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하나 되는 자리, 차오름의 목소리에 젖어들다
남북이 하나 되는 자리, 차오름의 목소리에 젖어들다
  • 정시준 기자
  • 승인 2018.12.10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수 차오름
가수 차오름

[월간인터뷰] 정시준 기자 = 지난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물꼬를 튼 평화무드는 이제 정부 간 협력을 넘어, 민간교류의 단계로 넘어오고 있다. 지난 11월 16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8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가 그 대표적인 예다. 남북 주요 인사를 포함, 10여 개국에서 VIP급 인사들이 참석한 이 행사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화합을 다지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는 동시에, 데뷔 1년차의 한 신인 트로트 가수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뜻 깊은 무대로 기억됐다. 이처럼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하며,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뜨거워지는 무대를 선물한 가수 차오름을 만나봤다.

아태평화번영국제대회, 트로트 신예 차오름 ‘은실아’, ‘여러분’ 열창

아태평화교류협회 주최, 경기도 후원으로 열린 ‘2018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는 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강제동원 진상을 규명하고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겸 조국통일연구원장이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으며,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 등 해외 10여 개국 대표단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러한 자리에 가수로 초청되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영광일 것이다. 그리고 그 영광을 거머쥔 인물이 바로 올해 초 데뷔해 ‘노란 신호등’이라는 곡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신인 트로트 가수 차오름이다. 이날 가수 차오름은 정의송 작사·작곡의 신곡 ‘은실아’를 첫 곡으로 선보인 후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오신 귀한 손님들이 함께하는 자리인 만큼 특별히 남북의 하나됨을 함께 외칠 수 있는 노래로서 선곡했습니다”라며 가수 윤복희의 ‘여러분’을 열창했다.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울려 퍼진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야’라는 가사는 마치 오랜 세월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게 된 우리 민족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 느껴져 많은 이들의 눈가를 적셨다. 가수 차오름은 “우리 민족은 5천년을 함께 살았지만, 지난 70년을 헤어져 있어야 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우리 남북이 떨어지지 않고, 친구이자 형제임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그간 정부의 공식적인 요청에 의해 이 같은 무대가 만들어졌던 적은 있지만, 민간단체가 직접 주최하고 마련한 것으로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가요계의 거목이신 송대관 선생님, 최진희 선배님과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도 두근거리는 설렘과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다만, 캐스팅이 확정되어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준비 기간이 단 며칠에 불과할 정도로 급박했던 탓에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정말 만약에라도, 훗날 이런 자리와 기회가 또 온다면 그때는 더욱 멋진 무대, 가수로서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월간인터뷰] 정시준 기자 =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더 좋은 무대를 위해 노력할 터”

만찬 공연에는 가수 송대관, 최진희, 차오름을 비롯해 우주토와 토이토이성악, 앙상블 전통타악그룹 태극 등이 출연했다. 가수 차오름은 “역사적인 행사에 초대해주신 안부수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첫 곡으로 선택한 ‘은실아’는 2019년에 발표될 신곡이었지만, 이번 행사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만큼 모두의 앞에서 첫 선을 보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은실아’는 한국 전통 트로트가요의 맥을 잇는 노래다. 누구나 갖고 있을 가슴 아픈 첫사랑의 기억, 그리고 이별 뒤에 이어지는 후회, 떠나간 옛사랑을 찾아 헤매는 한 남자의 절절한 고백이, 최근 트로트가요의 주류를 차지하는 빠른 템포 대신에 약간은 느리고 서정적인 감성의 멜로와 잘 어우러져 있다. 무엇보다 그간 뛰어난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 깔끔한 무대 매너로 ‘트로트계의 아이돌’이라 불리며 인기몰이를 해온 가수 차오름에게 딱 맞는 노래라는 평가다. 가수 차오름은 “항상 저를 응원하고 아껴주시는 절친한 가수 박상철 선배님이 ‘노래에는 인연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번 노래 ‘은실아’가 2019년의 저에게 그 인연이 되는 노래라 확신합니다. 지난해가 ‘가수 차오름’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전통 트로트가요의 매력을 국민들에게 다시금 알려드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행사에서 그에게 배정된 노래는 총 3곡이었다고 한다. 한 곡은 신곡인 ‘은실아’, 다른 한 곡은 남북 화합의 의미를 담은 ‘여러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르려 했던 곡은 북한의 국민가요라 불리는 ‘심장에 남는 사람’이었다. 가수 차오름은 “제게는 낯선 곡이었지만 뜻 깊은 자리인 만큼 꼭 부르고 싶은 마음에 편곡자와 연주자를 어렵게 물색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주최 측의 여러 사정에 의해 불가피하게도 부를 수 없었지만, 훗날 지금보다 더욱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남북 관계가 긴밀해진다면, 그리고 제게 그 기회가 닿는다면 힘껏 불러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송대관 선생님께서 평소 ‘차오름은 내 후계자다’, ‘한국 전통 트로트를 이어갈 사람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한, 제가 고쳐야 할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며 더욱 성장하기를 독려하고 응원해주시는 것에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라며, “가수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 호흡하고, 눈을 마주치는 것, 그리고 함께 노래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항상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항상 관객들과 함께 하는 가수 차오름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평생의 꿈이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가수’를 선택함으로써 생애 가장 행복하고 열정적인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가수 차오름. 그의 노래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위로와 격려로써 전해지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