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주춤했던 나의 인생, 봉사와 열정으로 더욱 높이 도약하다
뇌졸중으로 주춤했던 나의 인생, 봉사와 열정으로 더욱 높이 도약하다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2.01.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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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을 건축설계와 골프, 그리고 장애인들과 동행하는 삶에서 찾다”
손건축사사무소 손인호 대표/대구광역시장애인골프협회 회장
손건축사사무소 손인호 대표/대구광역시장애인골프협회 회장

‘투명행정’, ‘친선도모’, ‘소통강화’라는 3대 공약을 걸고 대구광역시장애인골프협회 정기 대의원총회 선거를 통해, 지난해 11월 역대 최연소이자 제 5대 회장으로 취임한 손건축사사무소 손인호 대표. 경북 의성군에서 태어난 그는 제도펜에서 CAD까지 설계도면의 전문가로서, 34세부터는 천장 있는 모든 건물을 설계할 만큼 대구지역 건축설계 베테랑으로 활약해 왔다. 그러다 불의의 뇌졸중으로 쓰러져 장애를 얻었지만, 여기에 굴하지 않고 체력을 다지며 봉사활동과 파크골프에 열정을 다한 그는, 마침내 장애인들과 골프 스포츠인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구광역시장애인골프협회의 회장이 된 것이다. ‘인간승리’의 표본이지만, 자신을 과시하기보다는 타인과의 동행에 힘쓰겠다는 그의 2022년 계획과 인생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안전이 담보된 설계로 믿음과 신용의 건축업계 분위기를 선도하다

역대 최연소로 회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대구광역시장애인골프협회 제 5대 회장으로 취임한 손인호 대표의 본업은 손건축사사무소의 전문 건축사다. 안동공고 건축과에서 건축설계를 배워 해병대 제6여대 공병참모실 설계담당을 거쳐 굴지의 건축설계사무실에서 승진을 거듭해 작은 건축물부터 대기업 협력사 의뢰까지 대한민국 건축의 역사를 함께 한 그는, 1998년 건축사자격을 취득하고 이듬해 대구에서 손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한다. 34세부터 업무의 주력으로 삼은 아파트와 빌라 등 주거지, 상가와 상업단지, 공장, 병원, 기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손건축사사무소의 건축설계경험은 매우 풍부하며 설계는 물론 시공, 시행, 금융회사의 3요소가 잘 갖춰져야 하는 건축 분야에서 특히 손 대표의 기량은 빛났다. 그의 건축에 대한 소신은 바로 안전이 담보된 설계라고 한다. `90년대 중반 한국 건축법령을 바꾸고 해외와 필로티 시공을 대하는 관점까지 달라진 계기가 된 삼풍백화점 붕괴, 그리고 도로점검의 부실함이 부각된 성수대교 붕괴를 계기로 안전시공이 강조되었지만, 손 대표는 그전부터 정도를 지키고 도면 설계에서 시공, 사후관리까지 만전을 기하며 IMF로 버거운 창업 시장에서 업계의 신뢰를 얻었다. 10년 주기 건축 사이클에서도 생존력을 보여준 손 대표는, 지난해 가장 공을 들인 상가 및 대구성서공단 내 신축 지식산업센터 설계를 통해 대구시내 8개구 안에 크고 작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에 많은 기대를 갖고 새벽부터 도면 규정과 철저한 감리로 개업 25년차인 올해도 연구와 참신한 디자인 연구, 안전과 사후관리로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40대 후반의 터닝 포인트, 건강을 잃은 후 새로운 삶의 의지 얻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서울의 금싸라기 땅은 다 돌고, 청도군청과 봉산문화회관 등 굵직한 일감도 그의 몫이었다. 더욱이 사정상 막판에 취소되었지만 중국 거대관광특구프로젝트에 참여해 한국 대표로 당시 중국 당 서기를 대면하는 영예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뜻밖에 좌초된 것은 2013년 40대 후반의 일이었다. 순풍에 돛을 단 그의 인생은 장인장모님과 아버지의 별세라는 비보를 겪으며 밤샘작업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던 어느 날, 뇌경색으로 의식을 잃으면서 달라진다. 순간적인 통증으로 쓰러져 보름 간 사경을 헤매다 일어났을 때, 일할 때 늘 자신만만하던 천장은 수액이 달린 중환자실의 천장으로 바뀌어 있으며 팔도, 머리도, 허리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다.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던 명료한 목소리마저도 어눌해져, 그는 5급 장애인이 되었다. 눈물에 젖어 달려온 가족은 아침 8시 단 한 번의 면회만 허락되었고, 그는 고교 입학을 앞둔 딸에게 인문계 진학을 당부하며 그의 손을 잡은 아내에게 군대에 있는 아들을 부탁했다. 가족을 위해서도 하느님에게 목숨만 살려 달라고 빌기를 몇 달, 그러다 손 대표는 마음을 다잡고 온 힘을 쥐어짜 재활병원에 입원해 3년 반에 걸친 재활을 시작했고, 술과 담배도 끊었다. 같은 병원의 동료들을 보니, 뇌혈관질환은 생각보다 많은 병이었다. 그들의 조언대로 걷기보다는 물에 뜨는 수영으로 근육을 단련하니 호흡이 원활해졌고, 말하기나 근력으로 몸을 지탱하는 데도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그렇게 수영반의 총괄회장이 되어 2년 간 즐겁게 운동하며 용기를 얻은 그는, 우연히 바이어들과 즐겼던 골프를 대체할 파크골프를 접하며 푹신한 잔디를 다시 밟은 날, 잃었던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고 한다. 

