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마다 다른 이야기를 공간에 담다, 감성디자인스튜디오가 만드는 교육공간의 가치

감성디자인스튜디오 이혜진 대표

2026-10-15     정시준 기자

학생들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원은 배움이 이뤄지는 장소인 동시에, 원장에게는 자신의 교육 철학과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곳이다. 같은 과목을 가르치더라도 학생의 연령과 수업 방식, 원장의 교육관에 따라 필요한 환경은 달라진다. 감성디자인스튜디오는 이 같은 특성을 세심하게 읽어내며 학원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기획·시공하고 있다. 보기 좋은 디자인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용자의 편안함과 효율성을 살피며, 원장의 이야기와 학원만의 색깔을 공간에 녹여내는 것이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감성디자인스튜디오 이혜진 대표를 만나 학원 인테리어에 대한 생각과 디자인 철학을 들어봤다.

현장에서 쌓은 경험, 학원 인테리어 전문성으로 이어지다

이혜진 대표가 처음부터 학원 인테리어만을 전문적으로 다뤘던 것은 아니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로 근무했던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공간을 꾸미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교사 시절에도 교실과 환경을 구성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며 공간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인테리어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신의 집을 고치면서부터였다. 원하는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마다 시공업체로부터 구현하기 어렵다는 답을 들었던 그는 ‘그렇다면 직접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 뒤 새로운 집을 자신의 방식대로 꾸몄고, 완성된 공간이 여성잡지에 소개되면서 인테리어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다. 이를 계기로 전문적으로 인테리어를 배웠고, 2005년경 영종도에서 주거 인테리어를 시작해 상업공간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학원 인테리어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게 된 것은 실제 현장을 경험하면서부터였다. 디자인의 완성도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개원을 위해서는 인가와 소방 등 교육시설에 적용되는 기준까지 함께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관련 내용을 꾸준히 공부하며 전문성을 쌓았고, 특히 코로나 시기에 맡았던 학원 리뉴얼 작업은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공사를 마친 뒤 새로운 학원 프로젝트가 잇따랐고, 여러 현장을 거치며 학원 인테리어는 감성디자인스튜디오의 주력 분야로 자리 잡았다.

감성디자인스튜디오는 일정한 스타일을 반복하기보다 각 학원의 성격을 디자인에 반영한다. 교육 철학과 운영 방식이 다른 만큼 필요한 공간 구성과 분위기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상담에서는 강의실 구성과 이동 동선, 상담·대기 공간의 활용 방식부터 원장이 바라는 분위기와 선호하는 색상까지 폭넓게 이야기를 나눈다. 이를 바탕으로 각 학원의 성격에 맞는 공간을 구체화해간다.

이혜진 대표는 “학원은 학생들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고, 원장님에게는 자신의 교육 철학과 브랜드를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처음 상담할 때부터 학생의 연령대와 수업 방식, 학생들의 동선과 강의실 구성은 물론 원장님이 어떤 학원을 만들고 싶은지까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보이는 디자인을 넘어 실제 운영까지 생각하는 설계

학원은 일반적인 상업공간과 달리 개원과 운영을 위해 고려해야 할 조건이 많다. 감성디자인스튜디오는 설계 단계부터 학원 인가와 소방 등 필요한 기준을 함께 살핀다. 지역과 건물 조건에 따라 적용되는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공사 전 이를 충분히 확인해 불필요한 수정이나 추가 공사를 줄이는 데 신경 쓰고 있다.

공간 구성 역시 강의실 수를 늘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학생들의 이동이 편리한지, 상담공간의 프라이버시는 확보되는지, 대기와 수납에 필요한 공간은 충분한지 등을 함께 살핀다. 학생과 강사, 원장이 실제로 사용했을 때 편리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조명과 방음, 안전성 등 교육공간에 필요한 요소를 더해 전체적인 구성을 완성한다.

이 같은 생각은 현장의 작은 아이디어에서도 드러난다. 한 학원에서는 교실 내부의 수업용 조명과 출입구 앞 조명을 연동해 수업이 시작되면 외부에서도 해당 강의실이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수업 중 불필요하게 문을 여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까지 세심하게 살핀 사례다.

새로운 학원을 준비하거나 확장을 고민하는 기존 고객에게는 공간을 계약하기 전 현장을 함께 살펴보기도 한다. 입지뿐 아니라 건물의 구조와 설비 상태에 따라 실제 공사 범위와 비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천장의 형태와 소방설비, 같은 층에 자리한 시설 등을 미리 확인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밖의 변수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공사비를 책정할 때도 고객의 부담을 함께 고려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50평 규모의 학원을 기준으로 현재 평당 공사비는 약 100만 원 수준이다. 디자인과 시공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공정과 현장 운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혜진 대표는 “아무리 아름다운 공간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이 불편하다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기능만 충족하고 그 공간만의 분위기나 개성이 없다면 오래 기억되는 공간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름다움과 편리함,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완공 이후까지 이어지는 책임, 신뢰로 쌓아가는 인연

좋은 설계가 실제 공간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현장의 시공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 감성디자인스튜디오는 도면이나 이미지에서 보기 좋은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의 구현 가능성과 완성도까지 함께 살핀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현장 구성원들과 공정을 확인하고 자재와 마감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구성원들에게 자주 강조하는 것도 고객의 입장에서 현장을 바라보는 자세다. 고객에게 인테리어는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오랫동안 사용할 공간을 만드는 일인 만큼, 작은 부분 하나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새 차를 구입했을 때 작은 흠집 하나도 신경 쓰이는 것처럼, 사소해 보이는 마감 역시 고객에게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미흡한 부분을 발견하면 고객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부분은 다시 손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같은 기준은 완공 뒤에도 이어진다. 공사를 마친 지 4년이 지난 학원에서 조명 문제로 연락이 왔을 때도 직접 현장을 찾아 해결했다. 한 번 맡은 공간은 시간이 지나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러한 책임감과 함께 완공 후 들려오는 반응도 학원 인테리어를 이어가는 큰 힘이 된다. 안양의 한 어학원에서는 준공 1년이 되던 날 원장이 장문의 편지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학생들이 즐겁게 학원을 다니고, 강사들 역시 공간을 좋아한다는 내용이었다. 여러 현장을 오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자신이 만든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학원은 수업이 이뤄지는 장소를 넘어 학생들이 배우고 성장하며 자신만의 가능성을 키워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쌓이는 경험이 오래 남는 만큼, 학생들이 편안하게 배우고 강사와 원장이 원활하게 수업과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하나의 공간을 완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좋은 기억과 이야기가 계속 쌓여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감성디자인스튜디오가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은 방향이다.

이혜진 대표는 “좋은 공간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좋은 공간에서의 경험은 오래 기억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감성디자인스튜디오를 믿고 맡겨주신 마음을 잊지 않고, 그 좋은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