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를 자극하는 향토 음악, 청중의 심금을 울리다

높은 무대에서 노래로 전하고, 낮은 곳에서 봉사로 베풀다

2019-06-19     임승민 기자
(사)한국향토음악인협회대구시지회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때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음악은 즐거움을 배가시키기도 하며 힘을 북돋아 주는 원동력이 된다. 음악이 없는 드라마와 영화는 상상하기 어렵고 음식점과 카페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여겨진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 저변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음악은 우리가 가장 고달픈 순간, 그 아픔을 위로하고 어루만져주는 역할도 한다. 음악으로 위로받고 치유 받는 과정이야말로 음악의 가장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고향을 담은 노래로 그리움과 외로움을 어루만져주고 봉사하는 자세로 삶의 활력을 주는 인물을 만나보고자 한다.

향토를 사랑하고 대구를 노래하는 사람들
사단법인 한국향토음악인협회는 향토음악인 상호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그 권익을 옹호하며 향토 음악의 발굴 및 보존, 계승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1997년 설립됐다. 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한 전문예술법인단체 백서에 트로트 부분으로 유일하게 등재된 단체이기도 하다. 그중에서 대구시지회는 고향 음악을 사랑하고 아끼는 60여명의 회원이 모여 대구광역시를 위한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며 지역민들의 사랑과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고 있다.
한국향토음악인협회 대구시지회의 박금지 지회장은 대구.경북 관련 향토 음악을 40여곡 작사하며 열성적인 대구 사랑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다. 많은 이들이 박 지회장의 화려한 외모와 밝고 다부진 성격을 보고 유복하고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을 거라 예상하지만, 사실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며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약한 체력으로 버텨가며 성장한 인물이다. 성년이 되어서는 IMF로 가세가 심각하게 기울기도 했고 배우자의 건강까지 나빠지는 등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다사다난한 삶을 이어오게 된다. 더구나 미용 전문 기능장을 꿈꾸며 정진했지만 어릴 때부터 허약했던 탓에 어깨와 팔, 허리 등에 심각한 무리가 와 중도에 포기도 해야 했다. 그러나 박 지회장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삶을 비관하거나 낙담한 적이 없다고 한다. 박 지회장은 좌절하고 실의에 빠지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일에 도전하는 쪽을 선택했다. 각종 예술 관련 대회에 도전해 입상도 하고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으며 영남대학교 AMP 최고경영자과정 88기를 수료하기도 했다. 그리고 부족한 심폐기능의 향상을 위해 소소하게 시작했던 노래로 17년 전 가수로 데뷔하기까지 했다. 박 지회장은 대구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팔공산 갓바위’라는 독집 앨범의 곡을 발표하며 데뷔 3년 만에 대중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얻었고 여러 공중파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에 출현하며 명실공히 대구를 상징하는 향토 음악인의 대표주자로 손꼽혀왔다. 박 지회장은 “대구광역시에서 40여년을 살아오며 갈수록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깊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마음을 표현하고자 대구만을 위한, 대구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꾸준히 발표할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봉사와 재능기부 지속해서 이어가, 지역사회 귀감
한국향토음악인협회 대구시지회는 공연단창립과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며 지금까지 약 1,200회 이상의 행사·봉사를 진행해왔다. 협회는 대구향토가요제와 함께 팔공산 김치를 홍보하고 향토가요를 알리기 위한 ‘팔공산김치가요제’, 3일간 개최되는 ‘대구칠성시장페스티벌’ 등을 개회하며 지역의 문화 발전과 시민들의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데 앞장서왔다. 협회가 개최하는 행사는 심금을 울리는 노래와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청중을 압도하며 지친 일상에서 오는 피로감과 우울감을 해소해주는 무대로 유명해졌다. 박 지회장은 “협회가 열심히 준비한 무대를 지역민이 즐겨주시는 데에 깊은 감사와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모습에서 협회는 힘을 얻어 다시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축제를 만들어가는데 힘을 쏟겠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 지회장은 협회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 외에도 30년 전부터 꾸준한 사회사업을 진행해오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미용 기능장을 꿈꾸며 갈고닦았던 실력으로 소외 계층을 위한 무료 미용봉사를 비롯해 ‘학교폭력 에방 및 청소년 선도활동’, ‘독거노인 위로공연과 영정사진 무료 제작’, ‘노숙인 무료급식’, ‘연탄 봉사’ 등 자신이 가진 재능과 힘이 있다면 남김없이 봉사에 투자하고 있다. 박 지회장은 타인을 위해 봉사를 하다 보면 본인 자신도 행복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런 그의 열정적인 헌신의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그는 대구광역시로부터 다수의 표창장과 공로상, 감사패 등을 전달받았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칭찬과 격려를 받는 것 같아 겸연쩍다고 말하는 박 지회장은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지회장은 한국향토음악인협회는 물론 그동안 대한적십자 대구봉사회 부회장, 법인 향토가요사랑협동조합 이사장, 한국향토이벤트 대표, 향토가요사랑 문화센터 원장 등을 역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왔다. 그는 앞으로 ‘대구 향토노래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대.향.노.사.모.밴드도 이끌어가며 더 많은 회원들과 함께 향토 음악을 널리 알리고 무료공연과 더불어 더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차갑고 삭막하게 변해가는 시대에서 따뜻함과 열정으로 향토 음악을 전파하고 봉사하는 (사)한국향토음악인협회 대구시지회와 박금지 지회장에게서 우리가 주변을 위해 갖춰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