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없는 화재이자 붕괴 원인, ‘부식’을 플라즈마코팅원리로 해결하다
불꽃 없는 화재이자 붕괴 원인, ‘부식’을 플라즈마코팅원리로 해결하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2.10.11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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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식성 높은 스마트표면처리강재로 다양한 사용분야의 신뢰-안전성 높일 것”
한국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이명훈 교수/부식방식·표면공학연구센터장
한국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이명훈 교수/부식방식·표면공학연구센터장

기원전 25억 년 전, 원생누대 시데리아기는 남세균이 만든 산소가 철 이온을 산화철로 바꾸어 철광석과 여러 광물을 만들며 물과 산소의 지구를 완성한 시대다. 이리하여 지구 온도가 내려간 덕분에 진화를 거쳐 태어난 인류는 생물 중 유일하게 이 시기에 생성된 산화철을 이용할 줄 알며, 철은 자연과 순환할 수 있는 최상의 인위적 가공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특성 때문에 철은 역설적으로 물과 산소를 만나면 부식되고 훼손된다. 
따라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속성을 유지하되 철의 보존성과 강도를 유지하자는 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인류는 드디어 해답을 찾아냈다. 한국해양대 이명훈 교수가 이끌고있는 부식방식·표면공학연구센터 연구팀이 포스코기술연구소와 공동개발 연구하며 찾아낸, 새로운 초고내식성을 지닌 표면처리강재기술은 기존의 방식보다 내구성을 20배 이상 높인 원천기술이다. 이 신기술의 응용을 포함하여 부식방식에 관한 다양한 실용적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안식년임에도 휴식 대신 연구를 이어가는 이 교수로부터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금속재료 대표주자 철강, 부식 막고 원상태 유지하는 표면처리기술개발

제41회 스승의 날 유공교원정부포상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금속철강분야의 부식방식/표면처리공학분야에서 산학연 연계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한국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이명훈 교수는, 올해 5-7년 주기로 돌아오는 안식년을 맞이했지만 휴식을 마다하고 연구소로 출근한다. 나고야대 재료부식방식/표면코팅공학박사학위를 받고 프랑스선급협회 검사관을 거쳐, 모교 한국해양대에 돌아와 교수로 임용된 이 교수는 수백 건의 논문을 권위 있는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 게재하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교수는 그간 한국해양대 부식방식·표면공학연구센터 연구팀과 함께 많은 다양한 표면 및 부식방식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 중 포스코기술연구소가 선정-주도해 온 산업통상자원부의 스마트표면처리강재 개발연구과제를 공동연구하며 수행되었던 PVD법(무공해 플라즈마 진공코팅법)에 의해 제작한 플라즈마 융합코팅막이 기존의 용융 및 전기 도금과 같은 표면처리강재보다 약 20배 이상 내식성이 우수하다는 핵심적인 매커니즘을 규명해 낸 학자 중 한 명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개발된 플라즈마표면처리 코팅강재는 현재 지구상 가장 화두가 되고있는 ‘환경-자원-에너지’에 유리한 원천소재기술로써 향후 그 핵심적 프로세스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가 관련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러한 연구결과의 일부를 금속재료분야 중 세계적 학술지인 <Corrosion Science>에 게재하며, 무공해 플라즈마 진공코팅프로세스의 제어에 의해 제작한 코팅막의 성분, 상과 구조 등이 강력-우수한 고내식 특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핵심 원리를 입증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관련된 표면처리 산업분야에도 확산 응용할 수 있도록 센터장 활동을 계속하면서 접목하는 연구수행은 물론 관련한 석/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의 논문 지도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용융도금과 전기도금을 대체 및 융합한 진공 플라즈마 코팅기술로 혁신

