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과 기품을 살린 우리옷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전하고 싶어요!
멋과 기품을 살린 우리옷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전하고 싶어요!
  • 김봉석 기자
  • 승인 2019.02.14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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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한복을 짓다 전희경 대표

[월간인터뷰] 김봉석 기자 =한복은 한식, 한옥, 국악 등과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 중 하나다. 몇 년 전부터는 '한복체험'이 전주 한옥마을과 경복궁 등의 도심 속 고궁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장인의 손길로 아름다운 우리 옷을 만드는 ‘13월, 한복을짓다’ 전희경 대표. 고유의 얼과 전통을 간직한 우리 옷 한복(韓服)의 계승·발전 및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한복 전문가가 들려주는 한복의 매력에 취해보자.

멋과 품위 살린 우아한 한복의 멋에 반하다 

한복은 좋은 비례와 소박함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모던함이 베이도록 한복을 디자인하고 있다. 한복은 착장을 했을 때 비로소 자기 색깔이 담기는 옷이다. 맞춤과 대여에서 그치지 않고 한복을 잘 입는 방법, 인사예법, 걸음걸이와 몸짓, 손짓을 교육시킨다. 한복의 아름다운 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입는 이의 모습까지 아름다워진다. 그것이 ‘한복의 미‘다. 가끔 고객들은 왜 이렇게 안쪽에 한복매장을 두었냐고 궁금해 한다. 옷 한 벌을 지어도 오래 간직하며 입을 수 있는. 그래서 고객의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한복집이 진정한 한복을 짓는 곳이라 생각한다.

‘베베듀‘에서 세컨 브랜드 ‘13월 한복을 짓다’ 오픈. 판교 아뜰리에는 그녀가 20년 이상을 생각하고 꿈꾸어온 ‘한복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이곳은 일반 한복매장처럼 마네킹을 장황하게 세워놓고 진열하거나 한복을 전부 노출옷장에 걸어서 보여주지 않는다. 한복을 잘 볼 수 없고 마네킹에 단출하게 한 벌을 입혀놓고, 모든 옷은 장 속에 들여놓았다. 아무렇게나 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한복 짓는 13월’ 이 탄생했다. 전희경 대표는 의류학을 전공하면서 한복 국가자격증, 양장 자격증, 교원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다른 그녀는 “한복은 물론, 손수와 붓그림, 전통매듭도 마스트 했어요. 한복을 지으려면 이 모든게 뒷받침 되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고 보니 굉장히 전투적인 나날을 보냈네요.” 라며 회상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한복. 자연을 닮은 여자 저고리. 초승달의 선을 옮겨 놓은 듯한 깃머리, 둥글다 살짝 올라간 섶코, 오름의 선처럼 물 흐르듯 순하게 이어진 소매와 도련. 그는 양장에선 만날 수 없는 곡선의 미를 잘 표현해 우리옷의 멋과 품위를 살려낸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있다.

'한땀한땀' 장인의 숨결…전통 한복 맥 잇는다
최근 한복 대여점 간 가격 경쟁심화로 외국산 한복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왜곡된 디자인의 국적불명 무늬만 한복이 양산되고 있다. 체험한복 디자인의 전통성과 품격을 회복해 한복문화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겠다는 한복 디자이너 전희경 대표는 서양 패션이 대세라는 시류 덕분에 한복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장인이 사라진다는 걱정도 있지만 한복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아직도 뜨겁다. 전 대표 초심을 생각나게 하는 일화를 소개했다. “구십이 다되어 보이는 할머님이 70년 된 털배자를 조심스레 꺼내며 우리 엄마가 나 시집갈 때 손수 지어주신 배자예요. 수선이 가능할까요? 우리 손주 결혼식에 마지막으로 입어보고 싶은데.. 동네 여러곳을 다녀봐도 선뜻 나서서 찢어진 털배자를 수선해주겠다는 한복집은 없었다.” 라며 찢어진 대추색 양단배자를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사명감이 생긴 전 대표는 처음 시작 했을때의 초심을 다시금 일께워준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오늘도 오늘도 사각사각 치맛자락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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