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는다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삶을 짓는 일”
“집은 사는 사람의 삶을 담는 공간”이라 말하는 건축사사무소 모아SM 이상만 대표. 그는 깊은 소통을 바탕으로 한 주택 설계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 지난 10여 년간 모아SM은 단독주택과 상가주택, 공공건축을 포함해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최근 5년간은 단독주택 비중이 70%를 넘을 정도로 주택 설계에 강점을 보여 왔다. 진주시 건축상 대상과 우수상, 우수주택 선정, 도지사 표창 등 여러 성과는 그 과정에서 쌓인 신뢰의 결과다.
이상만 대표는 진주·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무소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건축의 기초를 다졌다. 이후 2012년 모아SM을 설립해 독립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사무소 운영뿐 아니라 경상국립대학교 출강, 진주시 공공건축가 및 건축지도원 활동 등 공공 영역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건축을 “사람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인문학”이라 정의한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독주택 시대, 삶을 읽고 공간을 제안하다
최근 모아SM의 주요 프로젝트는 단독주택이다. 전체 업무의 70% 이상이 주택 설계로, 몇 년 전만 해도 상업시설이나 투자형 건물과의 비율이 6:4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단독주택을 의뢰하는 분들은 오랫동안 꿈꿔온 ‘자신만의 집’을 가지고 계세요. 그분들의 삶을 어떻게 건축으로 표현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죠.”
단독주택을 설계할 때 이상만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건축주의 삶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느냐”다.
건축주 대부분은 2대·3대가 함께 사는 가족 형태다. 부모 세대의 바람, 자녀 세대의 생활 패턴, 때로는 조부모까지 포함한 세대 간의 조화와 갈등을 읽어내며 설계에 반영한다. 그 과정에서 스케치, 모형, 그래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때로는 건축주와 함께 고민하며 설계안을 조정한다.
모아SM이 만든 집들은 하나같이 생김새가 다르다. 어떤 집은 낮고 긴 형태로 조용히 자리하고, 어떤 집은 마당을 둘러싼 ‘ㄷ자’ 구조로 열린 감성을 담는다. 또 어떤 집은 3대 가족의 동선을 정밀하게 분석해 층마다 다른 성격을 가진 공간이 자리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이것을 “가족의 정체성을 읽어내는 작업”이라 표현한다. 집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의 가치관·취향·관계·기억이 담기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단독주택을 짓는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 집을 짓는 분들이에요. 그래서 건축주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는 설계가 반드시 좋은 건축은 아닙니다. 건축가의 지식과 노하우로 서로의 견해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은 결국 긴 소통에서 나옵니다“라고 말한다.
이상만 대표의 설계 방식은 기능을 넘어 ‘살아가는 방식’을 고려하는 데서 출발한다. 한국적 정서, 이웃 관계, 가족 간의 유대, 공간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흐름 등을 자연스럽게 건축에 녹여내며, 때로는 시골집의 온기, 도시의 오래된 이웃 풍경을 떠올리며 즉흥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
“이미 정답을 정해두고 설계자가 주도하는 방식은 하지 않습니다. 살 사람들의 이야기가 설계의 중심이어야 하니까요.”
성과를 넘어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설계’를 기대하다
지난 5년간 모아SM은 진주시 건축상 대상 1회, 우수상 2회, 도지사 표창, 우수 주택 선정 등 여러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이를 “과정에서 쌓인 신뢰의 결과”라고 말한다.
“건축물은 건축주의 얼굴과 같습니다. 사람은 고유성이 있고, 건축은 그 고유성을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이러한 철학은 그의 개인적 경험에서도 비롯된다. 그는 자신의 집을 스스로 설계하고 직접 시공까지 해보며, 건축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앞으로 자신만의 집을 짓기 위해 혁신도시에 단독주택 부지를 매입하며 건축가로서 또 다른 꿈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또한 대학 출강을 통해 미래 건축가들에게 현장 경험을 전달하는 일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밤샘 작업을 하면서도 학생들과의 교류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건축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삶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지역과 함께 더 깊이 뿌리내리는 건축가가 될 터
경기는 어렵고 건축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변하지 않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지역의 삶을 이해하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집을 짓는 건축가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좋은 건축은 형태와 공간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 속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이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만들어갈 때 비로소 건축은 완성됩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소통의 철학,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건축. 진주 곳곳에 자리한 그의 건축물들은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