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열심히 일하는 아빠에게 찾아온 가족의 행복한 봄날
소처럼 열심히 일하는 아빠에게 찾아온 가족의 행복한 봄날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1.04.12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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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숲이 힐링 메시지로 어우러진 작은 공원, 석림아트센터로의 초대”
심성규 작가/ 석림(石林)아트센터 대표
심성규 작가/ 석림(石林)아트센터 대표

조경전문 조각가인 노르웨이의 비겔란은 오슬로 시와 40년 간 10만 평 규모의 조각공원에서 남녀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스토리텔링 해, 피오르와 함께 100년 관광산업을 지탱할 만큼 세계적 명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한편, 2008년 경기 여주의 예술테마파크 석림아트센터를 만든 심성규 작가는 돌과 숲이 어우러진 이 자연친화적 공간을 어린이체험학습장으로 개방했는데, 그는 올해 온 가족을 위한 희망적 메시지를 봄날의 새싹으로 은유한 기획전을 열며 전시장으로서도 의미 있는 첫 선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4월 7일부터 3개월 일정으로 이어질 이번 전시의 콘셉트는 지난 2월 가족의 사랑을 강조한 <아빠, 힘내소> 전시의 연장선이다. 그리고 예술기획을 하며 그림, 문학에도 조예가 깊은 대작 전문 돌조각 작가인 심성규 작가의 작품으로 이뤄진 ‘홈커밍’, 가화만사성, 그리고 가족애가 움트는 조각·그림전이다. 

조각에 색을 입히고 유화·동화작가로 동시에 활동하는 최초의 조각가
정통 구상이 대세이던 1986년 경, 21세기에 유행하는 ‘채색 조각’을 이미 보여준 심성규 작가는 ‘새로움’, ‘최초’, ‘가족애’를 상징하는 예술가다. 그의 기질을 닮은 화강석을 좋아하고, 50톤에 달하며 17m 높이에 이르는 돌조각을 국내 작가 중 처음으로 시도한 심 작가는 대부분의 창작 소재를 사회의 기반이기도 한 가정, 특히 가족 구성원의 유대감으로부터 찾는다. 동양화를 그렸으나 주변으로부터 “체구에 어울리는 예술을 하라”는 충고를 받아들여 중 1때 조각으로 전향한 그는, 값진 노동의 예술이자 ‘조각의 꽃’이 돌조각이라 생각한 20세 이후 돌을 다듬는 일을 생업과 예술 기반으로 삼았다고 한다. 다양한 사업에서 칠전팔기로 다시 일어선 그를 지탱한 힘이 가족이기에, 그는 아내와의 첫 여행이야기를 1회 전시 <100년의 약속>에 담았으며 결혼 10주년에는 기념전도 열었다. 딸을 기르면서 아이의 꿈에서 세상의 미래와 희망을 보게 된 심 작가는, 벽돌 위에 앉은 아이를 사이에 두고 엄마가 생각하는 아이의 미래와 아이가 생각하는 자신의 미래를 대칭시켜 서로의 공통점과 생각의 차이를 보여준 <사유(아이의 꿈)>으로 제 3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심 작가의 초대전 <아빠의 꿈>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외양묘사에서 크기변형과 강조로 존재감과 성격을 스토리텔링하는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11세 딸을 위해 출간한 <낭만고양이와 다람쥐>를 계기로, 그는 조각가로서는 처음으로 직접 글을 쓰고 삽화, 표지까지 그린 동화작가가 되었다. 올해 2월 갤러리KOSA에서 열린 개인전 <아빠, 힘내소>에서는 가족의 유대감으로부터 힘을 얻어, 가정을 지키고자 버티는 소로 은유된 아빠를 격려하는 가족들을 묘사한다. 그가 좋아하는 수묵처럼 잔잔한 터치의 <기다림>은 조각처럼 따뜻한 마음이 담긴 유화로, 심 작가는 이번 4월 석림아트센터 개인 테마전에서도 그동안 비공개로 작업한 유화들을 조각 작품과 함께 선보인다.

작가는 희망의 원천이 되는 메시지를 작업해 사회에 돌려주는 사람이라
‘석림’이라는 이름에는 돌과 숲이 어우러진 곳에서 돌산처럼 큰 조각을 하겠다는 그의 바람이 담겨 있다. 진보적이었기에 때 이른 시도에서 시련도 많았던 그는, ‘돌아온 탕아’를 보듬는 성경 속 가족처럼 가족과의 관계와 대화에서 안정을 얻었다. 그래서 그는 아빠의 떠나간 청춘에 전지적 시점의 “부라보!”를 외치기보다는 가족의 입장에서 “힘내소!”를 말한다. 명성교회의 대형 조각들도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의 손을 거쳤는데,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성령적인 디테일을 성공적으로 마감한 것도 르네상스의 조각가들처럼 스케치보다는 돌의 형태를 보며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 것이 먼저인 돌과의 연대감 속에서 이뤄낸 일이었다. 가정의 달을 기념한 5회 초대전 <돌에게 말을 걸다>는, 돌에게 작가정신을 질문했을 때처럼 부모자식의 관계성 스토리텔링에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얻어낸 결과물이다. 여주 어린이체험학습과 용인 포은아트갤러리의 행사 프로그램도, 심 작가가 사회에 주고자 하는 메시지인 “행복과 희망은 가족으로부터”의 영향으로 아이들과 가족 지향적으로 구성했다. 한편, 최근 조각가 이영주 추모특별전에 참여하기도 한 심 작가의 오랜 멘토는 시, 그림, 조각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준 미켈란젤로이며, 관광도시 조경을 성공시켜 시민들의 생계를 열어 준 조각가 비겔란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한다. 돌에 관한 산업과 그 외의 예술이나 사회사업처럼 다양한 분야를 거치면서 배운 것이 많다는 심 작가는, 남을 돕기 위해서는 돌처럼 물리적 기반도 탄탄해야하기에 자기만족보다는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자기답게 작업하는 다양한 예술을 찾는데도 관심이 많다. 그렇게 종합예술을 지향하며 시나리오와 작곡 취미도 있는 그는 음악과 돌 작업이 콜라보 된 새로운 퍼포먼스도 생각하고 있으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3개월의 전시가 끝나면 내년 석림아트센터에서 미니공원을 겸한 야외조각전시가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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