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사무소 ‘소시담’은 개소한 지 이제 2년 차에 접어든 아틀리에형 사무소로 경북과 대구를 중심으로 지역 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건물보다 사용자에 맞는 건물을 설계해 나가고 있는 소시담의 발전적 행보를 따라가 본다.
지역에서 천천히 그리고 진심으로 ‘장소에 시간을 담다’
소시담의 건축사에게 건축은 단지 ‘공간을 설계하는 일’이 아니라 그 장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시간과 감정을 담아내는 일이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소시담은 소시담만의 색깔을 그려 나가면서 그 과정에서 건축적 태도와 철학은 단단한 뿌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건물이 아닌,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설계하고 싶어요. 튀는 건물보다 사용자의 감정을 배려하는 공간이 제 설계의 중심입니다.”
건물 자체가 돋보이기보다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험이 더욱 특별해지도록 설계에 집중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감정선, 시간의 흐름, 주변 환경 등을 반영한 맞춤형 공간을 지향한다.
이름 ‘소시담(所時談)’ 역시 ‘장소에 시간을 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정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한 감정과 시간의 결을 건축에 녹여내는 것이 건축 철학으로 하나의 장소에 깃든 기억과 사람의 감정이 건축을 통해 조용히 표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소시담은 현재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카페, 음식점 등의 민간 프로젝트를 주로 다루고 있다. 동시에 공공 설계 공모전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지역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작업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2023년에는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대구경북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모전은 한두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참여하고 있어요. 아직은 완공된 건물이 몇 안 되지만,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걸 배우고 있죠.”
현재 시공 중인 프로젝트는 약 5건 정도이며, 설계를 넘어서 시공 과정까지도 직접 챙기며 프로젝트 전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설계는 ‘설득’의 예술이다
전재철 건축사가 생각하는 건축가의 핵심 역량 중 하나는 ‘설득’이다. 민간 클라이언트들과의 협업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건 공간에 대한 공감과 대화다.
“클라이언트와는 자주 미팅합니다. 현장에도 많이 가고요. 설계 도면이나 모형, 3D 자료를 이용해서 공간을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합니다. 계속해서 만족하실 때까지 원하는 것들을 드리기 위해 계속해서 소통하고 합니다.”
최근에는 서울에서 대구로 이주하는 한 클라이언트가 기존에 눈여겨 보시던 건축과 비슷하게지어달라고 의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현장을 살펴본 그는 땅의 조건과 풍경이 주는 느낌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그래서 별도로 새로운 안을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클라이언트가 흔쾌히 좋아해 주었다고. 이러한 과정속에서 클라이언트와의 신뢰는 더욱 돈독히 쌓였고, 이러한 경험들이 소시담의 행보에 큰 도움이 됐다. 현재 그 주택은 설계 만족도를 기반으로 신뢰 속에서 공사 준비중이다.
“그때 클라이언트와의 신뢰가 제겐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땅을 보면 더 좋은 건축을 해드리고 싶어져요. 설계비가 문제가 아니라, 결과물에 대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건축은 삶을 지키는 일’
건축 가치관을 깊이 새겨 나아가는 소시담으로
소규모 건축사사무소가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 중 하나는 공공 프로젝트의 접근성이다. 그는 ‘모두에게 공정하게 열린 기회’를 가장 큰 바람으로 꼽았다.
“물론 저보다 실력 있는 분들이 많지만, 심사 과정만큼은 투명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기회의 문이 더 넓게 열려야 작은 사무소들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소시담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하다. 유행을 좇는 것도, 화려한 건축적 제스처도 아니다. 사람의 삶을 지켜줄 수 있는 공간,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여백을 만드는 건축이 되고자 한다.
“건축은 사용자의 삶을 보호하는 틀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축, 그 소중한 삶을 담아낼 수 있는 건축을 하고 싶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소시담이지만, 그가 품고 있는 건축에 대한 마음만큼은 크고 깊다. 빠른 성공보다는 좋은 건축을 하나씩, 천천히 쌓아가고자 하는 그의 길이기에, 오히려 그 진심이 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닿을지도 모른다.
“이제 시작이니까 자랑할 게 많진 않아요. 하지만 제가 진심으로 믿는 건축 철학, ‘장소에 시간을 담는 건축’, 소시담이라는 이름이 어떤 건축을 하는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꼭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유행을 좇기보다 건축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작업들을 통해 서서히 성장하고 싶다는 전재철 건축사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