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회가 공감하는 건축을 설계하다
자연과 사회가 공감하는 건축을 설계하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4.11.15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운시우 건축사사무소 김종현‧고은진 소장/건축가
행운시우 건축사사무소 김종현‧고은진 소장/건축가

국어사전에 따르면 건축이란 ‘집이나 성, 다리 따위의 구조물을 그 목적에 따라 설계하여 흙이나 나무, 돌, 벽돌, 쇠 따위를 써서 세우거나 쌓아 만드는 일’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건축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삶과 늘 함께 해왔다. 아주 오래전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원형 또는 사각형으로 땅을 파 기둥을 세워 이엉을 덮어 집의 형태를 만들었다. 그리고 바닥은 진흙을 깔고 움집 안에는 취사와 난방을 위한 화덕을 설치했다. 이렇게 아주 먼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건축은 인간의 삶과 함께 역사를 해왔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 역시 건축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하며 인간이 살아온 모든 흔적에 건축이 있어 왔다. 
제주의 젊은 건축가 행운시우 건축사사무소(김종현‧고은진 소장/건축가)는 이러한 건축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공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건축의 선한 영향력을 목표로 한다. 

환경과 기능 등 모든 면에서 조화로운 건축
‘행운시우’는 다닐 행(行), 구름 운(雲), 베풀 시(施), 비 우(雨)로 직역하면 ‘구름을 움직여 비를 베풀어라’라는 뜻으로 메마른 땅에 내리는 단비처럼 이로운 일을 하라는 의미를 가진다. 
건축가로서 소신 있는 건축을 하고 있는 김종현 소장과 고은진 소장이 제주도에서 건축가로 활동하기로 결심하고 행운시우 건축사사무소를 열기 전 가장 먼저 한 것은 자신들의 집을 짓는 일이었다. 이것이 행운시우 건축사사무소의 첫 프로젝트다. 
2021년 개소한 행운시우 건축사사무소는 다양한 건축설계를 해 오며 이로운 일을 해나가고 있다. 공공건축을 비롯해 민간건축 등 다양한 건축을 설계하고 있다.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든 행운시우 건축사사무소가 짧은 시간에 행운시우란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던 건 현상 공모를 통한 경쟁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고은진 소장은 “2020년부터 설계공모 우선 적용 대상이 설계비 1억 원 이상으로 확대되는 법이 시행되었어요. 저희는 이를 기회로 삼고 설계공모에 집중과 투자를 하기로 방향을 잡았어요. 경쟁을 통해 낙선도 많이 하였지만, 조금씩 당선되면서 행운시우를 알리게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김종현‧고은진 소장/건축가는 언제나 그런 건 아니지만 모든 건축물은 각자 사연이 있고 변수가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4년 동안의 프로젝트 중에서도 행운시우가 가장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작업은 강정동에 지어진 ‘휴양생태체험장 및 생태탐방센터’다. 
김종현 소장은 “휴.양.생.태.체.험.장.및.생.태.탐.방.센.터. 무려 열네 자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이 길어 우리끼리는 ‘전망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대외적으로 ‘Circular loop’이라고 불려요. 순환하는 고리라는 뜻이죠. 쉽게 풀이하면 체험관과 전망데크인데 설계와 의도구현을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애증의 프로젝트였어요”라고 말했다. 
휴양생태체험장 및 생태탐방센터 프로젝트는 2024 제주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부문에서 특선을 수상하게 되면서 ‘행운시우’을 알리는 데 일등공신 된 프로젝트이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는 구억리 단독주택이다. 다른 용도와 다르게 단독주택은 처음부터 이곳에 살 사람이 정해져 있다 보니 항상 건축가의 눈과 귀는 늘 건축주에게 향해 있어야 한다. 
김종현 소장은 “‘단독주택’일지라도 집 짓는데 걸리는 시간은 전혀 짧지 않아요. 처음 계약부터 건축물대장이 나오기까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지켜봤죠”라고 말했다. 
고은진 소장은 “건축물대장이 나오고, 준공 사진을 찍기 위해 마지막으로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눈 앞에 펼쳐진 곶자왈이 모든 갈증을 씻어주는 것 같았죠. 집을 다 짓고 나서야 이름이 생겼어요. 산방산처럼 단단하지만 곶자왈의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집. 바로 ‘단단향재’죠”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에 지어진 ‘아름요양원’의 경우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프로젝트다. 철근파동이 장기화되고, 원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두 번 이상 현장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이 따랐지만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 되어 현재는 많은 어르신을 맞이하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설계를 끝낸 ‘서귀포시 발달장애인복지관’은 현재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사용자가 발달장애인이었기에 다른 프로젝트보다 마음이 많이 쓰였다는 김종현‧고은진 소장은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총 5곳 정도 답사지를 정해 방문 및 인터뷰를 통해 끊임없이 공부했던 프로젝트이다.
건축을 통해 건축주들의 삶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는 김종현 소장과 고은진 소장이 추구하는 건축적 스타일은 딱 정해져 있지는 않다.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 맞는 가장 조화로운 건축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김종현 소장은 “그때그때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따라서 대응하면서 나오는 디자인들이 지금 이야기한 것처럼 현실 가능한 범위 안에서 모두가 좀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김종현 소장과 고은진 소장이 설계한 건축은 주변의 환경과 기능 등 모든 면에서 조화롭다. 이런 건축을 설계할 수 있는 건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건축사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가장 만족할 만한 건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넘치는 건축가, 이로운 건축의 역사를 써 내리다
지난 4년간 행운시우는 설계공모에 20여 회 제출했고, 몇 작품이 당선되었다. 
김종현‧고은진 소장은 “설계공모는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야만 순위권에 들 수 있을까 말까 하는 예측 불가의 영역입니다. 순위권에 들면 상금이 주어지고, 당선작에게는 설계의 기회가 주어지죠. 현재 다수의 젊은 건축가들이 설계공모에 도전하고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후에, 다시 또 설계공모에 도전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행운시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과 젊은 생각으로 에너지 넘치는 건축가가 되고자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피력했다. 
앞으로 도전적이며 재미있는 프로젝트 위주로 더 다양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김종현 소장과 고은진 소장. 메마른 땅에 내리는 단비처럼 이들이 설계하는 모든 건축이 사람들에게 이로운, 환경에 이로운 건축으로 역사를 써 내려가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