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자연히 흘러 아침이 되지만, 터널은 직접 넘어야 빛을 보는 법
어둠은 자연히 흘러 아침이 되지만, 터널은 직접 넘어야 빛을 보는 법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2.04.18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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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시작해 e스포츠와 문화진흥 앞장서는 지식경영인으로의 여정”
한국e스포츠진흥협회 문기주 회장
한국e스포츠진흥협회 문기주 회장

지난 1월 고향 화순군 도곡면에 지역진흥 기부활동으로 뜻깊은 금의환향을 이룬 한국e스포츠진흥협회 문기주 회장은 대한디지털문화독립운동 선언식, 상록수디지로그월드영화제 후원, 국제e스포츠포럼배 e스포츠대회 출범을 선포한 문화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광명시의 대형쇼핑몰 크로앙스를 이끄는 사업가이자, 기회가 올 때마다 장학금기탁과 사회복지단체 기부를 아끼지 않는 그는 배움의 꿈을 이루고 더 큰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 공장일이나 농사일 대신 어엿한 회사 경영자를 추구한 고졸 청년이 혹독한 인생여정을 거쳐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루고, 다른 이들의 꿈을 이루어주고자 e스포츠의 진흥을 택한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

개천용이라는 찬사보다 땀방울로 만든 기부왕 별명이 더 기쁜 이유

대형쇼핑몰 크로앙스 회장, 일간경기 회장, 한국기자연합회 총재, 그리고 e스포츠진흥협회 대외협력회장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문기주 회장은 여느 개천용들이 그러하듯 맨발로 일어나 삶을 일구어낸 인물이다. 화순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6세에 여의어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학업 대신 공장취업을 택한 동료들과 달리 그는 2부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신문을 돌리고, 아침 7시에 학교 앞에서 신문을 팔던 근로학생은 학력고사 일정보다 월급 18만 원을 받고 공장에 나가며 졸업 후 3개월 만에 군대에 가 휴가를 나와도 목욕탕 알바로 일하는 청춘에 익숙해야 했다. 2부 고졸은 이렇다 할 일자리 대신 여수와 안산의 목욕탕의 잡부로 떠돌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목욕탕 용역으로 음료를 팔고 구두를 닦으며 지금은 세신업종이 된 때밀이를 하다 보니 짝을 찾아 가정을 이룰 수는 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기에, 백화점 문화센터의 계장으로 회원을 3천 명이나 유치할 수 있었고, 유명 상설매장의 본부장과 대표이사로서 35세의 나이에 믹서기를 하루 7-8천대나 파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피땀 흘려 일했던 이 시절을 잊지 않은 그는 부와 명성을 얻자마자 사회환원과 후원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만도 광명시청에 불우이웃을 위한 마스크 5천 장 기부, 상인회 5백만 원 지원에 나선 그는, 한국골프대학교 장학금 3천만 원 기탁을 비롯해 지금까지 수천만 원을 장애인단체,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며 주변을 돌아보는 일에 기쁨을 느낀다.

도화지에 색을 칠하면 그림이지만, 상상에 색을 칠하면 꿈이 자란다

누구나 삶이라는 도화지에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그린다. 뛰어난 언변과 각 분야마다 갈고 닦은 지식 덕분에, 그를 유명대학 학위소지자로 본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학력은 번번이 걸림돌이라 때로는 성공 앞에서의 승진누락과 해고의 이유가 되어, 그는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달래기도 했지만 좌초되고 싶지는 않아 채권과 부동산을 배워 세상에 적응해 나갔다. 다행히 세상이 바뀌어 대학의 학위제 개념도 변화함에 따라 그는 공부를 시작해 올해 6월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석사학위가 예정되어 있다. 또 카이스트대학교 AIM최고위과정을 수료하고, 경기대 사회복지사 학사과정도 밟고 있다. ‘공부하는 회장님’의 행보는 과거 서러움을 겪던 목욕탕 알바시절 “언젠가 부자가 되어서 목욕탕을 사 버리자”고 결심하던 청년시절을 닮은 학생들을 위해, 다니는 대학의 기부활동으로도 이어졌다. 

미국 아이비리그가 장학재단 기부자를 명예의 전당에 올리듯, 한국에서도 이러한 기부천사들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기에 그 역시 이러한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고 한다. 문 회장은 “가방끈이 짧아 좌절하기보다는, 휴대전화 밴드앱과 대학시스템을 이용해 퇴근 후 강의를 청취하고 시험을 볼 수 있으니 세상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지식과 ‘라이센스’를 따는 데 활용하면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우리 함께 가자 이 길을!>, <인생을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문기주의 경제이야기>, <화순이 좋다> 등을 발간한 작가이기도 한 그의 꿈은 학위취득으로 학력콤플렉스를 해결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저명한 기업가들과 공부하며 친분과 유대관계를 쌓아 경영을 돈독히 하면서 문화진흥에 힘쓰다, 새로운 분야 ‘e스포츠’를 접하면서 게임의 개념을 달리 생각한 그는 e스포츠진흥협회의 광명시 유치, e스포츠아카데미센터 크로앙스 입점을 성사시키며 e스포츠를 여가와 노인복지의 영역까지 확장시키는 활동범위까지 갖게 된다.

가래보다 호미처럼, 노인치매도 요양보호사보다 여가복지사로 미리 막자

어엿한 회장 직함을 지닌 그는 2부 고졸과 때밀이 알바시절을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때로는 오해도 많았고, 과시용으로 기부하는 것이냐는 시선도 있었다. 승승장구하던 일터에서 부침을 겪거나 언론으로부터 상처를 받았을 때, 그는 “자전거 태우다 손주가 목숨을 잃은 사고를 당한 노인이 내 탓이라며 가슴을 쥐어뜯을 때, 노인의 말만 듣고 그를 살인자라 손가락질 할 수 있는가. 보이는 것 말고 말과 행동의 속뜻과 행간을 보라”는 마음가짐으로 의연하게 꿈을 실현해 나갔다. 그런 문 회장에게 e스포츠의 존재이유 또한 큰 그림으로 볼 때 사회공헌 수단과도 가깝다. 2011년 셧다운제로 게임이 발목을 잡히는 동안,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을 노리고 국가단위로 투자한 중국에 추월당하다시피 했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문 회장은 아이들에게 e스포츠의 매너를 PC방에서 배울 수 있는 분위기와, 노인들을 위한 협회의 ‘여가복지사’ 제도를 추천한다. 아파서 거동할 수 없는 노인에게는 요양보호사가 있지만, 여가상대가 없어 점점 뇌가 퇴화해가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존재인 여가복지사로 노인의 정신건강, 여가복지 문제도 해결하자는 것이 문 회장의 생각이다. 또 판돈을 걸고 하는 장기, 바둑, 화투를 별도의 공간이 필요 없고 누구나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e게임 버전으로 대체하는 것, 코로나시대에 더 각광받는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의 자아실현 또한 그가 반기는 변화 중 하나다. “나이가 들수록 ‘라떼는 말이야’로 노력과 의지를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 나부터가 학위취득 과정에서 영상매체의 이로움을 알았기에 더욱 e스포츠의 대중화에 힘쓰게 된다. 직원들의 일터를 지켜주는 경영자로서, 그리고 어려운 시절일수록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기부활동, 새로운 문명의 수단을 활용하는 것. 모두가 내게 흥미를 주는 일들이다” 최근에는 <기차로> 프로의 내레이터에 도전한 문 회장에게, 꿈의 실현이란 이처럼 노동이 아닌 놀이이기에 더욱 재미있게 몰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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