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류 통한 문화예술 장르의 증진 도모
국제교류 통한 문화예술 장르의 증진 도모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9.10.1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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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청미술관 우천 김생수 화백
우청미술관 우천 김생수 화백

한 나라의 대외 경쟁력을 평가하는데 있어 문화적 이미지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이미지 형성의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 문화예술 장르는 어느 한 자리에 고립되는 것이 아닌, 국제사회와의 적극적인 교류와 이해를 통해 더욱 발전한다는 점에서 국제교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한·독 미술교류전 성황리에 개최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8일까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된 ‘한·독 미술교류전’은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대표적인 국제 문화예술 교류행사 중 하나다. 2009년 봄, 우리나라 작가들이 독일 마르부르크市의 초대를 받아 현지에 작품을 전시하며 시작된 이 행사는 이후 광주시립 상록미술관에서 광주시가 초대전을 가지며 정기적인 교류전으로 안착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공식적으로는 6회이지만, 비공식으로 치러진 4회를 포함하면 10년을 꾸준히 이어왔으며, 올해엔 독일 마르부르크-비덴코프 예술가협회에서 참가한 독일작가 11명의 작품들과 각기 다른 장르와 색깔, 경력을 가진 한국의 원로·중견·신진작가 35명의 작품들이 문화창조원 죽립정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그중에서도 임천 이지향 작가는 전통회화의 한 장르인 문인화에 자신만의 작품세계와 색체를 담아내, ‘호박’이라는 매개체에서 우리가 고향을 떠올리며 느끼는 위로와 편안함, 풍요로움과 희망을 표현했으며, 한희정 작가는 백학도, 쌍룡도 등의 작품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 민화의 색체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세계를 소개했다. 또한, 現 한국민화교습소 원장이자 전북대·전주대 평생교육원 민화 전담교수이기도 한 김옥금 작가는 탄탄한 전통의 바탕 위에 고유의 창의력과 개성이 살아있는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한독미술교류협회의 한국대표이자 우청미술관의 관장이기도 한 김생수 작가는 특정한 재료나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을 화폭에 녹여낸 작품들을 출품해 관람객들에게 한국 전통채색화의 매력을 알렸다.

이번 교류전에 대해 김생수 작가는 “본 미술교류전은 국가와 국가, 동양과 서양이 서로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문화예술의 총체를 한 자리에서 공유하고 교감함으로써 양국 미술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지난 전시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 또한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주시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작품에 대한 감동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교류전을 위해 도움을 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저희는 앞으로도 우리의 미술을 발전시키고 세계에 알리는 데에 앞장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채색화의 진정한 가치 알리는 데에 최선 다할 터”
한편,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우청미술관은 우리 민화 작품 5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민화 전문미술관이다. 본래 2016년 3월 금남로에 처음 개관했었으나 관장이자 민화 화가인 우청 김생수 작가의 건강이 악화되어 문을 닫았다가 지난해 7월 충장로에 재개관하게 됐다. 김생수 화백은 1977년 민화에 입문한 뒤 서울에서 화랑을 운영해왔으며, 이후 고향인 광주에 대한 애향심과 지역미술 저변 확대에 대한 큰 관심으로 광주로 내려와 작품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또한, 한국채색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자신의 그림을 50여 점 가까이 기부하기도 했으며, 목포, 순천, 광주 등에 평생교육을 개설, 후학 양성에도 힘써 지금까지 약 400여 명의 후학을 배출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특히,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민화’라는 용어가 일제강점기 시대의 일본인 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가 붙인 명칭이라며, ‘민화’ 대신 ‘한국채색화’라는 말로 바꿔부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치욕의 시대, 일본인이 붙인 ‘민화’는 대중들에겐 익숙한 명칭이지만, 한국의 작가들에게 있어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이름입니다. 명칭을 붙였던 일제강점기 당시의 ‘백성(民)’은 ‘일본 황제의 백성’을 일컫는 것이며, 이를 계속 부른다는 것은 그들이 강요한 개념을 우리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가 ‘대한민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선 ‘한국채색화’를 쓰는 것이 보다 올바른 방향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이에 더해 김생수 작가는 일제강점기 이후의 채색화를 일본식의 그림이라 하며 무작정 배척하는 자세 또한 그릇된 이해에서 오는 잘못이라 강조했다. 채색화 자체는 이미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서 수천 년간이나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며, 특히 최근 들어서는 수많은 작가들의 노력에 의해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채색화의 영역이 복구되고 있다는 사실에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작가 스스로도 형태의 윤곽을 선으로 먼저 그린 뒤, 그 안에 색을 칠해 넣어 표현하는 ‘구륵법’이라는 기법을 창시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전파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외에 한국채색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 다짐하는 김생수 작가의 헌신과 노고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보람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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