연구자로서 금속재료 중 범용성 최고인 철강분야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부식제어 관리’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철은 철-산소 화합물인 철광석에 카본가스와의 열반응으로 제련시켜 만든다. 여기서 철은 25억년의 전통역사를 갖고 있고 지구 최대자원 중 하나다. 이것은 제련기술의 발달로 가공이 쉬우며 안정성과 강도도 높아, 산업현장에서 비철강계인 아연,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의 금속보다 폭넓게 사용된다. 더욱이 이것은 폐기해도 철화합물로 쉽게 되돌아가기 때문에 환경친화적 자원이기도 하다. 즉, 이 철은 바로 물과 산소와 닿으면 쉽게 녹스는 부식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와 같은 철의 부식특성은 산업현장에서 유일한 단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약 21%가 있고 습기(물)가 있는 대기 중은 물론 물 속의 경우에도 산소가 아주 적은 양(상온 20℃기준 약 0.001%)이지만 용존하고 있어서 철강재를 부식시킨다. 그러므로 강도 높은 철의 부식을 방지하는 기술은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이 교수의 주력분야 연구 중 하나는 이를 도장, 도금 및 코팅 등과 같은 표면처리를 통해 차단함은 물론 향상시키는 것이다. 해양선박 관련 철강에도 조예가 깊은 이 교수는 이 환경을 차단하는 프로세스 및 표면처리강재의 개발 관련매커니즘을 20여 년에 걸쳐 연구했다고 한다. 
그 예 중 하나는 철강의 내식표면처리기술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융도금과 전기도금 대신 진공환경 속에서 롤링 된 강판을 원자 및 이온 입자로 플라즈마 코팅하여 강력한 내식특성을 보유하는 각종 성분의 스마트표면처리강재에 대한 내식메커니즘 원리를 규명하며 포스코기술연구원과의 공동개발연구성과를 드높이는데 기여했다. 포스코 외에도 한국전력, LG전자를 포함하여 관련 산업체 등에서 관심을 갖고있는 금속부식방지 관련 응용개발과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술연구도 궁리 중이라고 한다. 최근,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따라 각종 산업분야에서 사용되는 금속재료의 사용 환경은 더욱더 가혹해지며 고내식 특성을 요구하는 추세에 있기때문에 부식방식에 대한 선진 기술연구는 다양하게 계속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성비’ LCC를 넘어 ‘지속성’ LCM의 가치를 아는 것이 진정한 경제성

최근 1백년 간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모순적으로 저질러진 지구상 자연의 오염 및 황폐화 등이 생명체를 위협하는 가운데 우리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금속재료를 오래도록 부식방식하며 사용한다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화두가 되고있는 ‘환경-자원-에너지’ 적인 측면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이 교수는 전한다. 또한 강도와 구조를 으뜸으로 생각하며 부식을 등한시하다 벌어진 사태가 1994년 성수대교붕괴와 이듬해 삼풍백화점붕괴이기에, 이후 한국에서도 부식안전이나 방재관련 협회가 늘어났지만 선진국에 비해 법이나 규정 등에 의한 제도화가 아직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 있다고 한다. 사용재료의 선정이나 설계과정에 있어서 규정이나 제도가 없다보니 아직까지도 부식적 측면을 간과하고 최소한 유지할 강도중심의 성능에 당장의 경제성만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한다.
한편, 최근 기업들은 세계적인 추세에 호응하여 환경요소의 영향을 의식하는 ESG경영을 앞 다투어 채택하고 있어서 향후 부식에 관한 관점도 전과 달라질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소위 생애주기에 따른 수명사용비용인 LCC(Life cycle cost)로 보자면, 철강제품은 수중건립 되었을 경우 제작비용보다 향후 유지/수리/관리 비용에 최대 3배 이상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이 교수는 수명유지관리인 LCM(Life cycle management)의 관점을 포함하여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당장 비용이 약간 더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부식방식이 충분히 고려된 설계-제작을 하여 안전하게 사용하며 유지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선진화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1년여 후 국립대 정년을 앞두고 더욱 연구에 몰두한다는 그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각종 산업분야가 발전하며 여기에 구성-사용되는 재료가 다양해질수록 이를 유지하는 부식방식은 필수적으로 중요하다. 가능한 앞으로도 ‘환경-자원-에너지’를 의식하며 금속재료들의 안전과 수명을 보장하는 ‘부식방식‘ 가치 연구에 매진하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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