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문화명인, 서각작가 송전 최병두 선생
한국예술문화명인, 서각작가 송전 최병두 선생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1.01.18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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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서각연구원 최병두 작가
송전서각연구원 최병두 작가

한 획 한 획 정성스레 새겨 넣은 아름다움, 서각예술의 세계를 엿보다
묵직하면서도 유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힘차다. 여러 예술장르 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가장 긴 작업시간과 예술혼을 필요로 한다는 ‘서각예술’을 본 이들의 감상이다. 나무 위에 뭉툭한 칼과 망치 등의 도구를 이용해 글이나 그림을 새기는 ‘서각’은 도구와 재료에 대한 깊은 이해 뿐 아니라, 머리에 떠오르는 미적 영감을 서예로 표현해 내는 능력, 그리고 이를 나무에 입체로 조형하며 힘의 강약을 세밀하게 조절해내는 집중력과 끈기 또한 필요하다. 단순히 어느 한 분야만 통달하는 것으로 닿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우리는 그 작품들을 보며 감탄과 감동을 하게 되고, 그들을 명인이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경북 경주시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각작가 송전(松田) 최병두 선생은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에서 선정한 ‘한국문화예술명인’ 중 한 명이다. 매년 한국예총에서 우리 시대 최고의 예술가들을 엄선해 수여하는 ‘명인’의 칭호를 받은 인물인 것이다. 지금껏 3회의 개인전 및 200여 회의 그룹전에 참여한 지역의 대표 서각작가인 그는 지난 2019년 7월에는 ‘제6회 한국예술문화명인 특별초대전’에 참가,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된 죽서각 작품들을 전시하기도 했으며, 경주 국립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물인 신라대종 전각의 한글 현판은 덕봉 정수암(德峰 鄭壽岩) 선생이 쓴 글씨를 그가 서각 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금년도 9월 열린 ‘대한미술대전’에서는 2차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최병두 작가가 서각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즈음, 우연히 서각 작품 전시회를 접하면서였다고 한다. 서각의 공간적, 입체적 작품 구성과 나무 소재와의 조화, 그리고 그 예술성에 완전히 매료된 그는 이때 본격적으로 서각 예술에 입문했으며, 구봉 김진석 선생으로부터 전통서각을, 환옹 김진희 선생으로부터 현대서각을 각각 사사받았다. 특히, 지인으로부터 얻은 대나무(맹종죽) 한 토막을 접한 뒤에 그의 예술세계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것을 넘어, 서각의 보편화된 인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내는 데에 이르렀다고 평가된다. 

서각예술의 정신이 현대인들에게 힘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최병두 작가는 서각작가이기 이전에, 무려 43년간이나 교육계에 몸담아온 교육자이기도 하다. 최 작가는 7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 문화중고등학교에서 한 평생을 교사로서 살아왔으며, 그가 배출한 수많은 제자들은 각계각층의 우수한 인재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의 교육에 대한 철학, 제자들을 대하는 자세에서의 진실함이 어떠했는가는 그 제자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동아대학교 이해우 총장, 경남대학교 박재윤 부총장, 전국회의원 김종훈의원등 수 많은  제자들이 선생과 사제의 연을 맺고 있다. 특히 최 작가가 교사로서 정년퇴임을 맞이하던 2015년, 제자 590여 명이 모여 그를 위한 ‘기념 서각전’을 개최한 것이다. 이는 교육의 본질이 무엇이고, 교육자란 어떠해야하는가를 우리 시대에 되새겨주는 모범적인 사례 중 하나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최병두 작가는 교육자로서도, 서각작가로서도 그 공로와 업적을 높이 칭송받고 있다. 그는 교육자로서 ‘과학교육유공자 교육부장관상’과 ‘교과학습지도유공자 교육부부총리상’, ‘교육인적자원부 신지식인’ 선정, ‘한국과학재단 한국과학교사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한국사도대상’과 ‘SBS교육대상’ 등 2개 교육대상을 모두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전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유발과 학습역량을 증진시키고, 교사들과 자료를 공유하고자 2001년 개설하고 운영한 ‘최병두 화학교실’ 온라인 홈페이지는 가입회원 7만 명, 교사회원 5,000여명을 기록하며 국내 온라인교육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또한, 서각작가로서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아카데미미술대전 등에 초대작가로 참여했으며, 신라미술대전, 경상북도서예대전 등에서 최우수상 및 우수상을 수상하여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이사, 아카데미미술협회 이사, 송전서각연구원 주재로 예술 분야의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최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서각에 담겨 있는 올곧고 굳센 정신, 우리 민족의 역사와 혼이 그 어느 때보다 힘이 되어 주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스스로를 ‘미완의 작가’라 칭하며, 앞으로도 끝없는 완성을 추구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예술의 중요한 한 영역인 서각예술의 아름다움을 깊고 의미 있게 새겨나가겠다는 최병두 작가. 그가 새겨내는 정성어린 한 획, 한 획이 더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로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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