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두얼굴... 등락폭 과도해 극단적 피해 볼 수도
가상화폐의 두얼굴... 등락폭 과도해 극단적 피해 볼 수도
  • 김봉석 기자
  • 승인 2021.05.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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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암호화폐 열풍이 거센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암호화폐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암호화폐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40.4%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30대(49.8%)가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었다. 이어 20대(37.1%), 40대(34.5%), 50대 이상(16.9%)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월급만으로는 목돈 마련이 어려워서’(53%,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또 ‘소액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51.1%), ‘24시간 연중 무휴로 거래할 수 있어서’(29.4%), ‘주변에서 많이 하고 있어서’(27.5%), ‘안하면 나만 손해인 것 같아서’(27.4%)라는 응답도 많았다.
최근 대학생들까지 고위험자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계층 사다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취업난에 최근 몇년간 아파트를 포함한 집값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학생들이 단기간에 큰 돈을 벌겠다는 기대심리에 주식과 코인 등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에 진입한 초보투자자, 이른바 ‘주린이’들은 투자 경험이 적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상승장에서도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코로나 국면의 개인투자자:거래행태와 투자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처음 증권시장에 뛰어든 신규 투자자 6만446명 중 62%는 상승장에서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도 투자 경험이 적은 20대들의 ‘묻지마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교수는 “초심자들은 ‘자기 선택 편향(self-selection bias)’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처음에 성공을 맛본 이들은 성공 경험에만 집중해 주변의 실패 사례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벌어들인 소득의 약 20%를 세금으로 내는 소득세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이른바 ‘코인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며 예정대로 내년부터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과세는 시기상조’라며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을 앞둔만큼 정치권이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시점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시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과세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 예정인 소득세법 개정안은 암호화폐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연 250만원을 넘으면 20% 세율로 분리 과세하도록 규정했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실제 세율은 22%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상자산을 거래하면서 자산,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세 형평상 과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술품을 거래해서 이득이 나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거래하며 생긴 소득에 대해 과세가 있는 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가상화폐는 “화폐가 아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홍 부총리는 “가상자산의 가격 등락폭이 너무 크고 심한데 결국 투자자의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며 “어떤 때는 극단적으로 많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반드시 인지하고 투자에 임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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