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복싱의 가치를 지키며,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체육관

USA복싱짐 여인수 관장

2026-10-27     월간 인터뷰(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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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과 진심으로 가르치는 복싱, 중곡동에서 건강과 꿈을 키우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12년간 자리를 지켜온 USA 복싱짐은 정통 복싱의 기본과 전통에 현대적인 생활체육의 장점을 접목한 복싱 전문 체육관이다. 약 100평 규모의 쾌적한 공간에서 초보자와 생활체육 회원부터 선수 지망생까지 각자의 목적과 수준에 맞춰 체계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그 중심에는 프로복서 출신이자 보디빌딩 선수로도 활동한 여인수 관장이 있다.

여 관장에게 중곡동은 특별하다. 용마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린 시절부터 삶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낸 그는 프로복서로 활동했던 시간부터 지도자로서 제2의 삶을 시작한 과정까지 중곡동과 함께해 왔다.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보며 정통 복싱의 가치와 기본을 제대로 가르치면서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체육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예전의 정통 복싱 체육관들이 점차 사라지고 다이어트나 피트니스 중심의 체육관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전통과 기본은 지키되 시대의 변화도 받아들이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평생 살아온 동네에 제대로 된 복싱 체육관 하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의 복싱 인생은 청소년기부터 시작됐다. 중학교 시절 복싱의 매력에 이끌려 본격적으로 글러브를 꼈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아르바이트로 체육관비를 마련하며 운동을 이어갔다. 당시 체육관에서 故 최요삼, 백종권 등 세계 정상급 프로복서들의 훈련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은 그에게 프로복서라는 목표를 심어줬다.

이후 용인대학교 격기지도학과에서 복싱을 전공하고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훗날 세계챔피언에 오른 김지훈 선수와 코리아컨텐더 4강에서 맞붙었으며, 중국 국가대표 출신 양익 선수와도 승부를 펼쳤다. 특히 양익 선수와의 경기는 불과 2주를 앞두고 출전이 결정됐지만, 강한 상대를 피하기보다 도전하는 것이 복서의 자세라는 생각으로 링에 올랐다. 이러한 경험을 거듭하며 전 라이트급 랭킹 1위까지 오른 뒤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에는 보디빌딩에 도전해 서울시장배와 미스터서울 보디빌딩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복서와 보디빌더로 이어진 약 28년의 운동 경험은 현재 USA복싱짐의 지도 철학을 구축한 중요한 자산이 됐다.

기본이 실력을 만들고, 사람이 체육관의 가치를 만든다

여 관장이 지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은 ‘예의와 기본기’다. 복싱은 즐거워야 하지만 기본 자세와 스텝, 거리 조절, 중심 이동, 체력 등 기초가 충분히 갖춰져야 다양한 기술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초보 자일수록 단순한 동작을 정확하게 반복하며 몸에 익히는 과정을 강조한다.

지난 12년 동안 USA복싱짐에서 그가 지도한 회원은 5,000명이 넘는다. 오랜 선수 경험과 지도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인의 체력과 목적에 따라 훈련 강도를 조절한다. 선수 지망생에게는 전문적인 훈련을, 건강관리나 다이어트가 목적인 회원에게는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좋은 지도란 회원을 빨리 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래 운동할 수 있는 기본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말에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여 관장이 바라보는 복싱의 가치도 단순한 체력 향상에 머물지 않는다. 상대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공격과 방어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심폐지구력과 근력, 순발력, 민첩성, 균형감각 등 다양한 신체 능력을 활용한다. 동시에 자신의 감정과 움직임을 통제하며 인내와 절제, 판단력을 키운다. 결국 “복싱에서 가장 중요한 상대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 이 그의 생각이다.

USA복싱짐의 또 다른 경쟁력은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온 관계다. 20대에 처음 찾아왔다가 30대와 40대가 되어 다시 글러브를 끼는 회원까지 12년의 시간에는 수많은 인연이 쌓여 있다. 체력이 부족했던 회원이 꾸준한 운동을 통해 성장하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은 그가 지도자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다.

특히 명준헌 코치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방황하던 중학생 시절 처음 체육관을 찾아왔 던 소년이 꾸준히 성장해 군 복무를 마친 뒤 이제는 여 관장과 함께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 명의 회원이 성장해 다시 누군가에게 복싱의 가치를 전하는 지도자가 된 모습은 USA복싱짐이 추구하는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 관장이 꿈꾸는 USA복싱짐은 선수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복싱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자신의 체력에 맞게 운동하며 건강을 찾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다.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결국 체육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제가 선수였을 때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지금은 좋은 지도자가 되어 회원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복싱을 통해 건강과 자신감, 새로운 목표를 찾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운동하고, 진심으로 가르치며,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 그것이 여인수 관장이 지난 12년간 중곡동에서 지켜온 원칙이다. USA복싱짐이 누군가에게는 건강을 되찾은 곳으로, 누군가에게는 꿈을 시작한 곳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을 만난 곳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그의 철학 속에서 오늘도 새로운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