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건강한 삶, ‘참 체육’의 가치를 실천하는 삶을 전파해온 전도사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건강한 삶, ‘참 체육’의 가치를 실천하는 삶을 전파해온 전도사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3.05.16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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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인회 장주호 회장
한국체육인회 장주호 회장

오늘날 대한민국 체육은 세계무대에서 상당히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탁구, 태권도, 유도, 양궁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종목 뿐 아니라, 육상, 수영과 같이 그간 취약했던 기초종목에서도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다는 점은 그동안 대한민국 체육의 저변이 탄탄하게 성장해왔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러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체육시설의 현대화와 함께 체육교육과 인프라 개선에 오랜 기간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성장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축을 도맡으며 함께해 온 인물이 바로 한국체육인회 장주호 회장이다. 몸과 마음과 정신은 하나라는 한국 체육의 정통적인 정체성을 세우고 일생동안 줄곧 대한민국 체육의 선진화와 대중화, 체육의 소중한 가치를 전파하는 데에 앞장서 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한민국 체육의 역사 함께한 일평생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었던 첫 순간이라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일제 치하에 있던 나라 사정에 의해 선수들은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달려야만 했으나, 끝내 결승선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하며 국민들의 나라 잃은 설움을 조금이나마 씻어내 주었다. 그 이후로도 스포츠는 수십여 년 간 세계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널리 알린 혁혁한 공을 세워왔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수많은 영웅들이 탄생해 세계인들과의 경쟁 속에서 메달을 쟁취했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는 공정성, 상대를 존중하고 예의를 다하는 마음가짐,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과 승리의 영광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열정과 같은 스포츠 정신의 중요성을 많은 이들에게 일깨워주었다.

‘한국체육인회’의 역사는 바로 그 무대의 최전선에서 뛰어온 영웅들이 조성한 체육인의 정체성, 즉 나라를 사랑하고 규칙을 지키고 존중의 마음, 그리고 건강한 몸과 마음과 정신을 갖추고 평화복지 사회 건설에 이바지하는 체육의 정신을 통해 체육인들이 앞장서 우리 사회에 실천하겠다는 다짐에서부터 출발했다. 1969년 창설된 한국체육인회에 지난 2006년 제14대 회장으로 취임한 장주호 회장은 지난 2022년부터는 제17대 회장으로서 다섯 번재 임기를 보내고 있다. 그가 아직까지 20대 후반이던 젊은 시절에 근대 한국스포츠의 요람인 YMCA와 연을 맺은 이후로 대한유도회 회장, 특히 성공적인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경기 운영을 30여개 종목 경기단체 지도자들과 동거동락했던 인연이 지난 17여 년의 회장직 역할을 수행케 한 동력이 된 것으로 본다.
그는 17여 년의 회장 임기 2년을 앞두고 지난 4월 12일 이사회에서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 한국 체육계와 체육인들을 향한 그의 한결같은 애정은 80대 후반의 이른 시기임에도 최근까지 아시아 및 전세계 생활체육계와의 의미있는 협력을 꾸준히 이어오며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는 항상 체육인들의 복지 향상과 우수한 후배 체육인들의 육성,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에도 앞장서며 체육 발전을 위한 일꾼을 자처해왔다.
장주호 회장의 이 같은 삶은 그가 가지고 있는 체육의 가치를 올곧게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단체나 조직이 오랫동안 존립하며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그 존재 의의와도 같은 ‘목표’를 잃어선 안되며, 한국체육인회의 목표란 스포츠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는 게 장 회장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이들의 건강과 사회 정의,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YMCA의 존재 의의와도, 올림픽 운동이 강조하는 올림픽 이념과도 맞닿아있다. 장 회장은 ‘내 나라 대한민국’ 정체성은 체육정신으로 굳세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체육의 정신이, 그리고 체육인들의 삶이 사회를 발전시켜나가는 모범적인 본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체육의 소중한 가치가 사회를 건강케 만들 수 있도록 체육인들이 본을 보여야…”

‘한국체육인회’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혹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들은 이 같은 정신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것들이다. 체육인회에서는 1년에 두 차례 정기포럼을 개최하여 한국 체육의 발전을 위한 여러 의견을 교류하는 동시에 은퇴한 체육인들의 모범적인 삶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매년 태릉선수촌에서 개최하는 체육인 운동회, 봄과 가을에 진행하는 고적 탐방 프로그램,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되는 걷기대회 등으로 ‘체육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의 모습을 많은 국민들에게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7~8년 전부터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체육인들을 대상으로 매달 30만원씩 보조금을 지원하는 체육인 복지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대한민국 체육이 세계무대에서 떨치는 위상이 높아진 만큼, 체육인들에 대한 복지 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전국 13개 시도에 지회를 두고 있는 한국체육인회의 경우만 봐도 등록된 전체 회원 수가 현재 3천 명이 넘고, 올림픽 참가 선수단 규모는 첫 출전 당시와 비교해 48배가 증가해 전국적으로 1만 명 이상의 전·현직 선수들이 존재한다.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체육인들의 복지 향상에 있어 현재 한국체육인회의 역량은 이를 감당하기에 너무나 빈약한 수준이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더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앞으로의 더욱 원활한 활동을 위해선 이를 위한 전용시설이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 을지로에 위치했던 한국체육관의 매각 대금을 자본삼아 대한체육회 부지에 체육인복지회관을 건립하고, 주요 종목 체육관과 각 사무실을 운용, 체육인의 문화복지사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을 지난 총회에서 언급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국체육인회와 대한체육회의 연계를 강화시켜 체육인 복지 사업이 체육인회 뿐 아니라 대한체육회 사업의 중요한 일부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과 한국체육인회가 앞으로의 고령사회를 대비해 비체육인 노인 인구의 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 보급에도 중요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체육이 진정으로 국가와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스포츠 대중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장주호 회장. 이를 위해 오랫동안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이제는 한 발 뒤에서 후배들을 조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가올 다음 총회에서 한국체육인회 회장직을 사퇴할 결심을 밝힌 그는 “앞으로도 엘리트 체육, 생활 체육을 아우르며 체육의 가치를 몸소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체육 교육적인 차원에서 국가 제도가 그와 같은 방향으로 이뤄져서 우리 사회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도록, 국가 발전에 있어 체육이 하나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일조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체육계에 평생을 몸담아왔고, 아시아세계생활체육연맹(ASFAA) 창설회장, 세계생활체육연맹 명예회장으로서 아직까지 세계 생활체육 운동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 체육의 발전과 성장에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일생동안 끊임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다짐을 전했다.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체육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먼저 체육인들 스스로가 사회에 모범이 될 수 있는 본을 보여야 한다는 장주호 회장. 몸과 마음의 건강함이 사회의 건강함으로 이어지는 삶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그에게서 여전히 식지 않은 뜨거운 열정과 헌신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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