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교육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2.04.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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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 혁신부총장 구자억 교수/한국대학컨설팅협회 회장
서경대 혁신부총장 구자억 교수/한국대학컨설팅협회 회장

이번호에는 서경대학교 구자억 혁신부총장을 만나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은 한국교육이 어떻게 나가야할지 들어보았다. 구자억 부총장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오랫동안 교육정책을 연구해왔다. 그러다가 2015년 서경대 교수로 자리를 옮겨 기획처장, 대학원장, 교양대학장 등을 역임하였다. 잠시 극동대 부총장으로 옮겼다가 다시 서경대로 돌아와 서경대학교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교육혁신전문가이다.

Q.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한국교육은 어떻게 변해야만 할까?

A.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술진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회도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나이든 어르신들은 4차산업혁명의 산물인 디지털문명에 적응하기가 쉽지않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기 힘든 건 어르신들만이 아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도 이젠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교육내용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입시위주의 암기식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적인 질문이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당당히 말할 수 있고, 그런 의견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 풍토 변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창의적 인간을 양성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미지의 세계이다. 이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려면 창의적, 혁신적 인재가 필요하다. 당연히 우리 교육에서 그런 인재를 배출해낼 수 있도록 교육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해외인재 유치를 통해서라도 새로운 산업혁명의 파고를 이겨내야 한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

Q. 학령인구감소, 재정압박 등으로 한국대학도 큰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A. 한국대학이 흔들리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 존립이 어려워졌다. 세간에서는 100개 이상의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재정문제도 대학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웃 중국대학은 연간 예산 1조원이 넘는 대학들이 많다. 한국대학들은 꿈도 꾸기 힘든 얘기다. 재정이 부족하니 질 높은 교육을 하기 어렵다. 당연히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사활을 건다. 그런 와중에 대학교육은 쉼 없이 흔들리고 있다. 대학도 그간 양적확장에 집중해 교육이나 연구의 질 향상을 게을리했다. 그러다보니 세계대학순위에서 한국대학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인재 쟁탈이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노령화, 인구감소로 인한 인재 수입 필요성 대두, 자국 인재의 유출,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혁신적 인재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한국대학은 바로 이러한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교육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Q. 대학중에서도 지방대학문제가 심각한데, 어떤 해결책이 있는가?

A. 대학의 경우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지역사회 구성원의 일정부분이 대학을 중심으로 수입을 얻고 생활한다. 따라서 대학이 없어진다는 것은 지역구성원이 생활터전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방대학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국가 정책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재정지원만으로 지방대학을 육성하기엔 한계가 있다. 대학, 정부, 지자체 등이 합심해서 해결책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 우선 지방대학 맞춤형 국제화를 제안한다. 이러한 맞춤형 국제화를 통해 대학경쟁력도 높이고, 외국유학생도 유치할 수 있다. 지방대학은 국제화 정도가 매우 낮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대학의 국제화 수준은 100점 만점에 30점대로 나타났다. 이것도 괜찮은 대학의 수준이니 아마 여타 대학은 30점이 안 되는 아주 낮은 수준일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외국유학생 유치는 요원하다. 
차제에 지역과 대학이 함께 대박을 터트리는 국제화 모델을 찾아내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아시아태평양대학(APU)은 대표적 사례이다. 국제화와 함께 지방대학 맞춤형 유학생 유치 플랜을 세울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지자체와 해외 지자체의 협력에 의한 맞춤형 유학생 유치이다. 즉, 상대국가에서 필요한 인력을 다품종 소량으로 길러주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공동교육과정 운영, 합동기숙사 운영, 언어교육체계 구축 등 유학생 정주여건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Q. 이번에 한국대학컨설팅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협회의 역할은?

A. 많은 대학이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외부의 시각에서 대학의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면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한국대학컨설팅협회는 대학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실증적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그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대학이 혁신하고자 할 때 그것을 도와줄 전문가집단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Q. 구 부총장은 한중수교초기에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중국교육전문가이다. 한국중국유학교우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도 (사)한중교육교류협회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교육을 이해하는 키워드를 소개해달라.

A. 우리는 중국을 볼 때 사회주의 국가면서도 너무 자본주의적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따라서 교육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본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중국은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경향이 있다. 겉으로는 그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꺼풀 벗기고 들어가면 중국교육의 밑바탕에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이념과 철학이 담겨 있다.
중국교육 이해의 첫 번째 키워드는 우홍우전(又紅又專)이다. ‘홍’은 사회주의 정치노선과 마르크스의 입장을 가지는 것이다. 그 핵심은 사회주의 방향, 인민민주전제정치, 공산당의 지도와 마르크스, 레닌주의, 모택동사상이다. 한편 ‘전’은 바로 전문적인 지식을 말하는 것으로써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홍’은 이념표준이고, ‘전’은 업무표준인 셈이다. 우홍우전형 인재육성을 위해 중국은 학교교육에서 사상정치교육을 매우 중시한다. 둘째키워드는 과교흥국(科敎興國)이다. 과교흥국은 과학과 교육을 통해서 국가를 발전시키자는 전략이다. 이 전략에 따라 중국정부는 교육을 우선 발전시키는 정책을 펴왔다. 그리고 천문학적 예산의 투입은 교육 분야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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