장애인골프 분야의 성장과 불우한 이웃돕기에 기꺼이 동행하다
손 대표의 의지와 추진력은 장애에 굴하지 않았다. 선글라스와 모자, 팔토시를 착용하고 필드에 나가게 해 준 파크골프로 활력을 찾은 그는 장애인골프협회에 들어가 회원들의 대소사를 책임지며, 달구벌파크골프클럽에서는 회장에 추대됐다. 열심히 활동한 그는 마침내 파크골프와 일반골프를 총괄하는 대구시장애인골프협회 회장까지 오른다. 회장이 된 그의 바람은 장애인골프의 홍보와 조직 성장, 더 많은 경기유치다. 연 3회 이상 정기친선경기 개최, 장애인들이 골프를 쉽게 접하도록 유관기관과의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공약이며, 전국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투명한 협회가 되도록 임원과 회원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그의 생각에 있다. 2022년 협회의 목표는 회원들의 공존공생, 건강증진과 친목도모로서, 손 대표는 회장으로서 장애인들에게 많은 대회로 활력을 주고 싶다고 전한다. 그리고 코로나 위기 속에서 철저한 방역아래 전국 16개 시도협회를 주축으로 전국대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였으며, 대구시 장애인이 올림픽, 전국체전, 제주특별시장대회 등에 출전할 때 선수들을 이끌고 지원하는 데도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도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를 얻은 이들이 주변의 도움과 스스로의 의지로 극복한 과정을 공유하고 꿈과 희망으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하도록 그들에게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손 대표는, 이 과정에서 영남대 경영학대학원에 진학하고, 봉사활동에도 관심이 많아져 대구공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과정도 시작했다. 이러한 그의 삶은 전국적인 매스컴을 탔으며 수많은 수상으로 치하를 받으며 그에게 더 많은 용기를 주었다고 한다. 

돈보다 사회적 책임을 더 먼저 생각, 모두의 희망의 등불 되겠다
“장애인도 사람이기에 스포츠와 예술, 문화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그는 (사)장애인문화예술협회의 기획위원장으로서 제 15회 전국장애인가요제를 열고, 문인시상식을 기획했다. 또한 협회와 함께 무료급식 봉사와 기부, 청소년가장 후원, 독거노인 김장김치나눔행사 등 매년 정기봉사도 계속하고 있다. 투병 전에도 해 온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원 법사랑위원회의 수석부회장 직은 그가 환자복을 입고 참석할 만큼 중요한 일이다. 이는 비행청소년들과 결손가정,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들 돌봄과 수감자들의 적응 및 물품지원봉사, 그리고 학생들 대상의 학교폭력예방 캠페인과 미혼모 돌봄/생활지원, 모범학생 장학금지원 등의 활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구지방법원 감정위원, 대구광역시청 건설기술심의위원, 대구남구/북구/서구/달서구청 건설기술 심의위원, 대구 바르게살기운동 달서구협의회 회원, 대구건축사회 디자인개선 자문위원 등. 그는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고자 자신의 설계와 시공능력으로 도움이 될 만한 장소는 어디든 기꺼이 힘을 보탰다. “장애인은 돌봄의 손길이 없으면 사고는 가능하나 행동이 안 되어, 온실 속 화초가 되거나 좌절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직업과 배우자 상실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이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일자리와 스포츠, 취미생활이 보장되도록 제도적 보완에 힘써주고 싶다”는 김 대표, 그는 “김대중정부 이후 강화된 복지법과 최근 이슈가 된 장애인관련법이 잘 시행되고 유럽처럼 장애인들이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 수 있도록, 장애인과 일반인이 ‘함께’ 하는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에서, 불우한 청소년의 삶에 등불을 켜주며 ‘동행’ 하는 삶을 평생 살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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