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학개론으로 우직(牛直)한 ‘야끼니꾸’의 근본 개척한 소고기맛집
우직학개론으로 우직(牛直)한 ‘야끼니꾸’의 근본 개척한 소고기맛집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3.11.24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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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화로구이 호주와규와 한우 곰탕 앞에서 시원한 하이볼 한 잔”
우직 ‘우직서울’ 차만석·이동현 대표
우직 ‘우직서울’ 차만석·이동현 대표

신석기부터 돌판에 굽던 고기는 서양에서 바이킹식 거대 통구이 뷔페로 발전했지만, 식문화의 근본이 남다른 ‘척척먹보’ 한국인들은 양념으로 연육해 여럿이 둘러앉아 구워 먹는 화로구이문화를 발전시켰다. 일본에 전해진 이 방식은 야끼니쿠 요리로 사랑받고 있는데, 소고기구이 맛집 우직서울은 이 식도락의 뿌리가 실은 한국식 화로구이였음을 알리는 독특한 ‘우직카세’ 철학을 선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대신 반가맹을 시작한 차만석 대표, 이동현 대표의 입지선정과 경영철학에 따라, 깔끔하고 정 많은 사람과 문화 다이닝으로 동네상권을 든든히 지키며 한국식 고기맛집 이미지의 근본까지 개척해 사랑받는 우직서울을 소개한다.

한반도의 ‘난로회’ 문화에서 유래된 일본 ‘야끼니쿠’를 한국화한 가치
우직서울은 소고기 야끼니쿠이자, ‘정직한 소고기(우직)’를 ‘우직하게 대접’한다는 언어유희적 이중의미가 담긴 ‘우마카세’ 맛집이다. 우직서울은 2020년 7월 한식에 조예가 깊으며 일식조리학교 치지 출신인 오너셰프이자 우직 브랜드 기획총괄자 남완혁 대표를 주축으로 한 5인 멤버의 5테이블 매장에서 시작됐다. 그 4인의 공동대표(Cofounder) 중 차만석 대표와 이동현 대표가 이끄는 목동본점과 방이점은 사실상 우직서울의 한국화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야끼니쿠와 하이볼 기반의 초기 콘셉트를 한국화해 다양한 소고기 부위를 화로구이 코스요리로 재현하여 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차 대표와 이 대표는 “야끼니쿠지만 일본식보다 원래 한국 선조들이 숯불에 석쇠나 전골틀을 올리고 옹기종기 앉아 담소하며, 양념에 재운 고기를 구워 먹고 술 한 잔에 회포를 풀던 ‘난로회’ 문화를 더 따왔다. 일제강점기 시절 재일조선인들을 거쳐 일본식 야끼니쿠와 찬술 문화로 굳어졌지만, 원래 정과 흥 많은 우리민족의 화로구이 문화였던 것이다”라고 소개한다. 처음에는 남 대표의 손님으로 왔다가 공동창업을 한 육미사관학교 출신 이 대표는 상권조사/부동산, 차 대표는 재무회계/오퍼레이션을 담당하고, 메뉴를 개발한 우성민·원말구 대표까지 4인이 남 대표와 창업에 참여한 것이다. 그리고 4개 매장 중 목동본점과 사무실을 차 대표가, 방이점을 이 대표가 운영하면서 특색 있는 접객으로 맛보는 우직한 소고기요리, 오마카세식 코스와 호주산 소고기로 일반 야키니쿠의 수준을 상향평준화한 우직서울 스타일을 이룬 것이다.

100% 호주와규는 특별한 날만 먹는다는 편견 깨는 야키니쿠와 하이볼
“소고기구이는 특별한 날만 아니라 늘 즐길 수 있다”는 이들은 프랜차이즈를 하는 대신 접객, 오프라인 소통, 식사문화의 개성을 어필한다. 또 전화와 캐치테이블 어플로 예약 받으며 타올식 물수건을 내놓는 등 특별한 서비스로 고객을 확보해 갔다. 이 대표는 요리하자마자 내놓는 오마카세와 달리, 상향된 야끼니쿠인 ‘우마카세’는 난로회의 후계자답게 설명 가이드를 받으며 고객이 직접 구워먹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또 일본식 야끼니쿠는 허름하고 연기가 자욱한 노포 이미지가 있는데, 우직서울은 시스템을 체계화한 다이닝에 인테리어와 여유로움을 갖춘 한국식이라고 한다. 술 또한 데운 사케 대신 고기와 조화되는 하이볼이 메인이며, 고급스러운 싱글몰트 하쿠슈, 히비키와 대중적인 하이볼용 산토리, 짐빔 위스키, 진 등을 골고루 갖춰놓았다. 또한 인기 코스는 우직카세 2종이며, 최초방문객이 80% 이상, 그 중 코스가 99% 비중이다. 차 대표는 “양념고기는 중/하급육만 쓴다는 인식이 있는데, 우리는 안정적 가격에 맛도 좋은 100% 호주산 와규만 굽는다”고 전한다. 또한 우직서울만의 개성적인 시도들을 할 수 있는 이유로, 이 대표는 “본래 우직 법인에서 출발한 3번째 망원동점, 4번째 경복궁점은 반가맹점으로 출중한 직원들이 더 나은 길을 열 수 있도록 돕고자 오픈했고 현재는 그들에게 지분을 모두 넘겨 독립한 매장들이라 로바다야키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남 대표는 “우직서울 2개점의 정체성은 소고기 야끼니꾸 전문점이되,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도 편히 갈 수 있고 가까운 동네맛집 이미지를 더한 것”이라 덧붙인다.

시즌별 변화 주고 우직카세 2종 코스, 한국인 입맛에 맞는 곰탕 인기
차 대표는 “앞으로도 우직서울은 유쾌한 사람들이 먹고 즐기는 소고기 화로구이이자 야끼니쿠라는 구조로 계속 운영된다”라며, 사람들에게 동네명물맛집과 미래의 노포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대표는 “내년 초 신메뉴를 실험해 새로운 브랜드에도 도전할 생각”이라고 덧붙인다. 그렇게 ‘우직카세’ 2종 외에 시기별로 가짓수와 단품 메뉴에도 변화를 주는 이들은, 지난 7월부터 점심메뉴를 시작하고 한국의 힐링푸드 보양 해장식인 우직 곰탕/양곰탕/꼬리곰탕 3종을 출시해 주목을 끌었다. 올해 코스에 한우혼합 꼬리를 사용한 김에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내장을 들여오고, 곰탕메뉴를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이들이 곰탕을 선택한 이유는, 한식의 정체성을 지키는데 국물이 뜨끈한 국밥만한 메뉴가 없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점심메뉴에 도전하면서 우직 법인 아래 시작될 세컨브랜드 도전에도 좋은 연습이 되고, 노포의 노후함은 버리면서 친근한 이미지만 가져와 편안한 미식과 식도락을 경험할 수 있게끔 하는 매장 분위기에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두 대표들은 “외식업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구성원인 ‘사람’이라, 직원, 손님, 거래처로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을 한결 같이 대한다. 내가 대표라고 뽐내기보다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하고 성의껏 보답하려 한다”고 전하며, 언젠가는 직원도 오너로 만들어 주고, 사람 간의 유대감을 지키며 “늘 변화로우나 변함없이 우직한 그 이름, ‘우직’”이기를 다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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