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에 진심인 기업, 해외수출기계부터 땅콩버터 국산화의 큰 그림 그려
땅콩에 진심인 기업, 해외수출기계부터 땅콩버터 국산화의 큰 그림 그려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3.10.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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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 탈곡기계 국산화로 농가 편의와 가공기술력 해외수출 경쟁력 커”
㈜반석산업 옳곡 송찬영 대표
㈜반석산업 옳곡 송찬영 대표

한국 땅콩농가들은 수확량이 적어 대량농법을 쓰는 땅콩버터 종주국들에 비해 불리한 편이다. 탈곡 선별하는 기계장비들도 해외산이라 국내와 토질이 달라 고장이 잦은데다 대여도 어려워 탈곡 때마다 농가들이 추가 수작업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특허 받은 땅콩분류기술로 국산화된 땅콩탈피기를 개발한 ㈜반석산업의 기술 덕에 국산땅콩재배의 혁신이 시작됐다. 농기계제조와 땅콩수확을 담당하는 송찬영 대표, 이 탈피기로 수확한 땅콩으로 ‘옳곡’ 브랜드 가공식품을 만드는 박승아 이사를 만나 탈곡기로 해외농가로 진출하는 근황과 온라인에서 인기를 끄는 땅콩버터, 그리고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직접 들어보았다. 

고장 잦은 외제 땅콩탈곡기 국산화 성공, 수출과 렌탈까지 시스템혁신
매년 10만 톤씩 수확되는 국산땅콩의 최대산지는 20%대인 전북이다. 2위인 충청도를 이어 경남 산청과 제주지역도 생산가공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 고창의 땅콩수확을 계기로 탄생한 ㈜반석산업은 독창적인 국산땅콩 분류기술로 땅콩탈피기를 제조한 농기계전문회사다. 땅콩은 여느 견과류와 달리 씨눈이 깨지기 쉬워 민감한 농작물인데, 외제 탈피기는 자주 고장 나고 대여도 한 달이나 걸린다. 땅콩 탈곡과정에서는 줄기와 땅콩 알갱이까지 터는데, 대안인 콩탈곡기를 쓰다 보면 농민들이 고된 추가수작업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반석산업은 해외유한공사 공장장 출신 기계엔지니어 장기승 연구소장의 정밀한 기계특허기술을 바탕으로, 겉껍질을 까고 쭉정이와 이물질을 분류하는 선별기 1종, 탈곡기 2종, 탈피기 2종을 만들었다. 송찬영 대표는 “땅콩농사를 하러 귀촌하신 엔지니어가 실제 농기계를 다루면서 겪었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땅콩전용 탈피선별기를 개발하신 것을 계기로 2020년 7월 법인을 냈다”고 전하며, 듀얼드럼 탈곡기, 드럼형 탈피기, 체인형 수확기, 드럼형 풋땅콩선별기, 종자용 수동땅콩탈피기로 세분화시켜 그 중 3종을 특허출원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선보인 가공공장용 대형, 소형 및 전력을 쓰지 않는 수동기계들은 농민들의 일손부담을 덜어주었다. 송 대표는 지역마다 최소 2-3대여야 수확일정에 차질이 없기에, 비용 네고과정에서 임대희망자들을 받아 제품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농업기술센터와 농협 등 국내 농가에 판매와 렌탈을 하고, 최근에는 아프리카에 첫 해외수출도 이뤄냈다고 전한다. 

믿을 수 있는 땅콩가공기계로 좋은 땅콩가공식품 제조하는 기술 도약
송 대표는 농기계 전문가들이 고령화된 반면 젊은 귀농이 늘고 있어, 평균연령 30-40대인 ㈜반석산업 직원들과 잘 맞는다고 한다. 땅콩 수확철 2달 여 간 밭에서 살다시피 하며 농민들의 개선요청과 제안을 피드백했기에, 그들이 원하는 원스톱 공정의 땅콩가공기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재배비용이 적을수록 농가소득이 커지기에 매년 유익한 땅콩 수확법을 연구하던 송 대표는 아프리카 동부지역 토질이 한국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토질이 해수욕장 모래와 비슷한 미국·중국의 농기계는 고운 한국토질에 안 맞아 국산화 다음 단계가 문제였다. 그런데 지난해 6월 외교부산하 하나재단주최 청년사관학교 컨퍼런스와 아프리카창업아이디어경진대회 동상 수상 후 아프리카 현지방문 기회를 얻었다”며, 한국 땅콩수확량의 10배 이상인 우간다와 탄자니아 등에서 전기료 걱정 없는 수동수형 탈곡/탈피/선별기를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그래서 코트라를 통해 케냐에 150대를 수출해 호평을 받은 후, 고창에서 땅콩기술을 교육받은 현지직원을 채용해 AS/마케팅을 하며 ㈜반석산업도 직접 현지교육을 하는 중이다. 송 대표는 “땅콩은 한두 달 안에 껍질을 까지 못하면 저온보존을 해야 하는데, 아프리카는 한국처럼 저온창고에 보관해 둘 수 없어서 홍보도 매우 유리했다”고 한다. 또 ㈜반석산업의 기계특허를 활용해 커피콩과 다양한 견과류에 응용할 기술력이 있는데다, 케냐 땅콩가공사업도 가능해 신사업 전망도 밝은 편이다. 

옳곡 브랜드로 국산땅콩 외에도 다양한 제품군 도전 전망도 밝아
이렇게 농기계와 가공장비를 전담한 송 대표는 땅콩원물 판매사업을 모색한 결과, 유통분야로는 차별화가 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고자 “바르고 옳은 곡식”을 모토로 한 ‘옳곡’ 브랜드를 런칭하고 박승아 이사를 스카웃한다. 박 이사는 “기계거래처인 땅콩명가 고창대성농협에서 좋은 가격에 땅콩을 공급받아 국내산 100% 땅콩버터를 지난해 4월 첫 출시하고, 상생구조유통이 가능한 땅콩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병당 220개의 땅콩이 든 200g 땅콩버터가 홈쇼핑 입점 후 반응이 좋아 20만 개나 팔렸다고 한다. 또한 오가닉/비건시장에서도 해외 땅콩버터가 가격과 물량 경쟁력이 모두 강해, “현지 토종을 볶자마자 먹어야 제일 맛있다”는 땅콩의 특성을 살린 국산땅콩버터로 고소하고 달달한 원물의 맛을 구현했다. “해외제품은 물 건너오느라 설탕, 소금이 많이 들어가는데, 우리는 첨가물 없고 유통기한 1년이며 신생아땅콩알레르기 테스트용으로 좋아 30-40대 어머니들에게 주목을 받았다”는 박 이사는 “국산땅콩제품, ‘땅콩에 진심’이라는 고유스토리가 성공비결”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송 대표는 소비처가 주로 국내라는 것이 장점이면서도 단점이기에, 땅콩버터 외에도 새로운 제품군에 도전했다고 한다. 그래서 땅콩버터 에너지바와 약과를 올해 6월 출시하고 신상개발도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온라인 스마트스토어 입점처를 늘려 국산간식으로 어필하고, 대형회사와의 협업, 옳곡 카페 등 더욱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는 송 대표는 “생산과 제품가공이 연계된 우리 ㈜반석산업 옳곡의 행보에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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