로 성장한 오페라컴퍼니처럼, 작은 포장마차에서 전국가맹을 목표로 거듭난 분식마마를 통해 이 대표는 오페라와 분식의 행복한 공존을 진심으로 바란다. 

건강에 좋은 흰강낭콩 고추장, 단무지보다 좋은 콩나물로 만든 영양분식

오페라단 활동 경력 20여 년차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분식마마의 이유진 대표에게, 음표를 꼭 닮은 콩나물은 포장마차 주인에서 어엿한 건강분식매장의 대표로 만들어 준 효자나 다름없다. 처음에는 콩나물 채수를 밥물로 쓰려다가 김밥 계 약방의 감초, 단무지를 빼고 비트와 마키베리, 블루베리로 물들인 상큼한 콩나물을 넣은 마마맛김밥으로 부산지역 손맛김밥이라는 입소문을 탄 것이다. 이는 저렴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가 되는 김밥과 떡볶이를 함께 먹으며 레시피개발에 힘쓴 오페라컴퍼니 단원들은 물론, 어린 자녀들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흰강낭콩과 채소로 만든 떡볶이 소스 등 트렌디한 메뉴를 꾸준히 개발한 덕분이기도 하다. 설탕과 조미료, 색소대신 과일과 채소, 해물, 액젓으로 간을 하고 맛을 낸 분식 쉐프, 이 대표는 엄마가 만들어주는 분식에 맞게 독창적이고 건강한 콩나물, 우엉, 당근, 달걀, 깻잎, 햄, 맛살, 어묵 등 다양한 김밥토핑을 매일 준비한다. 

특히 분식마마의 참치김밥은 재료를 줄이는 대신 과감히 참치를 김 밖의 토핑으로 넣어, 올 초 분식마마로 리브랜딩되기까지 8년 넘게 이 대표의 시그니처 인기메뉴라고 한다. 떡볶이와 김밥에 가장 자신 있다는 이 대표는 “우리가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만드는 메뉴이기에, 15평 기준 5천만 원 내외의 소자본창업으로 부부 둘이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매장을 기준으로 컨설팅한다. 전국가맹으로 나갈 수 있도록 원가메뉴도 합리적으로 조정하도록 노력 중이며, 초기 가맹비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비대면시대를 대비한 키오스크기기를 들여 거리두기로 매출에 타격이 없도록 했으며, 공식 메뉴인 김밥과 떡볶이의 레시피를 지키기만 하면 가맹점주들은 분식메뉴 중 각자 잘 하는 ‘장외메뉴’나 계절메뉴를 도입해 자유롭게 팔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가장 서민적인 분식으로 클래식의 대명사 오페라의 대중화 발판 삼다

분식사업을 하면서 예술활동을 병행하는 이 대표는, 지난 7월 18일 명지국제신도시 더샵퍼스트월드 지하1층 광장에서 열린 오페라컴퍼니의 공연을 기획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클래식과 가요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뮤지컬이나 아이돌 공연처럼 역동적인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이들은 지역 아티스트로 인기가 있다. 그 외에도 부산경남을 통틀어 지금까지 1천여 건이라는 경이로운 횟수의 공연을 기획한 이 대표는, “리어카 길보드 차트가 카세트테이프시절 대중가요의 인기를 견인했듯이, 오페라도 거리로 나와 시민들과 소통을 해야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 가장 대중적인 소울푸드인 분식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오페라의 문턱을 낮추고 친근감을 느끼게 만드는 방향으로 어필할 수 있기에, 이 대표는 매장을 오픈하면서 단원들과 이벤트 공연을 열기도 했다. 사실 처음에는 연봉 1백만 원 선도 빠듯했던 혹독한 오페라단 운영에서 슬프고 서러운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 오페라컴퍼니에게 김밥과 떡볶이는 연습하는 단원들의 혈중 탄수화물농도를 든든하게 채워주었고, 이 대표에게도 금전적인 어려움을 포장마차 운영으로 메꿀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음식이기도 했다. 

‘찾아가는 음악회’등 거리공연으로 15년 넘게 동고동락한 단원들도, 이 대표가 그간 신메뉴를 개발할 때마다 ‘기미상궁’처럼 맛의 평가에 나서며 꾸준히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에 올해부터 전국구로 나아가겠다고 결심한 이 대표는, 분식마마를 더욱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분식 프랜차이즈로 만들기 위해 가맹점 횟수를 늘리면서 더 많은 건강레시피도 구상하는 중이라고 덧붙인다. 분식마마의 떡튀순 세트메뉴에 어묵을 더한 ‘마마세트’도 인기가 좋다는 이 대표는 “전국구 분식매장을 고려하며 많은 컨설팅을 거쳤는데, 한국인의 힐링푸드 떡볶이는 학교 앞 달콤한 국물컵떡볶이와 공단지역의 묽고 매운 떡볶이, 번화가의 강력한 매운맛 떡볶이와 학원가의 즉석떡볶이 등 지역마다 특징이 다르며 입맛과 취향, 떡의 종류와 국물의 양, 고추장과 고춧가루의 비율, 곁들이는 순대와 튀김, 곁들이는 어묵국물 등 공략해야 할 점이 많다”고 한다. 

또 김밥의 경우는 토핑의 종류와 마는 두께, 방식이 입에 맞는 브랜드를 꾸준히 먹는 경향이 있어, 이 대표는 지금의 건강한 방식을 유지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분식 사업이 더 성공해 오페라단의 안정적인 자금원이 된다면 좋겠고, 앞으로 프랜차이즈와 오페라단 모두 메뉴처럼 대중적이고 건강한 사업으로 이끌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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