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백패킹으로 물들었다
내 인생은 백패킹으로 물들었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8.07.10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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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10여 년 전부터 국내 캠핑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캠핑용품점, 캠핑장 등 캠핑 제반에 관한 많은 것들이 함께 늘었다. 빌딩숲에 쌓여 도시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은 캠핑을 통해 여유를 찾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투자한다.

어느 누구도 그들을 밖으로 내몰지 않았지만 시간이 주어진다면 자연스레 그 시간을 자연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캠핑의 부흥을 이끌지 않았나 싶다.

다만 캠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아무래도 집을 떠나 숙식을 해결해야 하는 캠핑의 특성 상 장비를 구매해야하고, 그 장비를 실고 갈 차량이 있어야하며, 국내 정서상 브랜드에 의존해 장비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준비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더욱이 장비를 차로 옮기고 캠핑이 끝난 뒤 다시 집으로 옮겨야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연을 마주하는 여유보다는 캠핑도 일이 되어버리는 경향이 없지 않다.

최근 백패킹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이와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다. 자기 몸집만한 배낭에 침낭, 매트, 텐트, 식기도구 등의 경량화 된 장비를 넣고 발길 닿는 곳으로 이동해 적당한 노지에 자리를 잡고 오롯이 자연을 느끼면 그것으로 캠핑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굳이 캠핑장을 예약할 필요도, 많은 짐을 차에 실어 나르는 수고도 필요하지 않다.

차로 이동이 불가능한 박지를 찾아 걷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보통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박지를 찾아 이동하지만 여럿이 함께라면 사진으로만 보던 훌륭한 박지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캠핑이 국내로 유입됐을 때만해도 백패킹은 그저 전문가들의 스포츠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좀 더 여유 있는 캠핑에 대한 욕구가 자연스레 백패킹이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은 캠핑과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근거리에서 자연을 느끼고 좀 더 가까이 별을 마주하며, 평소 가슴 저 밑에 박아뒀던 감성을 꺼낼 수 있는 기회는 사람들이 스스로 어깨에 배낭을 짊어지게 했고, 지금은 자연스레 주말이면 새로운 박지를 찾아 떠나는 즐거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자 역시, 오랜 기간은 아니지만 백패킹의 매력에 빠져 굳이 다시 내려올 것이라며 오르지 않던 산을 배낭과 함께 하고, 정상에서의 밤을 기대하며, 쏟아질 것 같은 별에 의지해 잠을 청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에 따른 백패킹의 여러 매력을 느끼기에 좋은 필드다. 혹시 주변에 백패킹을 하는 지인이 있다면 꼭 함께 하기를 추천하며, 길지 않은 인생에 최고의 취미가 될 수 있는 백패킹을 하루라도 빨리 접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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