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직접 만든 가구, 로컬 제조의 가능성을 넓히다.
패이보릭(FABORIC) 송호균 대표
대구 제조 인프라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다
가구는 단순히 공간을 채우는 물건이 아니다. 사용자의 생활 방식과 취향, 그리고 일상의 밀도를 담아내는 생활의 일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구 기반 제작 가구 브랜드 ‘패이보릭(FABORIC)’은 로컬 제조 인프라와 디자인 감각, 그리고 합리적인 소비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가능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패이보릭 송호균 대표는 “지역의 한계를 탈피하고 결국 완성도로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패이보릭은 단순한 유통형 가구 브랜드가 아니다. 직접 제작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생활 환경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가구를 제안하며, 지역 제조 생태계의 가능성을 브랜드 방식으로 풀어내고 다있. 송 대표가 처음 가구 제작에 뛰어든 이유 역시 기존 시장 구조에 대한 자연스러운 고민에서 시작됐다. 수도권이나 해외에서 생산된 가구가 여러 유통과 물류를 거쳐 지방으로 유입되는 구조속에서, 조금 더 합리적인 방식의 가구 제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직접 제작을 기반으로 공간에 맞는 디자인과 완성도를 구현하면서도, 가격적인 부분까지 균형있게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특히 대구는 북구와 성서공단을 중심으로 철강·도장·용접·밴딩을 비롯해 목재가공 등 다양한 제조 기반이 이미 탄탄하게 구축된 지역이다. 패이보릭은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를 유연하게 조합하며 공간에 가장 적합한 가구를 제작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러한 산업 기반을 단순 하청 구조가 아닌 ‘완성형 브랜드’로 연결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그는 초기부터 지역 제조 기업들과 협업했고, 시행착오 속에서도 완성도를 높여왔다.
물론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초기에는 완성도가 부족해 폐기해야 했던 가구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 과정마저 브랜드의 진정성과 소통의 일부로 풀어냈다.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과 실패, 그리고 개선의 과정을 고객과 공유하면서 오히려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갔다. 이러한 태도는 “완성도는 결국 과정에서 나온다”라는 메시지와 맞물리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자체 제작’의 본질, 사용자 중심의 가구를 만들다
패이보릭이 강조하는 핵심 경쟁력은 ‘자체 제작’이다. 그러나 송 대표가 말하는 자체 제작은 단순히 직접 생산한다는 개념에 머물지 않는다. 사용자의 생활 방식과 신체 조건, 공간 환경까지 고려해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제작 시스템 자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키가 큰 가족 구성원이 있는 고객에게는 식탁 높이를 5cm 높여 제작하고, 소파를 눕는 용도로 자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팔걸이를 제거하거나 좌방석 깊이를 조정하는 식이다. 사용자의 생활 습관에 맞춰 디테일을 조율함으로써 단순한 기성품이 아닌 ‘공간 맞춤형 가구’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소비자들에게 제작 가구의 본질적인 가치를 체감하게 만든다. 송 대표는 “주문 제작이란 결국 사용자를 위한 기능적 배려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디자인만 아름다운 가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생활 환경에 적절하게 맞춰진 가구를 오랜시간 함께한다면, 결국 공간에 대한 만족도와 삶의 밀도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디자인 철학 역시 명확하다. 패이보릭은 정제된 감성과 기능 중심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포지션의 가구를 제안한다. 과한 장식보다 균형감 있는 비율과 소재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송 대표는 좋은 가구의 가치는 단순히 가격이나 외형적인 요소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의 생활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지에 있다고 말한다. 패이보릭은 소재, 제작과정 전반의 균형을 세밀하게 조율하며, 안정적인 완성도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공간에 맞춘 주문제작 서비스와 품질, 그리고 실용성까지 균형있게 경험할 수 있다.
송 대표는 “주문제작의 경험이 일부 사람들에게만 제한된 특별한 영역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었으면 한다"며 ” 합리적인 범위안에서도 충분히 높은 완성도와 다양한 선택지를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공간 제안과 SNS 전략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다
패이보릭의 또 다른 특징은 소비자와의 소통 방식에 있다. 최근 가구 시장은 SNS 중심의 브랜딩이 매우 중요해졌지만, 송 대표는 단순히 ‘예쁜 사진’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제 고객의 집에 가구가 배치됐을 때 어떤 분위기로 구현되는지를 현실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도하게 보정된 이미지보다 실제 생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은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고객들은 자신의 아파트 구조와 유사한 공간 사례를 보며 보다 구체적으로 가구 배치를 상상할 수 있었고, 이는 매장 방문과 구매로 이어졌다. 실제로 “SNS을 보고 방문했다”는 고객 비중도 상당히 높다고 한다.
가격 컨설팅 방식 역시 페이보릭만의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가구는 선택하는 소재와 구성, 공간의 규모에 따라 전체 예산의 차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패이보릭은 이러한 과정속에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예산과 공간 환경에 맞춰 가장 균형감 있는 조합을 함께 제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송 대표는 상담 과정에서 고객이 원하는 분위기와 우선순위를 세밀하게 파악한 뒤, 소재와 원단, 디자인 옵션 등을 여러 차례 조율하며 공간에 가장 적합한 방향을 함께 찾아간다고 설명한다. 마치 ‘자신의 집’을 꾸미듯 디테일 하나까지 함께 고민해주는 방식 덕분에 고객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또한 하나의 정해진 가격대만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 안에서 선택지를 폭넓게 제안하며 고객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예산에 맞는 구성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오프라인 상담은 직접 제품을 보여주며 설명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패이보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AI 기반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고객 응대, 제품 설명, 상담 정보 정리, 온라인 콘텐츠 구성 등에 AI를 접목하며 온라인에서도 보다 체계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해졌다.
송 대표는 “좋은 팀원이 함께하면서 브랜드 운영의 방향성과 속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대표 혼자 대부분의 상담과 콘텐츠 운영, 온라인 응대를 맡아야 했다면, 체계화되면서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로컬 브랜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제작 가구의 미래를 그리다.
패이보릭은 현재 단순한 제작 가구 브랜드를 넘어 지속 가능성과 지역성을 함께 고민하는 브랜드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상도 산불 피해 지역의 폐목 자재를 활용한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사용이 어려운 폐목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테이블과 스툴, 오브제 등 새로운 형태의 가구로 제작하는 프로젝트도 관련기간과의 협업이 논의 중이다.
송 대표는 주문 제작 가구의 가장 큰 가치로 ‘필요한 순간 제작되는 방식’을 꼽는다. 대량 생산 후 장기간 창고에 보관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 주문 이후 제작이 시작되는 구조야말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생산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디자인만 좋은 가구를 넘어, 제작 과정과 소재의 안전성까지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목표 역시 분명하다. 대구에서 시작한 브랜드지만, 지역 기반 제작 브랜드의 경쟁력을 전국에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팝업 쇼룸과 소규모 전시 공간을 만들어 더 많은 소비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전달하겠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대구라는 이름이 더 이상 한계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삶에 스며드는 가구를 오직 자만신을 위한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스스로의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단순히 가구를 판매하는 브랜드를 넘어, 지역 제조의 가능성과 건강한 소비 가치를 함께 제안하는 브랜드. 페이보릭이 만들어가고 있는 길은 지금 한국 로컬 가구 산업이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새로운 방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