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작은 친구들을 위해, 소아과 주치의처럼 다정한 진료
말 못하는 작은 친구들을 위해, 소아과 주치의처럼 다정한 진료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3.06.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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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장수 위한 예방중심 진료와 관리, 보호자에 기쁨 주는 동물병원”
내친구동물병원 김광훈 대표원장
내친구동물병원 김광훈 대표원장

영수증의 어마무시한 길이, 모니터로 보이는 헷갈리고 낯선 부호와 의료용어들, 넘치는 진료 항목 속에 혹시 정작 필요한 치료가 빠지지는 않았을까 불안한 노파심. 아픈 반려동물도 병원에 갈 때마다 무섭겠지만, 보호자 반려인에게도 마음에 쏙 드는 동물병원 고르기란 어렵다. 그래서 시흥배곧지역 반려인들 사이에 ‘보호자 과외해주는 주치의병원’으로 입소문 난 내친구동물병원은 어린이 소아과처럼 편안한 동물병원이자, 진료와 수술, 관리까지 평소 보호자들이 갖는 궁금증을 아낌없이 해결해 주는 수의사/대표 김광훈 대표원장의 독특한 행보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보호자들이 원하는 ‘1차병원’ 역할을 야무지고 톡톡히 해내, 강아지 고양이 반려보호자의 사랑을 받는 내친구동물병원과 김 원장의 경영철학,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보았다.

정확한 진단과 꼼꼼한 설명, 동네 소아과처럼 친근한 동물병원
배곧에 자리 잡은 지 5년 차인 김광훈 원장이 2020년 4월 개원한 내친구동물병원은 강아지와 고양이 영상의학과/내과/외과 진료, 그리고 중성화수술과 스케일링, 사상충 등 예방접종 전문 1인 원장 시스템의 동물병원이다. 국내 동물병원은 크게 1인병원, 그리고 분야별 전문수의사들이 합동 운영하고 규모가 큰 24시병원으로 나뉜다. 이 중 전자에 속하는 내친구동물병원은 1인체제로서는 큰 편인 진료실, 처치실, 방사선실을 갖춘 30평대 규모이자, 용품 숍도 있어 동네의원이나 소아과 같이 친근한 분위기다. 김 원장은 고교시절까지 농구선수로 활동하다 연대를 거쳐 경인교대를 나와 초등교사로 일했다. 그러다 30대 들어 원래부터 좋아하던 동물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평생직업인 수의학과에 진학해, 교사경험을 살려 ‘말 못하는 작은 친구들’을 아이처럼 대하는 진료방식을 시작했다. 매우 독창적인 그의 진료방식은 진료시간을 길게 잡고 꼼꼼히 진단하며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라면 다른 동물병원과 차이가 없겠지만, 영수증 진료내역을 토대로 반려동물 보호자와 과외를 진행하듯 펜으로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용어를 해석해주기에 그야말로 진짜 상담에 가깝다. 예를 들면 ALB는 간기능, ALP/ALT는 간수치 지수, GLOB는 염증관련 면역수치인데, 사람의 혈압지수처럼 숫자대로 건강-요주의-위험 구역이 있어서 김 원장은 보호자들에게 이러한 용어와 지수를 쉽게 풀어 자세히 설명해 준다. 김 원장은 조부 대부터 교육자 집안에서 나고 자랐기에 아픈 동물들을 치료하는 보람 외에도 보호자에게 잘 설명하는 과정이 적성에 맞는다고 한다. 

