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미술역사를 문화관광 콘텐츠로 만들 대구아트로드 조성
대구의 미술역사를 문화관광 콘텐츠로 만들 대구아트로드 조성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1.04.12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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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가 하나 되어 글로벌 행사 유치와 미술 분야 화합의 장 이룰 것”
대구미술협회 이점찬 회장/도예가
대구미술협회 이점찬 회장/도예가

온고지신(溫故知新)에는 읽고 난 고서를 쌓는다는 의미의 온(蘊)이 학문에 정진하는 사람의 온기로 책이 데워져, 궁극에는 따뜻한 기운이 모여져 지혜를 만든다는 의미의 온(溫)으로 고사의 글자가 바뀌었다는 유래가 있다. 그리고 법고창신(法古創新)에는 옛 지혜를 계승할 뿐 아니라 그 지혜로부터 현재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직전 세대의 현명한 당부가 숨어있다. 대구미술 계에서 창립 최초로 선거 전 단일화를 이루며 따뜻하게 화합하는 분위기 속에서 추대된 대구미술협회 이점찬 회장은, 경북 도예 분야에서 그가 이뤄냈듯 대구지역 미술 현업에 종사하는 기성·신진 작가들을 위해서도 이러한 지혜를 도입해 대구를 진정한 종합 미술의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차가운 흙을 수천 ℃의 온과 열로 소성하는 법을 도제식으로 배워, 자신만의 열정과 노고로 손기술을 쌓아올린 작품으로 만드는 작가주의를 보여주는 도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온고지신과 법고창신을 실천해 온 도예가이자 교육자, 이 회장은 임기 4년 차 동안 이뤄온 성과와 앞으로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준비한 여러 기획들을 소개했다. 

소박하지만 잠재력 강한 대교약졸(大巧若拙) 정신으로 대구미술 육성

1961년 창립된 대구미술협회(이하 대구미협)는 전국을 통틀어 회원 결속력이 높고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미술협회 중 하나이다. 협회창립 이래 처음으로 단독 출마하여 2018년 추대 당선된 21대 대구미술협회 이점찬 회장은 올해 임기 4년 차를 맞이하여 협회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청사진을 전해 왔다. 작가이자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석사, 대구가톨릭대 미술학박사학위를 받은 경일대 공예디자인학부 교수인 그는 경북도협을 창설해 자문위원으로 활약하고 노벨재단 주관 평론가선정 초대작가상에 이어, 한국 도예계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10월 제 61회 경상북도문화상도 수상했다. 협회장으로서도 이 회장은 괄목할 만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대구미술인들을 위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협회갤러리를 2개 운영하는 대구미협은, 대구미술인의 날을 제정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매년 대구미술인상 및 특별공로상을 시상한다. 또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창작의 끈을 놓지 않는 작가회원들을 위해 서양화, 한국화, 조각, 공예, 서예, 문인화 등 10개 분과를 두고 회원화합의 장을 만든다. 소박하지만 강단 있는 노자의 ‘대교약졸’ 정신으로 백자를 빚고 굽는 이 회장은 국제적 활동을 바탕으로,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북경, 무석, 연변, 그리고 이집트와 프랑스 교류전에 참가하며 대구미협회원을 대상으로 기성작가를 위한 제1갤러리, 신예작가를 위한 제2갤러리, 그리고 프랑스 파리 89갤러리에 작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미술과 공예, 서예/문인화라는 3개 공모전으로 운영되던 대구미술대전의 내실을 다지고자 국내 최초로 글로벌시대를 맞이해서 국제미술대전 5개 부문으로 확장했다고 한다. 

대구시와 연계해 회원작품 대여와 근대미술관 유치, 문화발전소 만든다

이 회장은 그 외에도 대구시와 연계해 5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하고 회원들의 작품을 대여해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언론사 한국일보, 덕영치과, 대구아트도서관, 대구 도슨트협회와 MOU를 맺어 미술대전과 전시의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한 것도 이번 21대 임기의 주요 성과 중 하나이다. 대여 지원사업은 대구 기업과 관공서들에 작품을 1년 대여한 뒤, 희망자들에게 작품을 영구소장 판매할 기회를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시의 예산을 더욱 증액하고 작품을 매입하며, 작가회원들을 지원하는 데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이 계획이 궤도에 오른다면, 창작자들은 패트론을 확보하고 지역은 문화예술을 향유한다는 협회의 존재이유도 그 가치를 더할 것이다. 또한 이 회장은 오랜 대구미술인들의 숙원사업인 대구근대미술관을 유치하여, 현대미술작품 중심인 대구미술관과 함께 폭넓은 미술문화를 꽃피운 근대미술의 역사를 재조명할 뿐 아니라 전통미술품으로 개관될 대구간송미술관을 주축으로 고전-근대-현대의 대구미술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터전으로 가꾸어 나갈 것이라고 한다. 이 회장은 미술관 3개를 거점으로 대구의 명소인 김광석길과 근대로의 길, 그리고 대구예술발전소를 연결하는 20km규모의 아트로드를 조성하여, 전국과 해외방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내 일자리도 창출하는 ‘문화발전소’를 실현하는 것이 2021년의 주요한 계획이라고 한다. 

대구 미술인들을 위한 세대별 원스톱 지원 구축하고 해외교류 촉진

지난 해 11월, 대덕문화전당에서 11월 18번째 개인전인 <황금달> 도예전을 연 이 회장은 소박한 달항아리에 원작의 아우라를 잔잔하게 빛내 주는 금분 묘화를 시도하며 달항아리의 ‘대교약졸’에 백자의 ‘법고창신’이라는 미덕을 더했다. 이는 절제된 금의 사용을 통해 백자와의 어우러짐을 이뤄냈고, 작품을 보는, 소유하는 모든 이가 부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아냈다고 전한다. 
이 회장은 대구미협에서의 활동 또한, 그처럼 고전을 토대로 현대적인 문화도시 대구를 이루는데 일조하는 방향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취소된 행사들을 추진하는 가운데 4월 <대구미술협회 아트스프링쇼> 부스전을 준비한 이 회장이 41회를 맞이하는 대구미술대전을 전국 지역미전 최초의 국제미술대전으로 재출범시킨 것도, 존폐위기에 빠진 미술학과들과 코로나로 발목 잡힌 전시 계를 격려하는 포문을 연 것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대구미협 1,2 갤러리에서 전시작가들에게 무료 원스톱 부스지원을 해 주고, 청년작가 발굴에도 힘쓸 것이라고 한다. 또한 코로나를 계기로 활성화된 온라인전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새로운 형태의 전시문화를 받아들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확장성, 접근성을 넓히고자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집하고 있다. 이 회장은 “코로나라는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 작가로서 자긍심을 회복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창작혼을 불태우는 협회 회원들을 위해 창작활동 지원, 관객 유치와 문화사업 개발이라는 이상적인 상생 구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한다. 교육자로서는 대구경북에서 전수자를 만들어 끊어질 뻔한 도자의 맥을 이었던 이 회장은, 지난해처럼 올해도 개인전 일정을 병행하며 대구 거리를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는 평생의 과업을 협회원들과 함께 이루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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