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급 최소침습 복강경 로봇수술의 재발·난치성 결직장암 전문의
세계정상급 최소침습 복강경 로봇수술의 재발·난치성 결직장암 전문의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1.06.18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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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질환 협진으로 더욱 우수한 결직장암 치료분야의 성지 고대안암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진 교수/기획실장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진 교수/기획실장

서구식 식생활로 바뀌면서 국가암검진사업으로 5대 암 조기발견검진을 시행하는 한국의 주요 암 중에서, 대장암은 위암에 이어 발병 2위이자 사망률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대장암에는 비교적 치료가 까다롭지 않은 결장암도 있지만, 골반 속 다른 장기와 혈관으로 이어져 수술이 복잡하며 전이와 재발이 잦은 직장암은 매우 다루기 힘든 암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일반 직장암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난이도 높은 재발성 결직장암 분야에서, 최소침습과 복강경 로봇수술의 권위자들이 모여 수술성공률을 높인 선구자 그룹에 속한다. 이번 호에서는 고려대 안암병원의 대장항문외과 과장이자 기획실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진 교수를 만나, 한국 대장암수술 연구현황과 안암병원이 세계적인 수술전문병원의 명성을 얻은 비결을 알아보았다. 

복강경 로봇수술로 까다로운 재발성 결직장암 수술성공률 세계 평균의 2배 
대장암은 항문 주변의 직장과 직장 위쪽의 결장을 통칭하는 것으로, 고려대 안암병원은 결직장암(대장암과 직장암)에 특화되어 3기 직장암 5년 생존율이 80%에 달하며, 4기 직장암의 경우도 25%를 넘는다. 대장항문외과 김진 교수에 따르면, 안암병원에서는 이전의 암수술인 개복수술이 2%대이며 복강경/로봇수술이 전체 수술의 98%이다. MRI와 초음파진단으로 암의 진행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소침습이 가능한 복강경/로봇수술을 채택하면서 안암병원은 일반 대장수술부터 다루기 힘든 재발성대장암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얻고 있다. 최소침습수술의 1.5세대인 김 교수는 현재 직장암로봇/복강경수술의 선두그룹으로서, 홍콩, 싱가폴 등 해외 주요 병원 해외 강의를 통해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 시연을 많이 하고 있다. 김 교수는 본래 손기술이 좋기로 유명한 한국 외과분야에서는 환부를 작게 여는 최소침습분야를 빨리 받아들여 더욱 발전시켰다고 전한다. 그리고 기존수술부위의 해부학적 구조와 조직의 성질이 바뀌어 더욱 어려워지는 재발성대장암은 5년 이상 생존율이 세계평균 20-30%대이지만, 안암병원은 평균 최대 2배에 달하는 40%까지 진입시켰다고 한다. 비교적 쉬운 결장암과 달리, 재발성 직장암이 더욱 힘든 이유는 직장이 골반 속 깊은 곳에 있는데다 방광과 전립선, 자궁처럼 주변 여러 장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확장과 축소를 하는 기관인데다 직장과 맞닿아 있어서, 대장암 자체도 환부 자체 재발을 잘 일으키지만 림프절과 혈관을 통해 암세포가 다른 장기에 전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김 교수는 직장만 떼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 여러 장기를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직장과 동시절제하기에 안암병원의 3D입체화면과 자유도가 높은 로봇 팔을 도입한 로봇수술이 기본 방식보다 획기적이면서 안전하다고 덧붙인다. 또한 수술은 한 번에 떼어 내는 방식이기에 신중해야 하며,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만 한다. 그래서 김 교수는 환자CT결과만을 보고 수술에 들어가기보다는 틈나는 대로 가장 어려운 상황을 가정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이 수술에 도움이 되며, 이러한 연습을 통해 수술이 더욱 수월하게 풀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한국인의 주요암 발병 2위, 사망률 3위인 대장암, 주기적 내시경검사 권장
김 교수는 안암병원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술은 결장암을 비롯한 일반 대장암수술이지만, 재발되는 대장암환자가 연간 40-50케이스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결코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적절한 수술처치가 수술과 항암을 병행할 만큼 절박한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장하기에, 의사로서 소명의식을 갖고 환자에게 최종치료를 제공하는 수술을 해 주는 것이 외과의가 가져야만 할 직업소명의식이라고 한다. 특히 재발성대장암은 수술불가 판정이나 대장을 모두 드러내야 하는 환자를 세부적으로 검진해 인공장루까지 가지 않도록 돕는 역할이 중요하며, 의료기술과 장비도 중요하지만 임상과 환자수술케이스를 많이 접할수록 수술판단의 범위가 넓어, 더 많은 환자를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래서 김 교수는 “의사들이 특정 증상에 과감하게 나서지 못하는 것은 임상과 수술케이스를 볼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지 실력이 부족해서 망설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는 전공의들과의 컨퍼런스에서 동료들로부터 “평소에는 가만있다가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유독 관심을 보인다”는 평을 듣는데, 지금 수술 권위자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 것도 그만큼 드물고 어려운 임상을 접할 때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컸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김 교수는 의학도 시절 위, 폐, 간, 대장 순서였던 한국인의 암발병율에서 대장암이 2위까지 뛰어오른 것에 대해, 고령층과 붉은육류 과잉섭취, 음주흡연과 유전적 요인으로부터 과식과 생활패턴의 서구화가 더해져 자주 발병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대장암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장암의 전단계인 용종을 빨리 발견할 수 있는 내시경으로, 최소 3-5년에 한 번은 받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결직장암분야 학회에서도 모범사례, 교환학생과 해외환자들에도 각광
김 교수는 개인적인 노력은 물론, 우수한 협진시스템 덕분에 안암병원이 국내외 모두 인정받는 결직장암 로봇수술과 최소침습 수술의 성지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학회에서 외과학회 수련교육이사, 대장항문외과학회 정보기술이사,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부회장을 비롯해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대한소화기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학술적 성과를 공유하며 수많은 학회 강의일정을 치르고 있다. 또한 호주, 멕시코, 말레이시아에서 온 펠로우 의사들에게 로봇수술과 복강경수술을 시연하고, 해외학회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해 정보를 공유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리고 김 교수는 “동아시아에 많은 위암은 아직 한국이 발병율 1위지만 위내시경과 내시경절제술이 부각되면서 점차 수술이 필요한 진행성 암의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며, “대장내시경이 과거에 비해 대중화가 되어 가고 있음에도 북미, 유럽의 대장암 발병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대장의 경우는 대장 벽이 얇다는 특징 때문에 초기 진행성 암일 경우에도 내시경치료에는 한계가 있기에, 가급적이면 환자 입장에서는 용종단계에서 떼어내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행 보험제도와 검진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서도 미래의 고통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덧붙여 수술 못지않게 애착을 가진 업무가 수련교육이사로서의 교육업무이며, 우리나라 외과의 전통적 성과인 ‘레거시’를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보통 7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하면서 업무를 병행하면 피로를 느끼고 대개 피를 접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과 달리, 그는 수술을 담당하며 병원에서 원장과 부원장 다음 단계라고 할 만큼 병원에서 까다로운 실무를 담당하는 기획실장도 맡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처럼 중요한 이슈와, 이번 안암병원 확장개관에 관한 인력관리 등 전반적인 병원업무에도 최선을 다한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찾아서 하는 성격이며, 외과의로서 최고의 수술 선례를 남기고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의식이라는 그는, 마지막으로 “수술이 좋고 환자를 살리는 일이 좋아 다시 태어나도 외과를 선택하고 싶다. 그리고 병원 내부와 수술한 자리를 청소하는 분들도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두 한 팀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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