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려낸 도시의 밤, 이야기 가득한 조명디자인으로 주목받다
빛으로 그려낸 도시의 밤, 이야기 가득한 조명디자인으로 주목받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1.11.19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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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닉 김택민 연구소장
디오닉 김택민 연구소장

도시의 밤을 밝히는 것은 빛이다. 건축물의 조명, 가로등과 간판의 불빛, 길게 늘어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어우러지며 도시의 ‘야경(夜景, nightscape)’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도시에 내려앉은 밤의 경관이 그 아름다운 빛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하자, ‘조명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대도시의 야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되었고, 생활의 편의를 위해, 시민들의 안전과 범죄예방을 위해, 보행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홍보하기 위해, ‘경관조명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일궈왔다.

공간이 가진 이야기와 상징성, 특색 있는 야간경관의 재료가 되다
국내 경관조명 시장에서 ‘디오닉 조명디자인 스튜디오’는 독특한 개성과 차별성으로 부각된다. 외관과 성능이 일률적이던 기존의 조명 체계에서 벗어나, 조명이 설치된 위치, 주변 환경, 목적이나 특성 등의 독특함을 반영해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있는 경관조명을 구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침체된 관광 분야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경관조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활동 영역은 더욱 다방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대해 디오닉 김택민 연구소장은 “저희 디오닉의 경관조명은 ‘이야기’와 ‘상징성’을 지닌 조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경관조명은 건물, 터널, 다리 등 공간에 따라 기능적인 요소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론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그 공간을 색다르게 변신시켜주기도, 공간을 더 돋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이야기와 상징성을 조명에 담아냄으로써 그 경관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더 오랫동안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디오닉의 스토리텔링이 구현된 대표적인 사례로 밀양-울산을 연결하는 터널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터널이 가진 ‘두 개의 도시를 연결해주는 공간’이라는 상징성에 주목했다. 운전자의 시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터널 조명에 영남알프스 능선의 모습을 형상화해 계절마다의 변화를 빛의 색으로 표현한 것이다. 운전자는 100km 길이의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짧게나마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받고 있으며, 답답한 터널 내부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는 만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오닉은 조명기구의 기술적 고도화에서도 돋보이는 성과를 인정받는다. 김 소장은 “조명 근처에 수목이 위치해 있는 경우, 그 색이 노랗게 변질되거나 창백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색온도의 영향도 있겠으나, 연색이 낮은 광원을 사용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에 저희는 수목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 계절에 따른 단풍의 색을 더욱 선명하게 나타낼 수 있는 ‘Ra90 이상의 고연색성 조명’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자연 경관 뿐 아니라, 건축조명에도 사용되어 건물의 마감재 색을 돋보이게 할 수 있으며, 보다 선명한 야간경관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디자인상의 불편한 점을 개선한다거나,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기면 바로 제품을 개발하여 적용한다는 것이 저희 ‘디오닉’이 다른 경관조명회사들과 차별화되는 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김 소장은 “국내·외 경관조명의 트렌드는 디자인, 기술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되기 때문에 한 가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조명의 활용분야 및 적용에 대한 논의가 무척 활발해지고 있으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도로조명 뿐 아니라 범죄예방디자인과도 연계되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기술은 경관조명으로도 확장되면서 건축물 조명 원격제어, 통합제어 기술로도 구현되고 있으며, 도시 야간경관 발전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저희 디오닉 기술팀에서도 어플을 통해 경관조명 연출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이를 활용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 관리자라도 손쉽게 조명 설정과 분위기를 바꿀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모두의 만족과 편안함을 위한 조명디자인을 구현해나가겠습니다”
한편, 김택민 소장은 최근 경관조명을 통한 ‘야간경관 조성’이 도시 관광 활성화의 주된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빛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그 지역의 낮과 밤의 경관을 모두 보게 됩니다. 그 지역만의 특색, 역사, 문화를 보고 느끼면서 많은 것들을 기억하게 되지만, 야간 경관을 통해서도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지역의 야간경관은 마치 메뉴얼이라도 존재하는 것처럼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고, 당장 눈의 즐거움은 느낄지 몰라도, 기억에 남기는 어려워보입니다. 또한, 강렬하고 자극적인 연출로 인해 눈에 피로감을 더하고, 지역주민들에게는 거부감을 주기도 합니다”라며, “좋은 경관조명이란 공익성, 창의성,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지역에서 살아가는 모두가 공유하는 빛으로서의 심리적 편안함과 기능적인 안전성, 빛공해로부터 벗어난 친환경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둘째로 지역 특색을 반영한 창의적인 디자인, 시민들의 생활양식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공공디자인에서의 심미성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빛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도시의 주인이랄 수 있는 시민들의 참여와 합의를 통한 투명성이 전제되어야만, 모두의 만족감을 높이고, 도시의 발전을 가져오는 빛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그는 “향후 대한민국 경관조명이 세계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조명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기 보다는, 우리만의 빛을 해석하는 방법이나, 이에 맞는 조명기구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전통의 빛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과는 다른 ‘한국의 빛’을 올바르게 세울 수 있을 때에, 한국의 조명에 세계가 귀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현재 김택민 소장은 후대의 조명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전자고등학교에 신설된 조명아트과에서 교육에도 힘쓰고 있으며, 경관조명 진흥을 위한 규제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훗날 기회가 된다면 도시 빛 계획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보고 싶다는 김택민 소장. 대한민국 조명산업의 건강한 성장을 향한 그의 열정이 앞으로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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