자식과 동생 같은 반려동물, 섬세한 관찰과 정기검진이 수명 보장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어린이와 학부모처럼 대하는 그의 진료철학은 ‘예방’이다. 분기별 접종과 기생충 예방은 사소해 보여도, 자잘하고 성가신 각종 질환들로부터 반려동물을 보호해 준다. 이 작고 소중한 친구들과 오래오래 함께하려면, 품종과 나이에 따라 성향, 취약 질환과 증상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증상을 검색해 유사한 사례로 판단하거나, 비자격자로부터 처방하거나 접종하는 행위는 위험할 수도 있다. 그는 내원하는 동물의 특징에 따라 진료하고, 수술 시에는 수술개념, 금식시간, 마취방법, 퇴원여부, 산책시작시기, 소독법과 회복과정을 세심하게 알려준다. 이런 진료는 그가 복무 중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수술 후 사후관리법을 듣지 못해 불안했고, 운 좋게 수술 후 무통주사를 맞았지만 그렇지 못한 동료들이 마취가 깰 때 고통을 겪은 것을 목격한 경험에서 나왔다. “동물도 사람처럼 수술과정에서 불안하고, 마취가 깰 때 아파서 비명을 지른다. 그래서 안전한 진통제를 준비해 고통을 덜어 주고 보호자들의 불안도 덜어주고자 중간 중간 문자로 진행과정을 알려준다” 김 원장은 보호자들에게 “동물들은 아픈 것을 참고 숨기는데다 환부가 아파도 거듭 핥는 습성이 있어 세균감염 등으로 상태가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다”고 당부한다. 그래서 괜찮아 보여도 꼭 평소 관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뭔가 이상하면 병원을 찾아 신체검사로 점검하는 방법도 좋다. 소변/치과검사 등은 생애주기별 진단비교가 쉬우며 안과검사는 5-7세 이상 고령부터 시작하는 안질환 대응에 유익하다. 그리고 X레이와 피검사는 연 1회 이상일수록 간수치 건강진단에 좋으며 전년 대비 상태가 좋으면 사료급여와 돌봄 방식을 유지하고, 나빠지면 바꾸는 식으로 가이드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멀리 보면 이러한 정기검진이야말로 큰 병을 조기진단해 악화를 막아서, 결과적으로 반려동물이 겪을 수 있는 고통과 치료비용 모두를 줄이게 된다. 

수의사의 중요한 덕목은 풍부한 의료지식과 폭넓은 공감능력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을 만큼 자세히 설명해 준 덕에 김 원장은 3년 동안 2천 건을 처리하면서 퇴원 후 보호자가 추가질문을 해온 케이스가 극히 적다고 한다. 그리고 초기예방과 진단 전문으로서, 장기입원이나 중증환자는 상위병원에 인계하며 입원장 사이즈도 기존 9칸 사이즈에 4칸만 배치하고 대형견전용 입원장도 7개나 만들어 좁은 곳에 갇힌 느낌도 덜어 준다. 진료와 입원에서 강아지는 안정을, 고양이는 어둡고 차단된 공간을 추구하는 특성도 반영했다. 그리고 “가급적 고가인 초음파는 먼저 X레이와 피검사를 해서 이상이 있을 때 들어가는 것이 과잉진료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김 원장이 생각하는 수의사의 덕목은, 수의학적 지식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공감능력이다. 그리고 수의사는 ‘아픈 아가’에 대한 사랑과 이타심으로 병원에 곧장 달려오는 보호자들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이들이 치료결정권자인데다, 이런 보호자를 둔 반려동물들이 고령일수록 성인병과 내장질환이 서서히 발병하는 시기에 맞춰 잘 대처한 덕분에 평균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편이다. 따라서 김 원장은 이런 선순환이 수의사 입장에서도 큰 행복이라고 전하며, 그런 보호자들에게 “천국에 갈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초기진단과 예방, 치료 중심이라 일요일은 쉬고, 일종의 1차병원 역할이라 피부병, 구토/설사 등이 깨끗이 나아 퇴원하는 기분 좋은 경험이 많지만, 김 원장은 어린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리트리버 환자와 그가 추천하는 암 전문 동물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은 보호자의 신뢰를 기억한다. “조금이나마 더 살 수 있게 해줘 감사했다”며 끝까지 그의 조언을 믿어준 보호자에 감동한 그는, 이러한 보호자들의 양육 자세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도 덧붙인다. 

언젠가는 개업 수의사와 동물 반려인 위한 지침서적 발간하고파
개원할 때 반려동물을 위해 방수처리 된 바닥, 통유리 대기실과 장난감, 편안한 온도와 조도까지 세심히 준비한, 반려동물 소아과의사이자 선생님 같은 김 원장. 그에게는 책을 2종 출간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하나는 동물병원 개원노하우와 수의사 교육법이다. 치과의사와 한의사들은 전용 개원비법서로 직원과 환자관리 노하우까지 배워 오픈하는데, 이를 그의 경험에 덧붙여 동물병원에 적용해서 수의사들에게 제대로 된 진료체계 매뉴얼 겸 가이드라인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보호자들을 위한 책이다. 동물별 질환과 특징에 따른 수의학용어는 어렵기에 이를 쉽게 풀어 알려드리겠다는 생각에서다. “보호자들이 적어도 동물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터넷에 도는 검증 안 된 정보를 믿다 진단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알고 있는 많은 정보를 쉽게 잘 전해드리고 싶다”는 그는 개업 이후부터 다양한 임상자료를 수집하며 연구 중이다. 그는 아울러 좋은 동물의료서비스와 함께 사회에 도움을 주는 동물병원을 이끌어 가며, 이러한 작은 노력을 언젠가는 값진 결실로 만들어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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