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힐링, 나만의 아로마로 조향이라는 공예의 신세계를 여는 문(Moon)

“향기로운 취미에서 전문적인 창업까지 DIY퍼퓸으로 이룰 수 있는 모든 아이템을 준비하다”

2019-06-17     정재헌 기자
LaLune달의작업실

[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인간은 향기로 곤충을 유혹하는 식물처럼, 향기를 만들 수 있는 종족인 동시에 현존하는 생물 중에서 가장 많은 향기를 만들어 내는 존재일 것이다. 뿌리고 바르는 향수에서 방향제, 캔들 아로마까지 폭넓게 선호되어 온 이 향기로운 제품들은 최근에는 ‘니치’향수와 DIY향수로 인기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성장하는 시장이 바로 시향하며 향기를 공부하고 취향에 맞는 향기를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조향 클래스다. 프랑스어로 달(Moon)이라는 의미이자 “향기로운 곳, 힐링이 가득한 곳”을 모티브로 문을 연 달의작업실(‘LaLune달의작업실’)은 취미 향수클래스에서 향기 관련 민간수료증 과정과 창업 아이템까지 제공하는 장소로, 향수에 처음 발을 들이는 이들도 향수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어 DIY향수 애호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성장하는 전문 공방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향기, 좋아하는 향으로 직접 만드는 클래스

코코 샤넬이 가장 좋아한 향을 배합한 NO.5는 마릴린 먼로의 목덜미를 타고 퍼져 나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스텀 향수다. 향수 시장에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고 셀렙 향수에서 차츰 니치, DIY로 확장되어 가면서, 방향제나 오데코롱보다 캔들과 디퓨저, 롤이나 스프레이 타입의 퍼퓸들이 자리를 잡아 ‘나만의 향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달의작업실 또한 이러한 캔들, 디퓨저, 향수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곳이며, 원데이 및 취미반, 6-7주 코스인 자격증 반으로 나뉘어 캔들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사리손으로 직접 향료를 섞어 향수를 만들었을 만큼 향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명주 대표는,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KCCA(한국양초공예협회)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개인조향사의 퍼퓸 트레이닝을 받으며 3년의 준비를 거쳐 2년 전 강남에 매장을 오픈했다. 달의작업실 조향클래스에서는 나만의 향수 만들기를 비롯해 조향을 배우는 코스의 인기가 높다. 자기만의 향을 만드는 향수 클래스는 원데이 혹은 1-2개월 과정이며 김 대표는 수강생들에게 원하는 향을 고르게 한 뒤, 여러 종류의 향기 중에서 호불호와 느낌을 체크하고 좋아하는 향 위주로 블렌딩해 취향에 맞는 향수를 만들도록 한다. 때로는 불호계열 향을 섞을 것을 권유하는데, 단일 향으로는 좋지 않다가도 섞으면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이렇게 만든 향 배합이 마음에 들어 꾸준히 자신의 향수를 만들어 사용하는 수강생들도 많다고 한다. 김 대표는 조향사 분야가 화장품과 달리 화학 관련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창업이 가능한 대신, 향의 종류와 용어, 추출과 블렌딩 등은 물론 향을 구분하는 스멜링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전하며 김 대표 역시 향을 배운 이래 하루 100개씩 하는 스멜링 훈련은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 

많은 준비가 필요한 조향 창업, 머지않아 협회와 자체브랜드 만들어 입문자들 도울 것

캔들 클래스에서 의외로 젊은 남성 회원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는 김 대표는, 캔들 취미반의 경우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 용도로 많이 찾으며 향수는 선물 혹은 개인소장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창업을 돕고자 김 대표가 만든 리빙 퍼퓸 클래스는 생활용 퍼퓸을 직접 만들어 보고, 향기 창업아이템에서 매장 선정, 사업자 등록 및 KC인증 과정에서 오픈 후 운영방법까지 직접 코칭해 주는 시스템이다. 퍼퓸 관련 사업이 기혼 여성들의 창업아이템으로 좋지만, 막상 혼자 시작해 보니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김 대표는 앞으로 조향 분야로 창업하는 분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한다. 또한 창업을 생각한다면 좋은 장소를 골라 오래도록 동네 주민들과 친숙해져야 하며, 경험해 본 결과 광고 효과를 보려면 온라인 블로그에서 퍼퓸 관련 지식 포스팅을 꾸준히 하며 구독자들을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입문하는 고객들이 같은 장소에서 5개 이상의 향을 동시에 맡으면 헷갈리기 때문에, 대표적인 30종류부터 시작하는 편이다.

달의작업실에서 KCCA의 아로마지도사범으로 수강생을 교육하는 김 대표는 교육비가 정찰제인 150만 원이며, 재료와 기법, 교재를 제공하고 이수 후 발급비용은 10만 원 선이라고 한다. 또한 원데이 클래스는 종류에 따라 3만-9만 원 선이며, 니치 향수가 100ml당 20-50만 원 선이기 때문에 김 대표는 요즘 나만의 오데퍼퓸 50ml를 만들 수 있는 향수 클래스를 6만 5천 원 대에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유학을 다녀오고 취업을 하면서 향기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언젠가는 매장을 내 많은 이들에게 향기로 힐링시켜 주는 것이 꿈이었다는 김 대표는 첫 번째 꿈을 이룬 요즘 자신의 목표를 한 단계 더 높여, 현재의 공방을 협회로 만들어 새로운 민간자격증을 발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한다. 현재 운영하는 캔들자격증을 리빙퍼퓸 창업반으로 확장했으며, 창업을 위해 향초와 향수 기법만 가르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협회를 열어 창업의 1부터 100까지 전 과정을 저렴한 비용으로 컨설팅하는 기반으로 삼고자 김 대표는 더욱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또한 좋은 리빙퍼퓸 재료로 수업을 운영하는 만큼, 재료를 더 쉽고 편하게 구할 수 있도록 달의작업실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고객들의 조향에 한결 가까이 다가설 것이라고 한다. 향기는 조향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향의 이미지를 말과 글로 표현하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는 김명주 대표, 그가 말하는 향수의 매력은 ‘즐거움’이다. 이 즐거움을 널리 공유하고자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재능기부에 나서기도 한다는 김 대표는 앞으로 1인공방과 여성 창업이 늘어나 조향 분야가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