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재 화백
박남재 화백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8.08.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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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재 화백
박남재 화백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박남재 화백의 작품은 언제나 우리의 내면 깊은 곳을 자극한다. 태양빛을 받아 강렬하게 물든 붉은 산과 그 질감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파도,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과 저 멀리 왜소한 원산(遠山). 그의 자연에 대한 탐구적 열정은 ‘자연예찬’이라는 그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의 세잔느’라고도 불리는 박남재 화백은 국내 서양화단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겨온 원로 작가로 추앙받는다. 그는 추상과 구상 사이를 넘나들며 한국적 인상주의를 구축했다. 지리산과 내장산, 마이산 등 전라북도라는 고장이 가진 다채로운 풍경을 주제로 하면서도, 그 자연 이면이 가진 에너지를 담았다. 작품이 발산하는 에너지는 겹겹이 쌓인 작업의 기억과 연관돼 있다. 강렬한 색채와 간략화 된 선으로 그리지만, 색을 쌓고 다시 뜯어내 자연의 두께와 깊이를 구축했다. 불타오르는 자홍, 쪽빛이나 뱃빛 하늘 등 빛의 변주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색채를 포착한 것도 그의 작품만이 가지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의 작품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그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건강한 자연의 원초적 회복에 있다는 점에서다. 김인환 미술평론가는 “그의 자연은 일상적 시각으로 체험하는 자연풍경이며 또는 그것을 넘어서서 심상적으로 닿아오는 자연풍경이기도 하다. 그 모든 것을 포함하여 자연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동시에, 자연의 외피를 걸어내고 그 진수만을 포착해 나가려는 진지한 작업자세로 일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김인환 평론가는 “그림의 아름다움은 형태의 치밀함에 있는 것이 아니다, 화가의 내부로부터 피어오르는 개성의 빛깔이 어떻게 화면에 조응되어 나타나느냐에 달렸다”면서, “박남재의 작품세계에 있어서는 사물의 형체의 정확성을 포기한 한편, 내재적인 감성의 개성적 알맹이를 풀어놓아 그것을 대신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애착, 그 언저리를 한번도 떠난 일이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미술계에 입문한 지 수십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형상과 질료에 대한 실험과 탐구를 지속하면서, 추상과 재현을 조우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박남재 화백. 그의 자연관이 어우러진 작품을 접하며 우리는 미술의 진정한 가치가 과연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다.

박남재 화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중퇴 및 조선대학교 문리과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예술의 전당에서 월간 미술세계 기획으로 펼쳐진 화업 60주년을 조망한 대규모 회고전을 포함하여 9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밖에 한국의 자연전, 도불전 아세아 미술문화협회전, 한중 미술교류전(중국), 오지호미술상기년 초대전, 한국현대미술 어제와 오늘전 등 국내외를 아우르며 수많은 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 교수 및 학장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광주무등미술대전 등의 심사위원장을 하였으며, 국민의장(순창), 문화상(전라북도), 문화예술상, 오지호 미술상 등을 수상하였다. 대담한 원색의 붓질로 자연의 강렬한 리얼리티를 포착하며, 독창적인 색감과 분방한 표현력으로 일관되게 구상의 길을 천착해온 당대의 대표적인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화백은 현재 KAMA고문으로 작업실에서 망구(望九)의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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