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곧 힘, 세계 1등 기업을 목표로 전진은 계속된다
기술이 곧 힘, 세계 1등 기업을 목표로 전진은 계속된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9.08.1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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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테크 윤찬헌 대표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우리는 흔히 어떤 사물이나 형상을 이루는 근본을 이야기할 때, 이를 ‘뿌리’에 비유하곤 한다. 제조업의 근간이라 불리는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열처리, 표면처리 등의 분야가 ‘뿌리산업’이라 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중에서도 유공압(Fluid power)은 산업을 움직이는 근육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산업에서 대부분의 기계를 밀고, 당기고, 제어하고, 구동하는 것은 바로 유공압이기 때문이다.

유공압 기술 국산화에 앞장 선 강소기업, 자체 브랜드만 20개
1988년 설립된 ㈜영동테크는 건설중장비 및 자동차 등에 핵심부품으로 사용되는 유공압 밸브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유공압 전문 토탈 엔지니어링 솔루션 기업이다. 이들은 특히, 굴삭기에 사용되는 R.C.V(Remote Control Valve Ass’y)에서는 세계시장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을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Pedal Valve는 현재 세계 1위의 인지도를 고수하고 있는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의 제품보다 품질, 기능, 가격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외국 독점 기술 부품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국내 굴삭기 산업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다. ㈜영동테크의 윤찬헌 대표는 “1990년대 당시, 굴삭기의 핵심 부품인 유압조절기의 개발 기술을 일본 회사가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부품 공급량을 컨트롤하며 한국 굴삭기 업체가 자국 업체와 경쟁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고자 몇몇 업체가 개발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저희가 이 기술의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국 굴삭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가까운 중국시장의 51%를 한국 3사가 점유하게 된 발판이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영동테크는 굴삭기용 유압식 메인 펌프, 하이브리드 버스용 기어펌프·기어모터 개발 등 10여 개의 정부과제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키웠다. 현재 건설기계·상용차량 분야의 중요 부품 중 이들의 상표를 단 자체 브랜드가 20개에 달하며, 그간 국산화 과정을 거쳐 국내기업에 납품된 아이템이 지금까지 50여개를 넘어 선다. 뿐만 아니라 9단·12단·16단 등으로 조절되는 다단 미션 컨트롤러를 최초로 개발했으며, 공압으로 힘을 보조하는 ‘Power shift’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상용차용 유압식 보조 제동장치(Retarder)’를 개발,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아나가고 있기도 하다. ㈜영동테크 윤찬헌 대표는 “브레이크 파열 없이도 강력한 브레이킹이 가능하고, 자동으로 속도조절도 가능한 Retarder 시스템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모든 트럭에 장착하는 것을 법으로 의무화해 놓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부 대형버스에 이 같은 시스템이 적용되고, 향후 전면 의무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저희 ㈜영동테크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자기 분야에서 만큼은 당당히 세계 최고라 말할 수 있는 기업 만들 터”
유압 분야와 함께 최근 이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바로 나노사업부다. 10억분의 1 단위의 초정밀 세계를 다루는 나노기술(Nano-technology)은 이미 수많은 산업기술에 접목되었거나, 새로이 도입하고자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펼쳐지고 있는 미래 핵심기술 분야 중 하나다. ㈜영동테크 나노사업부에서는 그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나노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이를 실제로 제품들에 적용하며 그 잠재력을 검증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여러 가지 나노 기술 중 개발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것이 나노 위에 나노를 코팅하는 기술이며, 그보다 더욱 어려운 게 나노와 나노를 합금하는 기술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합금나노 ‘SCA Nano’는 고전도성·고내식성·고살균성의 무한한 활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뛰어난 전도성을 통해 핸드폰이나 컴퓨터, 각종 가전제품, 차세대 플렉시블 회로 등에 사용돼 성능을 높여줄 수 있으며, 우수한 살균성을 활용해 정수기 필터, 공기청정기 필터 등은 물론, 병원이나 음식점, 가정 등의 살균용기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나노사업부에서는 기존의 EMI 차폐물질이 전기장을 억제하는 데에만 역할이 한정됐던 것을 극복하고, 세계 최초로 자기장을 잡을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더욱이 내열성과 내식성이 우수한 소재인 지르코늄(Zr)을 사용한 지르코늄 나노, 지르코늄 젤을 만들어 제품 강화에 사용할 수 있으며, 합금 나노를 활용해 수소저장 합금나노 분말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의 경우 현재 65%의 개발 진척도를 보이고 있으며, 성공적인 개발 완료의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나노사업부는 3D프린터용 나노소재, 인쇄용 나노 페이스트, 인쇄용 나노잉크를 만들고 있으며, 전도성 천, 플렉시블 전도성 필름도 개발했다. 리드프레임 및 단자 등에 도금하면 전도율을 높여주는 물질도 개발했으며, 내부식성이 뛰어난 고전도 나노를 동전선위에 도금함으로써 모터의 효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전기차, 드론, 로봇 등 미래 기술 전반에 걸쳐 모터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전망이다. 
윤찬헌 대표는 “일반적인 중소기업 기술력으로는 한 가지의 나노물질을 개발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겠지만, 저희는 31년여 간 축적해 온 기술력과 노하우,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과도 견줄 수 있는 수준의 나노 기술을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향후 꾸준한 연구와 개발이 이뤄진다면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 만큼 상당한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 생각되며, 저희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차근차근 한 단계씩 성장해나가는 기업, 우리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최고라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세계무대를 향한 거침없는 도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저력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에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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