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닮은 공간,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집을 그리다
슈가홈스케치 오연후 대표
“공간에는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 담겨야 합니다”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주거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있는 슈가홈스케치는 단순히 아름다운 공간을 만드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 공간에서 살아갈 사람의 취향과 생활 방식, 기억과 시간을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담아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오연후 대표가 공간을 바라보는 출발점 역시 ‘사람’이다. 같은 집이라도 가구의 위치와 빛이 들어오는 방향, 벽의 색과 바닥의 질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는 자연스럽게 거주자의 성향과 삶의 모습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공간은 사람을 참 많이 닮아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따뜻하고 편안한 집을 원하고, 누군가는 정돈되고 담백한 공간을 선호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집을 채우고 싶은 사람도 있다. 이러한 차이를 발견하면서 단순히 ‘예쁜 공간’을 만드는 것보다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그 삶에 어울리는 공간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상호명인 ‘슈가홈스케치(Sugar Home Sketch)’에도 이러한 철학이 담겨 있다. ‘Sugar’는 삶에 스며드는 달콤한 온기를, ‘Home’은 가장 나다운 시간이 머무는 곳을 뜻한다. 여기에 ‘Sketch’는 그 공간 안에 살아갈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그려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결국 슈가홈스케치가 추구하는 인테리어는 디자이너가 정해놓은 스타일을 공간에 입히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삶의 모습을 하나씩 그려가는 과정에 가깝다.
유행보다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디자인
슈가홈스케치의 프로젝트는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묻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가족 구성과 생활 동선, 수납 습관, 선호하는 분위기와 소재 등을 세밀하게 파악한 뒤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와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기능을 함께 살펴본다. 여기에 공간의 구조와 빛, 동선, 소재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을 더해 고객의 취향과 디자이너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한다.
설계 이후의 과정에서도 원칙은 이어진다. 디자인 의도에 부합하는 자재를 신중하게 선정하고, 시공 단계에서는 공정과 세부 요소를 꼼꼼하게 관리해 최초의 설계가 현장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한다. 완공 이후에도 최종 검수와 사후관리를 진행한다. 오 대표는 인테리어의 완성도가 디자인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재 선택과 시공 품질, 현장관리,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최근 광주 지역의 인테리어 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 ‘예쁜 집’에 대한 요구가 컸다면 이제는 획일적인 유행을 좇기보다 자신의 취향과 생활방식을 담은 ‘나다운 집’을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슈가홈스케치는 보여주기 위한 디자인보다 실제로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에 주목한다. 차가운 미니멀리즘이나 일시적인 유행보다는 자연스러운 소재와 따뜻한 색감, 빛과 질감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추구한다.
화려함을 더하기보다 본질을 남기고, 공간을 가득 채우기보다 삶이 머물 수 있는 여백을 만드는 것도 슈가홈스케치의 중요한 디자인 원칙이다. 작은 디테일에도 분명한 이유를 담되 특정한 스타일이나 트렌드가 공간의 주인이 되지 않도록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주자의 취향과 기억이 자연스럽게 쌓이고, 처음보다 오히려 더 깊은 아름다움을 갖게 되는 집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오 대표는 앞으로도 사업의 외형적인 규모를 키우기보다 슈가홈스케치가 만드는 공간의 깊이를 더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한다. 많은 공간을 만드는 것보다 한 사람의 삶을 제대로 이해해 오래 기억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처음 완성된 모습이 집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하루와 기억이 쌓이면서 비로소 하나의 공간이 완성됩니다. 언젠가 슈가홈스케치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특정한 유행이나 스타일이 아니라 ‘사람을 닮은 공간’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더 편안해지고 평범한 순간이 조금 더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집.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 그 사람만의 풍경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 오연후 대표와 슈가홈스케치가 오래도록 그리고 싶은 공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