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청각재활 전문기관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청각재활 전문기관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0.09.24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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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청각언어연구소 서영란 원장
경신청각언어연구소 서영란 원장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으로서의 성장을 돕다
최근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며 ‘장애’를 조금 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들의 평등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상적인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청각장애’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난청 및 청각장애를 겪는 인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더욱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구 중구 남산로 1길에 위치한 청각장애인 전문 재활교육 기관 ‘경신청각언어연구소’에서는 언어습득 이전에 난청을 가진 영유아에게는 언어재활과 청능훈련을, 성인이 되어 난청이 된 이들에게는 보청기나 인공와우 착용 후 청능훈련을 통해 뇌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같이 경신청각언어연구소는 청각장애인에 포커스를 맞추고, 보다 전문적이고 특화된 재활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서영란 원장은 “저희는 청각장애인이 조금이나마 쉬운 방법으로 소리를 듣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유아용 및 성인용 청능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33년 동안 이러한 프로그램을 개발, 제공하면서 많은 아동들의 재활교육을 도왔으며, 이들이 현재 사회 각층에서 성실히 세금을 내는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희들의 가장 큰 보람이자 성과입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들에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가에서 학부모에게 지원해주는 교육바우처를 통해 간접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사설기관이라는 특성 탓에 10년마다 진행하는 시설 재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재활사와 사무직 직원 모두 정규직으로 운용하고 있기에 임금과 사대보험, 퇴직금 등을 모두 제하고 나면, 자체적으로 시설 리모델링을 할 비용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장 월급에서 재투자 비용을 남겨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연구소는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언어재활사와 청능사의 두 개의 자격증을 가진 재활사를 보유하고 있어 장애아동 교육에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인정받고 있으나, 근무자 모두가 여성이라 출산과 육아 문제로 그만두는 경우가 종종 있어 그럴 때마다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전했다.

“특수교육으로서의 언어재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립이 필요합니다”
서 원장은 “지금의 경신청각언어연구소는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가졌던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또한, 제가 가르치는 청각장애인들이 건청인과의 사회생활에서 의사소통에 문제를 겪지 않을 수 있도록 더욱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으며,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성장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특수교육의 발원지인 대구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적어 장애아동이 살기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대구시에서도 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계시지만, 어릴 때 일반 발달로 갈 수 있는 ‘경계성 아동’들의 재활교육에도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언어재활 일부가 건강보험화 된다고 합니다. 현재 많은 분들이 ‘재활’이라는 단어 때문에 이를 병원에서 해야 하는 영역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특수교육대상자의 언어재활 영역은 ‘특수교육’의 한 분야로서 학교에서 하던 치료교사의 일을 법 개정에 따라 학교 밖의 전문 재활사들이 맡아 하게 됐다는 것이 보다 올바른 이해입니다. 때문에 이를 병원에서 한다는 건 오히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전문영역을 공부한 사람들의 능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곧 장애아동의 재활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병원에서 의사의 지시를 받는다면 굳이 4년제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공부할 필요도 없고, 대다수 병원들이 겪고 있는 빡빡한 상담시간 탓에 재활 시간과 교육 후 상담의 기회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장애아동을 잘 가르쳐서 세금을 내고 살 수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한 일입니다. 언어재활이 건강보험화 된다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보험료를 더 많이 인상하여야 합니다. 언어재활은 특수교육의 한 영역으로서 건강보험이 아닌, 특수교육비 또는 장애인 복지비로 예산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의견을 피력했다. 청각장애인들의 건강한 삶과 성장을 위해 30년 넘게 헌신해 온 이들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의 올바른 변화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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