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보완의학의 뉴 패러다임: 생활습관의학과 디지털헬스케어의 만남
대체보완의학의 뉴 패러다임: 생활습관의학과 디지털헬스케어의 만남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2.11.11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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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중심의 의료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케어&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삶의 질을 높인다.”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동서의학과 김태우 학과장, 박균섭 겸임교수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동서의학과 김태우 학과장, 박균섭 겸임교수

치료중심의 현 의학은 만성질환의 예방, 관리의 필요성 증대에 따라 점점 대체할 수 있고 보완할 수 있는 의학(대체보완의학) 및 예방의학과의 접점을 찾는 추세다. 1999년 동서신의학의 기치로 설립된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은 그 동안 한의학 분야에서 한의학의 과학화, 한의과학 정립에 기여해 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동서의학대학원은 2015년부터 대체보완의학전공 신설과 보건복지부 지정 친고령 특성화사업 참여를 통해, 치료 영역을 넘어 예방과 관리 영역으로 그 외연을 확장해 오고 있다. 이들은 올해부터 1) 대체보완의학 측면에서 생활습관의학 정립, 2) 디지털헬스케어를 활용한 생활습관질환의 예방/치료/관리라는 주제로 두 교과목을 신설 운영 중이다. 이번 호에서는 김태우 동서의학과 학과장과 박균섭 겸임교수로부터 동서의학대학원이 지향하는 생활습관의학의 목적과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체보완의학전공의 뉴 플래그쉽(flagship): 생활습관의학 
<생활습관질환과 디지털헬스케어>, <생활습관의학> 교과목 신설 
생활습관의학(Lifestyle Medicine)은 대사증후군, 성인병, 만성질환을 포함하는 생활습관질환을 다루는 의학의 한 분야로서, 2005년 국제생활습관의학학회가 설립된 이래 한국에서도 2017년 첫 생활습관의학학회가 발족되었다. 이 분야에서 그 동안 동서의학대학원이 축적해 온 융합연구, 고령화 관련 교육 및 실증연구 역량이 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체보완의학의 정체성에 대한 5년여의 숙려를 거쳐, 대체보완의학전공의 뉴 플래그쉽으로 생활습관의학에 주목하고 있다. 더욱 의미가 있는 점은, 이런 결정이 학교의 일방적 탑다운이 아니라, 교수-졸업생-재학생을 중심으로 기존 치료중심 의료체계의 한계,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의 변화, 한국사회의 인구학적 천이 등에 대한 치열한 토론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그 첫걸음으로써 대체보완의학 측면에서의 생활습관의학의 정립과 활용을 위해 김태우, 박균섭 교수는 각각 <생활습관질환과 디지털헬스케어>, <생활습관의학>을 신설 강의 중이다. 김 학과장의 <생활습관질환과 디지털헬스케어>는 생활습관질환의 예방, 관리에 활용 가능한 디지털기술 및 제품의 소개와 디지털헬스케어의 의과학적 원리를 공부한다. 지앤지 뷰티플러스 기업 연구소장이자, 뇌척수액 순환을 연구하며 해빛 프로그램(맞춤 생활습관 프로그램) 운영 전문가이기도 한 박균섭 교수의 <생활습관 의학>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질환과 유전적인 문제를 개인별 특성과 요인에 따른 호흡습관, 수면습관, 행동습관, 저작(씹기)습관, 운동습관, 스트레스 관리 등 맞춤식 생활습관 의학을 교육하고 있다.

건강수명 연장의 열쇠: 라이프스타일케어를 통한 생활습관질환 관리
김 학과장에 따르면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 부재 및 의료비 부담 증가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의료종사자들이 예방, 관리에 주목하게 되었고, 모바일앱을 이용한 생활습관질환의 통합솔루션을 지향하는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에는 AI와 생체센서가 탑재된 스마트홈 환경에서 생활습관에 대한 능동적 관리가 가능해 질 것이다. 예를 들면, 침구와 커튼으로 조절하던 아날로그식 수면조절 대신 수면자세와 습관 분석을 통한 숙면가이드 제공, 침실환경 자동 센서조절, REM 패턴에 따른 수면훈련 등이 가능해질 것이다. 실제 웨어러블 센서기술의 활용은 일상에서 몸 쓰는 패턴과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세계적으로 50대 이상의 주요 사망 원인인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새로운 전기를 제시하고 있다. 
박 겸임교수 또한 “세계보건기구가 세계 사망의 2/3이 만성질환에 의한 것이며 이는 생활습관에서 유래되었음을 지적하고, 전 세계 의사협회에 ‘생활습관의학’을 권장한 하면서 생활습관의학이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우리도 생활습관의학 관련 과목을 개설하게 되었다”라고 한다. 박 겸임교수는 “평균수명 84세 시대에 기대수명은 증가했지만 건강수명은 약 10년 정도 적기 때문에 질병으로 인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비 부담으로 노년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래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자연식 식단, 수면과 운동 및 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생활습관질병(만성질병)을 예방,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한다. 

다함께 하는 생활습관의학: 네트워크 강화와 법제화 노력
“국제질병분류 ICD-10(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version 10)에 약 70,000개 이상의 질병 코드가 등재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자가 증상이 있는 전 국민 중 80%가 병원을 찾지만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는 경우는 5%에 불과하며, 나머지 75%는 뚜렷한 병명이 없기에 생활습관의학은 국민건강 예방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라고 박교수는 말하면서, 국민에게 거시적 통계 자료에 기반한 공중보건의학과 함께 체감하기 쉬우면서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습관의학 법제화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하였다. 
현재 동서대학원은 생활 속 실증센터인 리빙랩(living lab)을 운영하고 있으며, 생활습관의학을 키워드로 대체보완의학 분야에서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재학생과 졸업생 간의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한편, 관련 헬스케어 업체와 종사자들 간의 네트워트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나아가 김 학과장은 생활습관의학 교육사/전문지도사 자격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마지막으로 김 학과장과 박 겸임교수는 “발병 후 치료보다 라이프스타일 선행관리로 8대 만성질환을 현명하게 예방해, 누구나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사회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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