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간격은 멀어져도 관객과 예술가들의 마음은 하나
객석 간격은 멀어져도 관객과 예술가들의 마음은 하나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0.09.24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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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공연 지속 원하는 관객의 열망에 좋은 공연기획으로 보답”
유진예술기획 강교상 대표
유진예술기획 강교상 대표

대전충남은 수도권과 떨어져 있음에도 오래 전부터 예술가들의 작지만 알찬 기획공연과 전시를 꾸준히 이어 온 도시다. 그 중 클래식과 퓨전, 뮤지컬 공연기획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대중들에게 인지도 높은 스타, 그리고 성장하는 유망주까지 많은 예술무대를 기획하고 성사시킨 유진예술기획은 매달 10회 이상 우수한 공연을 선보여 예술무대를 갈망하는 아티스트들과 애호가들에게는 햇살 같은 존재다. 코로나 상황이 여전한 올 하반기에도 실내 거리두기 동선을 안전하게 짜는 한편, 관객들이 좋은 무대를 경험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양질의 공연일정을 준비해 둔 강교상 대표의 클래식과 공연기획 사랑에 대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곡과 지휘, 뛰어난 기획으로 클래식과 국악, 뮤지컬을 넘나들다
2012년 5월 설립된 이래 온라인 티켓팅 오픈 30분 만에 전석매진을 기록한 소프라노 조수미 콘서트, 전국에서 몰린 팬들로 대성공을 거둔 소프라노 신영옥 콘서트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대전예술의전당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 내한공연 등 굵직한 성과로 유명한 유진예술기획은 올해 대한민국미래경영대상 공연기획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공연사업팀과 디자인사업팀으로 나뉜 유진예술기획은 독주회, 독창회, 앙상블 등 정기연주회 중심의 클래식 전문공연, 그리고 그 외 음악극과 퓨전아트, 오페라 갈라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유치한다.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관현악과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 키예프 국립대학교 문화예술과, 러시아 그네신음악원 지휘과를 수료한 강교상 대표는 연주자와 지휘자, 편곡자, 실무 사무국장을 겸해 온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다. 그는 1990년대부터 KBS대전방송국, TJB방송국의 음악편곡자로 활동하다 1997년 멘토오케스트라가 창단된 뒤 10년 간 지휘자로 일했으며, 동명의 기획사에서 활동하다 자연스럽게 인수하여 지난 해 유진예술기획으로 상호를 변경하게 된다. 강 대표는 유학과 해외활동에 전념하는 대신, 자신의 음악적 기반이기도 한 대전에 둥지를 틀고 25년 간 우수한 클래식 공연 문화에 힘써 왔다고 전한다. 강 대표의 특기는 탁월한 편곡 실력으로, 전문 연주단체들의 러브콜을 많이 받았으며 클래식은 물론 홍지민, 최정원, 남경주 등 뮤지컬스타들과 팬텀싱어의 오케스트라협연을 위한 편곡과 퓨전국악 등 자체 기획으로 대전의 공연문화 발전에 한 몫을 했다. 또한 서울 수도권의 유망한 음악단체들과 해외 팀들의 공연을 연 1-2회 이상 개최했기에, 대전의 클래식 공연 팬들은 유진예술기획에서 매년 발표하는 공연 스케줄을 내심 고대하는 분위기였다.

거리두기 이후로도 당일 현장매진 되는 관객 열정에 가슴 뭉클해
이렇게 지금까지 한 달 평균 10회 이상의 공연을 성사시켜, 티켓파워가 강한 아티스트 섭외능력을 보여 준 유진예술기획은 올 초 터진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취소라는 마음 아픈 일들을 겪었다. 지그재그 객석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5백 석에서 1백 석으로 줄고, 하늘길이 막히면서 해외 아티스트들을 부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강 대표는 K팝처럼 온라인 공연으로 전환하거나, 혹은 유튜브 공연으로 대체한 다른 클래식계와 달리 공연의 현장감을 누리면서 안전하게 관람하고 싶은 관객들을 위해 많은 대안을 업계 차원에서 고려하고 있다. 한 달 전, 비로소 객석거리를 유지하면서 80명이라는 인원 제한 속에 무사히 공연이 열렸을 때, 강 대표는 숨통이 트인 표정과 얼굴로 들어오던 관객들의 눈빛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8월 공연 현장매진으로 인해, 표를 구하러 찾아왔다 매진 소식에 아쉽게 발걸음을 돌린 관객들을 생각하면 이들을 위한 추가 공연기획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국민들도 아티스트를 현장에서 접하는 공연이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강 대표는 클래식을 사랑하는 공연기획자라면 돈보다 음악과 공연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들의 간절함에 응답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8월 대전예술의전당 송혜주 피아노독주회와 제 30회 대전아트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콘체르타토’, 퓨전국악그룹 ‘풍류’ 교류공연, 플루트 앙상블 ‘에이카페’ 정기연주회 <냉정과 열정 사이>, 장한별 피아노 귀국독주회 일정은 강 대표에게 있어 여느 톱스타들의 공연 일정 못지않게 감동적인 일화로 기억할 만한 공연들이라고 한다. 

무대 뿐 아니라 음악치료와 축제 분야에서도 클래식의 감동 전해 주고파
강 대표는 9-10월 시즌 공연으로 대전예술의전당 ‘현대음악 2020’, 클래식기타리스트 송정연 독주회, 디악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 제22회 단스 앙상블 정기연주회, 테너 장명기 독창회 일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11월에는 침례신학대학교 피아노 동문음악회, 그리고 대덕오케스트라와 대전아트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와 ‘풍류’의 세종문화예술회관 공연,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인 12월에도 반 브라스, 피아노 앙상블 피아빌레, 대전아트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와 메조소프라노 이윤정 독창회가 있다고 전한다. 아티스트 섭외와 초청 및 대관에서 홍보, 공연진행과 무대 디렉팅, 아티스트 컨설팅까지 하는 강 대표는 장기화된 코로나상황에 따라 예술계와 정부가 힘을 합해 정책적인 문제해결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다행히 해외처럼 우리나라 클래식계도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조성진의 등장 이래 새로운 팬덤이 형성되고 좋아하는 곡을 잘 연주하는 지역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래서 연주자를 직접 보는 생생한 현장감과 여운을 잊지 못해 계속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아지고 있어, 강 대표는 새로운 작곡가들이 모던과 어쿠스틱을 오가며 탄탄한 문화를 이룬 해외 클래식계만큼은 아니지만 국내의 클래식 팬들도 늘어가는 현상에 힘을 얻는다고 한다. 또 강 대표는 편곡 작업을 꾸준히 하면서, 클래식을 직접 노래하고 연주하며 감상하는 데서 오는 정서함양과 발달 효과가 상당히 크고, 나아가 클래식을 통해 마음을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연기획도 꿈꾼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클래식 축제인 대전국제음악제가 이미 있지만, 겹치지 않는 일정으로 지역 연주자들이 참가하길 원하고 관객들도 줄서서 기다릴 만큼 아기자기하고 새로운 느낌의 클래식 축제를 준비해 여는 것이 공연 기획자로서의 소망이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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