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100% 생분해성 비닐, EL724
자연으로 돌아가는 100% 생분해성 비닐, EL724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9.12.11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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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팩 남경보 대표
프로팩 남경보 대표

가볍고 단단한 데다 가공이 쉬워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렸던 플라스틱. 편리함과 경제성을 앞세워 무분별하게 사용되었던 플라스틱은 이제 인류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한때는 장점이었던 강인한 물성이 이제는 자연에서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되어 각종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올 초부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나, 관련 제반 기술 및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곳곳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기존의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대체할 차세대 제품을 개발한 곳이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뛰어한 기능성과 경제성, 플라스틱 대체할 차세대 원료로 주목

㈜프로팩(PROPAC)은 1977년 설립된 ‘남광산업’이 그 전신이다. 이들은 지난 40여 년간 비닐원단을 인쇄·가공한 완제품을 생산해 공급해왔으며, 높은 품질과 기술력, 고객과의 신뢰 속에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특히, 기성 제품의 품질 개량과 새로운 제품 개발연구에 상당한 투자를 지속함으로써 1999년 국내 최초로 택배봉투를 생산하기도 했으며, 국내 대형 유통업체 및 쇼핑몰, 백화점, 제약회사 등에 제품을 납품해왔다. 2008년 현재의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한 뒤에는 품질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 2017년 ISO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 ISO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 환경부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기술력과 연구역량, 그리고 환경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해 최근 그 결실을 맺은 것이 바로 100% 친환경 생분해성 원료 ‘EL724’다.
기존 플라스틱 소재 제품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기까지 짧게는 80년에서 길게는 500년 이상이 걸려 매립에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바다로 유출될 경우 전혀 분해되지 않고 오히려 직경 5mm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마모되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되어왔다. 또한, 재활용을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본래의 물성이 저하되는 탓에 전체의 20~30%만 재가공 될 뿐, 나머지는 소각처리 되며 그때 발생하는 유독성분인 다이옥신이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팩이 개발한 ‘EL724’는 옥수수 젖산(PLA)과 셀룰로스, 화학계 고분자(PBAT) 등 100% 자연 분해되는 소재만으로 이뤄진 친환경 생분해 제품으로서, 자연 상태에서 일정한 조건이 충족됐을 시 180일 이내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100% 분해된다. ‘EL724’에 함유된 원료 중 ‘PLA’는 불리는 옥수수를 발효시켜 전분에서 젖산을 추출하여 만들어지는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수지로서,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아기가 입으로 물고 빨아도 환경호르몬은 물론, 중금속 등의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 또한, 소각 시에도 발암물질인 카드뮴이나 이산화탄소, 특히 다이옥신 검출이 매우 미비해 환경을 위해서라면 꼭 사용해야할 제품이라 평가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경제성과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프로팩의 남경보 대표는 “유럽에서는 이미 꽤 오래전부터 비닐·플라스틱 제품의 사용 억제 정책을 시행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의 대형 유통기업들은 화학합성수지 성분의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제공해왔으며, 시민들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우리나라에는 그간 정착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생분해성 비닐봉투의 약한 인장강도와 비싼 가격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강력한 규제정책과 환경운동을 통해 확산된 인식 덕에 다소 부족한 강도, 비싼 가격에도 사용이 이뤄졌지만, 국내에서는 굳이 사용의 불편함과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합성수지 비닐봉투의 장점을 애써 외면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저희는 생분해성 제품의 개발에 있어서 단가 절감과 강도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세웠으며, 오랜 연구 끝에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해낼 수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PLA의 경우 기존에는 미국 네이처웍스로부터의 수입에만 의존하는 현실이었으나, 저희 프로팩에서는 이를 극복하고자 2020년까지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에선 최초로 PLA 생산을 실현시킬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친환경 기업의 선두주자가 되겠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개발한 ‘EL724’는 생분해성 비닐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되는 독일 바스프(BASF)社의 제품보다 뛰어난 보관 안정성과 인열·인장강도를 검증받았으며, 생산단가는 기존 생분해 봉투 대비 30% 가까이 낮춰 상용화에 더없이 적합한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또한 제조일로부터 1년간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후 일반쓰레기로 배출이 가능해 편의성도 더했다. 환경부로부터 생분해성 수지 인증을 획득해 다양한 사업장에서 무상 제공하는 것도 가능한 ‘EL724’는 이미 쇼핑백, 싱크대거름망, 멀칭필름, 빨대, 롤백, 위생장갑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어 납품되고 있으며, 기존 합성수지 비닐 생산설비에서도 간단한 컨설팅만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프로팩은 이러한 생분해성 제품에 최적화 된 3종의 기계 설비 특허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추진, 특히 유럽을 주요 타겟으로 삼고 내년 각종 박람회 참가를 예정해 두었다고 한다.
남 대표는 “생분해성 제품의 빠른 확산과 대중화는 저희들만 힘으로는 어려운 일입니다. 저희는 생분해성 제품 전문 브랜드로서 새롭게 런칭한 ‘리그라운드(REGROUND)’의 이름으로 전국의 수많은 기존 업체들과 함께 이를 함께 개척해나가고자 합니다”라며, “현재에도 단가를 더욱 절감하기 위한 원료 국산화 연구, 대체 원료 연구 등에 매진하고 있으며, 품질 개선과 판로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살아갈 환경과 미래를 위한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는 기업,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지금 이 순간에도 땀 흘려 노력하고 있는 이들의 열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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