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발견한 행복한 교육, 마음도 몸도 쑥쑥 자라는 아이들
숲에서 발견한 행복한 교육, 마음도 몸도 쑥쑥 자라는 아이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8.09.13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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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숲어린이집 조경숙 원장 / (사)한국숲유치원협회 부회장
이정숲어린이집 조경숙 원장 / (사)한국숲유치원협회 부회장
이정숲어린이집 조경숙 원장 / (사)한국숲유치원협회 부회장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매일매일 숲과 함께하는 교육, 숲이 일상이 되다
나무와 풀이 우거지고 그 안에서 각종 동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간, ‘숲’. 최근 숲이 유아교육의 중요한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숲교육이 크게 발달해 있는 유럽을 넘어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까지. 세계 교육계가 이처럼 숲에 열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정숲어린이집의 조경숙 원장은 “195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된 숲교육은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영국 등 유럽 각국으로 퍼져 나갔으며,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라며, “숲교육은 기존 학습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숲과 자연에서 찾아낸 대안교육으로서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창의성과 사회성 발달은 물론 언어와 감성 발달에도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의 공존, 생명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교육자로서 어린이집을 운영해오며, ‘아이들을 위한 행복한 교육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 온 조 원장은 ‘숲’에서 바로 그 해답을 찾았다. 그는 2011년 3월부터 매일 숲에서 생활하는 ‘숲반’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차츰 늘려가기 시작해 현재는 10개 반 모두 매일형 숲 교육을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다. 조 원장은 “이전까지 국내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던 숲 교육은 활동의 폭이 극히 제한적이고, 시간이나 계절, 날씨에 따른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숲교육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매일 숲에 간다’, ‘나쁜 날씨는 없다. 나쁜 복장만 있을 뿐이다’라는 명제를 접한 이후, 숲교육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정숲어린이집에서는 숲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지리적 이점에 기반, 매일 숲과 개울가를 찾아가 하루 2~3시간의 교육활동이 이뤄진다. 아이들이 직접 이름을 지어 준 ‘겨울숲’‘도깨비숲’, ‘나무타기 숲’, ‘진달래 숲’, ‘호두나무 숲’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날씨와 동식물들은 오감을 자극하는 재미를 아이들에게 선사한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숲을 담아주는 교육자가 되겠습니다”
조경숙 원장은 아이와 숲의 행복한 만남을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에게 생명의, 생명에 의한, 생명을 위한 숲으로 다가서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먼저 교사는 가르치는 숲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발견하고 배우는 숲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교실에서는 볼 수 없던 것들을 아이들이 직접 발견하고 탐구하며 진정한 지식을 체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숲을 마음껏 즐기는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길 수 있어야 하며, 숲이 아이들에게 일상의 생활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공존하고 상생하는 숲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원장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즐겁고 행복한 교육을 만끽할 수 있으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의 통합적이고 균형 있는 유아교육의 시스템을 위해 누리교육과정 5개 영역을 모두 충족시키는 교육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 원장은 “숲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몸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키워 건강해졌고, 돌봄과 배려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었으며, 풍부한 감수성과 집중력, 창의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학부모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숲교육을 처음 접했을 당시 갖고 있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 것은 물론, 주말에도 아이들과 함께 산을 찾거나,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는 평이다. 
조 원장의 숲 교육 철학은 지역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16 청주시 우수프로그램 공모전’에서 우수상과 장려상을 동시 수상했으며, 2015년·2017년.2018년 ‘유아숲유치원사례 공모전’ 수상, ‘2016년 녹색 어린이집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에는 충북 ‘제1회 보육나누기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 원장은 “인간에게는 자연과 함께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 유전자가 있다고 해요. 딱딱한 아스팔트가 아닌 대지를 밟고, 비오는 감촉을 느끼며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아이들은 자연스레 온몸으로 자연을 배우게 되죠”라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다음세대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자 유산이라 생각합니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마음속에 숲을 담아줄 수 있는 교육, 진정으로 행복한 교육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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