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품의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고 수집하는 한중문화교류의 가교
고미술품의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고 수집하는 한중문화교류의 가교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3.07.13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청화 도자발견자, 귀한 고미술애호가 안목 바탕으로 문화진흥 기여”
한중고미술가치연구원 민종기 원장
한중고미술가치연구원 민종기 원장

행정가 출신의 권위 있는 고문화발굴수집전문가, 한중고미술가치연구원 민종기 원장이 모은 유물들은 해당 시대의 유행과 생활상을 반영하는 재료로 이뤄져 인류역사의 중요한 물증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5년에 걸친 법정 공방인 고흥 기록전시관수장고 중국 보물급도자기 파손사태에서 국내 최초로 값진 승소기록을 남긴 민 원장은, 40여 년에 걸쳐 중국 황실유물과 보물은 물론 도자, 유묵과 문헌까지 다채로운 고미술품을 수집하고 연구·기증하며 유물의 역사적 의의까지 발굴해 오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 고미술연구와 고문화발굴수집이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관해, 고미술 전문콜렉터 반열에 오른 민 원장으로부터 직접 들어본다.

선대의 역사와 문화 깃든 예술유산, 고미술품의 가치를 널리 알리다

한중고미술가치연구원 민종기 원장은 광주행정법무연구원이자 화순부군수/군수권한대행, 전남도의회 의정지원관을 역임한 행정가로서 1993년 장성군 문화관광과장을 계기로 전남지역의 고문서 수집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1992년 한중수교를 계기로 국내에 더욱 많이 유입된 당/청대의 보물급 황실먹과 자사호를 비롯해 국보급 진품다기와 흑피옥, 춘추전국시대칠기, 도자, 유묵, 고대문헌을 5천 점 이상 수집한 그는, 40여 년에 걸쳐 수집한 고미술품을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다양한 경로로 기탁하며 역사연구가들에게 소중한 사료를 제공하고 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 나겔 등에 진품 중국고대도자기를 출품하고, 중국 본토 전문가들에게 진품 인증을 받은 원청화 도자를 국내에서 발견한 민 원장은 지난 2020년까지 수십 년 간 수집해 온 광주전남지역과 전북도 지역 고문서류 총 5,256점을 지자체에 기증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민 원장은 한중고미술 광주전남소장가협회의 정기전, 한국학호남진흥원 고문서 연구 참여는 물론, 문화활동의 일환으로 중국황실도자연구모임회 특강, 2013년부터 이어 오는 명차소개 품다회를 열고 있다. 이처럼 고미술품 애호가들 간의 우의를 다지며 국내 정상의 고미술품/고문화 전문 컬렉터로 활동하는 민 원장은, 2022년부터 한중수교의 상징이기도 한 고미술품 컬렉션을 바탕으로 강연을 시작하고, 동아시아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유물의 진품 인증과 역사적 의의를 발굴하며 국제적 문화향유의 영역으로 다가서는 중이다.

도자 거래와 수집 넘어 기증, 홍보와 체험, 특강과 문화교류 힘써

민 원장은 행정가 시절부터 수집해 온 조선시대 호남인의 생활상과 행정관료들의 활동이 담긴 고문서류, 중국황실도자기의 현황과 한중 도자제작문화수교역사 발굴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 고대도자문화 특강 2년 차를 맞이한 그는 잘 보존된 고미술품, 그 중에서도 도자에 대한 애착이 특별하다. 도자기는 우수한 제작기술과 심미적 가치 뿐 아니라, 왕실과 귀족,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다기, 물잔, 항아리로 사용된 덕분에 모든 물건들이 존재 자체로 당대의 문명과 역사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수집소장가 개인으로서 부담스럽고도 방대한 작업이지만, 골동품을 입수해 인문사회적 가치가 있음을 발견하고, 고미술품으로 격상된 이 도자기들에 얽힌 역사 지식을 공부해 국민들에게 알릴 기회를 찾아내는 보람도 크다고 한다. 나아가 민 원장은 지금까지 이 고미술품과 도자유물들을 꾸준히 국제경매에 올려 진품인증을 통해 가치를 제고하고, 김희용 선생을 필두로 만년흑피옥 매장지를 최초로 공개하는 성과까지 거두었다고 한다. 또한 산수/화조호 분채도자의 명가 진(鎭) 시절의 유물이 많은 자도(瓷陶)인 중국 강서성 경덕진 시와 MOU를 체결해 특강에 나서며, 고미술품의 역사성을 통한 문화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이처럼 고미술품을 매개로 전통과 문화의 이해도를 높이고 문화향유에 활용함으로써, 선대가 후대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으며 지금까지 전승되어 온 옛 문화의 진가를 더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한중 도자문화 교류와 고미술품이 올바른 평가 받을 터전 이루길

북미와 유럽의 찬탄을 자아낸 데이비드 화병의 사례에서 보이듯, 중국과 동북아의 도자와 유약기술은 시대를 초월한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동북아지역에서는 전쟁과 내란, 서구열강 시절의 영향으로 흩어진 고미술품에 대한 인식이 미비하고 국가 간 대외정책의 영향으로 전문가들의 고미술품 연구교류성과가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민간외교관’인 고미술품 발굴수집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민 원장은, 세계적인 입지를 지닌 고미술품이 정당히 평가받고 국위선양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30년 간 같은 동북아권인 한국에 대량으로 유입된 중국고대유물 중 보물급 도자의 파손사태를 겪고 송사를 거쳐 유의미한 판결을 얻은 사례를 통해, 그는 “국내에서도 중국고문물 감정 관련 법령제정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중국 전문감정사들과의 교류로 국내에서도 공인감정기관과 감정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북미와 유럽이 주도하는 고미술품경매시장에 한중 지역을 중심으로 난립하는 위작 오해를 받는 순정유물을 제대로 판단하고 평가할 터전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고대황실명차와 진년보이차 등 각종 명차를 중국 다기와 소개하는 <품다회>, <고미술거래의 다양한 세계>를 주제로 특강을 이어가고자 하는 그는, “국내 고미술품의 위상 정립과 대중화에 힘쓰고 있으니, 많은 이들이 강의와 행사에 관심을 갖고 조상들의 삶과 동북아의 우수한 문화를 접하면서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아울러 한중 도자문화교류에도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