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펼쳐질 수석인들의 장, 세계자연사박물관
강릉에 펼쳐질 수석인들의 장, 세계자연사박물관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2.01.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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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원도수석인연합회 원봉호 회장
(사)강원도수석인연합회 원봉호 회장

‘수석(壽石)’에는 수 천, 수 만년의 시간에 걸쳐 오롯이 자연의 힘만으로 빚어낸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같은 지역, 같은 석질을 갖고 있더라도 전혀 다른 모양과 형상을 띄기도 하고,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았음에도 마치 한 폭의 산수화처럼 아름다운 무늬를 드러내기도 한다.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수석에 담긴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꿈꿔왔으나, 최근에는 자연보호 관련법이 강화되며 수석 채취가 금지되고, 수석을 취미로 하는 이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가운데 아름다운 수석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그 문화를 되살리고자 하는 이가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전국의 유망한 수석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게 될 ‘세계자연사박물관’의 신축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사)강원도수석인연합회 제11대 연합회장, 원봉호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3만 평 부지에 ‘세계자연사박물관’ 건립 추진

(사)강원도수석인연합회 원봉호 회장이 ‘수석’에 매료된 것은 1972년, 군 제대 후 그가 아직 20대 후반이던 무렵이었다. 이후로 47년 간 수석과 함께 살아온 원봉호 회장이 지금껏 모은 수석은 그 종류만 따져도 약 20~25만 점이나 될 정도. 이를 모아 고향인 강릉에 작은 전시관을 열 생각을 오랫동안 품어왔던 원봉호 회장은, (사)강원도수석인연합회와 함께하게 되며 그 꿈의 크기를 더욱 크게 키우게 되었다. 

원 회장은 “2018년 후반기에 연합회에 입문하고, 2019년도에 11대 연합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전국의 사람들에게 우리 연합회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수석을 취미로 갖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기존의 수석인들 나이대가 60대 이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이대로 방치하다간 수석문화가 단절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컸습니다. 또한, 자연보호 관련법의 강화 이후 새로운 수석을 발굴할 기회는 차단되고, 기존의 수석을 서로 바꾸거나, 고인이 된 수집가의 수석 콜렉션들이 경매 시장에 나오고 판매되는 것이 전부인, 그야말로 좁은 웅덩이 안에서 고여 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러한 위기감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관련 기관과 강릉시, 강원도, 문체부 관계자들과의 협의 끝에 강릉에 ‘자연사박물관’과 ‘세계돌박물관’의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고, 강릉시 30%, 강원도 20%, 문체부 50%의 정부 지원을 받아 강릉에 약 3만 평의 부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부적인 추진계획과 설계를 준비 중인 세계자연사박물관에는 세계돌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 등 2동이 지어질 예정이다. 또한, 에어돔 방식으로 건립될 건물 2동 중 한 쪽에는 분재 전시관과 공연장, 아이들을 위한 실습장 등이 마련될 예정이며, 나머지 한 쪽에는 사계절 썰매장, 스케이트장, 얼음 조각상 전시관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 밖에도 관람객들이 박물관 밖을 나가지 않고도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전용 식당과 강원도 특산물 및 특산음식 판매코너가 마련될 계획이며, 인근 경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약 12층 높이로 구성될 전망대에는 회전식 커피샵과 베이커리도 구성될 계획이다. 박물관 내에는 원봉호 회장 외 연합회 회원들이 소장하고 있던 다양한 수석들이 전시될 예정이며, 기증자를 위한 기증 전용관, 해외 각국의 수석들을 따로 분류해 놓은 세계관, 희귀하고 가치가 높은 수석들만을 모아 전시하는 명품관 등도 구성될 예정이다. 박물관은 오는 2024년 세계청소년동계올림픽 이전에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석이 담은 자연의 아름다움, 후대에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라

(사)강원도수석인연합회에서는 이번 박물관 건립 계획을 축하하는 의미와 연합회 창립 38주년을 기념하며 12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제15회 회원전’을 개최하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최근 더욱 거세진 코로나의 영향으로 작품 출품 및 참석을 희망했던 회원들의 170~180여 점의 작품이 관객을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각 지역단위 연합회의 회장 및 부회장 등 200여 명, 회원 800여 명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석 동호인이 함께하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원봉호 회장이 박물관 건립과 함께 올해 2022년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는 6월 단오제 행사에 맞춰 진행될 전시회와 세계자연사박물관 추진위원회 발족, 강수연(강원도수석인연합회) 장학재단 발족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원 회장은 “‘강수연 장학재단’ 발족은 이번 세계자연사박물관의 건립 계획의 일환입니다. 박물관의 입장료와 수익금, 방문객들의 기부금 등으로 모인 장학기금은 지역 내 불우한 학생들과 강원도 및 전국 회원 자녀 등 약 100여 명 학생들의 어려운 학업을 돕는 데에 활용될 예정이며, 이와 함께 수석문화의 확산과 교육에도 힘을 싣게 될 계획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이번 6월에 계획된 행사에서는 제가 직접 노랫말을 지은 강릉경포대 노래비의 제막식과 함께, 제2회 전국수석인가요제가 유치될 예정이기도 합니다. 진즉에 계획되었던 행사이지만, 코로나 시국이 심화됨에 따라 그간 계속해서 미뤄져왔던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더욱 많은 분들이 수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수석의 매력을 알아가게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사)강원도수석인연합회는 세계자연사박물관이 건립되면 20년간 자체적으로 운영 한 뒤, 이후 강릉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라고 한다. 원 회장이 앞서 했던 말처럼, 일생을 바쳐 수집한 수석들이, 그 안에 담긴 아름다움이, 그 문화가 후대로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 앞으로 어떠한 결실을 맺게 될 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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