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우리 예술, 전통공예품을 감상하며 운남성의 명차를 마시는 종합문화공간
신이 내린 우리 예술, 전통공예품을 감상하며 운남성의 명차를 마시는 종합문화공간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9.04.17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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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귀가 즐거운 전통문화와 가락 속에서 다과를 즐기는 장흥 지역의 신개념 예술명소”
복담갤러리카페 한정아 대표/복담갤러리 관장
복담갤러리카페 한정아 대표/복담갤러리 관장

[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개화기 이전, 각 관아의 기생들은 시, 글씨, 춤, 노래, 기악에 뛰어났으며, 춤, 노래, 기악, 전통극의 명수들은 장터에 모여 백성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 후 전통예술은 명장과 명인들에게 대를 이어 계승되어 문화재의 지위에 올라왔지만, 일상생활 속에 깃들어 있으면서도 근대화 이후 신학과 취미예술의 경계 속에서 우리의 시야를 벗어난 문화 분야가 서낭당의 무속신앙이다. 특히 신명의 힘을 소환하는 몸짓에 필요한 요소들은 우리 전통예술의 오방색과 신을 모시기 위한 갖가지 예술품과 소리, 춤이기에, 전통예술 중에서도 가히 예술분야의 총집결이라고 칭할 만하다. 30년 전부터 우리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전통공예예술품들을 수집해 온 한정아 대표는 2년 전 늦은 가을날, 차와 예술, 공연이 어우러진 2층 규모의 복담갤러리카페를 열어 장흥의 명물 마장호수와 장흥유원지를 잇는 지역의 명소로 만들었다. 

국내외의 전통공예작품들과 전통악기, 앤티크 예술품 속에서 고급 보이차를 즐기다

2017년 11월 5일 개관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의 복담갤러리는 현대인들이 전통을 향유하는 신개념 전통문화공간이다. 마장호수와 장흥유원지의 풍경을 즐기고 담소할 곳이 필요할 때 전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자 전통찻집인 복담갤러리카페는 차가운 회색 돌담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수많은 전통공예장식들이 방문객들을 반기는 소규모 전통공예박물관이기도 하다. 국악과 고미술에 조예가 깊은 한정아 대표가 오랫동안 수집한 도자기와 항아리, 나비장, 전통침구를 비롯해 섬세한 공예품과 고미술품, 그리고 해금, 가야금, 거문고 같은 국악기들을 비롯해, 전 세계의 앤티크 예술품들이 모인 복담갤러리는 국악원 단원들과 학생들이 비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어울마당 국악공연으로도 유명하다. 우리소리와 민요가 피리, 대금 연주와 어우러지며, 대보름 지신밟기와 비나리 등이 시연되는 문화 공간인 복담갤러리가 명성을 얻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 대표가 20여 년 전 중국 운남성 여행일정에서 찾아 낸 보이차 다장(茶莊)이자, 100여 년간 노차의 명품만을 출하하는 전통으로 유명한 동경호(同慶號)에서 공수하는 고급 보이차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발 2천m의 차마고도 운남성에서 재배되고 숙성 발효된 보이차만을 엄선해, 우려 낼 때 엽저가 정갈하게 깔리며 잡미인 창미가 거의 없는 깊고 순수한 맛을 자랑하는 ‘복담보이차’는 한 대표가 정성을 담아 자신 있게 권하는 복담갤러리의 자랑이다. 한 대표는 그 외에도 싹이 돋기 전, 겨울나무의 싹을 품은 새순을 말려 희귀할 뿐 아니라, 보이차와 백차의 장점만을 담아 아두차로도 불리는 싱그러운 봄의 차, ‘아포(芽孢)차’ 또한 사랑받는 품목이라고 한다. 또한 한 대표는 향미가 풍부하고 큰 차엽과 적은 생산량으로 차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대수보이 등 15년 이상 숙성된 보이차, 그리고 품질 좋고 풍미가 강한 생차인 치왕, 노반장, 햇차서부의 긴압차, 병차, 산차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백인백색 전통문화예술의 시연, 각양각색 보이차의 매력 지닌 명소로 기억되고 싶다

청나라 옹정제 10년에 중국 소수민족의 장수비결로 알려져 황실에 공차(貢茶)의 자격으로 이무산 보이차가 진상되면서 차 전문가들 사이에 유명해진 보이차는, 기름진 육식의 소화를 돕고 체지방·콜레스테롤 분해와 노폐물 제거, 항산화 효과를 기대하는 차 애호가들이 손꼽는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이다. 운남성 현지에서도 차를 재배하는 일이 힘들어 타 농작물로 전업하는 가운데, 100여 년 전 재배방식을 고수하며 전통차의 명맥을 꿋꿋이 이어가는 현지 차 농민들에게 감동받아 전통찻집을 열고, 보이차를 다과의 주요 메뉴로 선택했다는 한 대표는 보이차마다 개성과 풍미가 다르다고 한다. 한 대표는 최소 14년 이상 된 보이 숙차(熟茶)에서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향기와, 우려낼수록 달달한 흑설탕향이 코끝을 감돌면서 목 넘김 후의 달달한 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리고 보이 생차(生茶)를 대표하는 노반장은 마실수록 정신이 맑아지고 졸음을 쫓아 집중력을 높여주기에, 떫은맛의 녹차와 각성효과가 강한 커피의 대용으로 그만이라고 전한다. 그렇기에 한 대표는 취미 이상의 생업이자 삶의 다수를 차지하는 전통예술을 차와 함께 즐기는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과 애착이 많다. 한 대표는 방문객들에게 정성을 들여 현지의 진품 보이차를 달여 내리고, 카페에서 국악 공연, 시낭송전을 개최하여 모두 함께 어우러져 즐길 뿐 아니라 2층 공간을 전통문화 계승자나 국악을 연마하는 학생들에게 대여하고 있다. 한 대표는 현대문명의 사람들도 몸짓으로 전통춤을 추며 하늘의 언어를 서예로 써 나가고, 오방색의 의상과 소품, 장신구가 아름다운 무속문화의 예술적 가치와 문화 계승에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서양의 포춘텔러 문화가 현대에서 소설, 영화 등 판타지 종합예술과 수집가들의 스노우볼 취미로 승화되었듯이, 도기와 서화, 규방각시들과 현숙한 부인들이 사용하던 전통 생활용품의 우아함을 화려한 오방색 소품들에 조화시킨 복담갤러리가 후대에까지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복담갤러리 2층에서 대국사 만신으로 고민을 상담해 주고 있는 한 대표는 공연 외에도 춤과 무용, 도기와 다기 등에 해박한 전국의 국내 전통문화 애호가들이 오픈 이래 차 한 잔에 가락과 담소를 즐기고자 복담갤러리를 사랑방 삼아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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