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모듈러를 ‘운영 구조’로 설계하다

2026-03-12     정시준 기자
㈜올커버

최근 모듈러 산업은 단순한 건축 공법의 영역을 넘어, 설치 이후까지 고려하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은 이미 일반화됐다. 이제는 ‘어디에 두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재배치와 확장, 수량 조정이 가능한 이동식 모델이 하나의 산업 구조로 자리 잡고 있는 흐름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올커버는 중부권을 기반으로 이동식 모듈러 주문제작 생산 체계를 구축해왔다. 단순 유통이 아닌 구조 설계부터 생산, 품질 관리, 현장 적용까지 일원화한 제조 시스템을 갖추며 이동식 모듈러를 ‘제품’이 아닌 ‘구조 모델’로 접근하고 있다.

구조를 먼저 세우는 설계 철학

올커버의 ‘우주선 캐빈형 이동식 모듈러’는 독창적인 외형으로 주목받지만, 설계의 출발점은 디자인이 아니다. 구조 안정성 확보가 우선이다.

5T 아연도금 강관 프레임을 적용하고, 이동 및 재설치 하중을 고려한 통합 구조 설계를 기반으로 벽체·천장·바닥을 일체형으로 결합한다. CNC 자동 절단과 정밀 용접 공정을 통해 ±1mm 수준의 오차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제작 기술을 넘어, 반복 이동과 수량 확장을 전제로 한 표준화 전략이다.

전면 곡면 3중 복층 로이유리는 외형 요소이면서 동시에 단열·차음 성능을 확보하는 기능적 구조다. 외피와 성능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 설계하는 방식은 이동식 모듈러의 내구성과 적용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접근이다.

내부에는 고성능 경질 우레탄폼을 끊김 없이 도포해 열교를 최소화하고, KC 인증 기준의 전기 시스템과 매립 배선을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천장 매립형 냉난방 설비는 공간 효율성과 유지관리 편의성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다.

윤영훈 대표는 “이동식 모듈러는 설치로 끝나는 구조가 아닙니다. 반복 배치와 확장을 전제로 처음부터 기준을 고정해야 합니다. 수량이 늘어나도 품질이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이 핵심입니다”라고 말했다.

중부권 주문제작 생산 체계 구축

㈜올커버의 강점은 단순한 제작 능력이 아니라, 생산 시스템을 산업 구조에 맞춰 설계했다는 점이다. 중부권을 중심으로 구축한 주문제작 생산 체계는 설계–제작–검수–운송–설치까지 전 과정을 일원화해 관리한다. 이는 현장 변수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구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식이다.

특히 반복 설치와 수량 확장을 전제로 한 구조 표준화는 핵심 전략이다. 동일한 품질 기준을 유지한 채 여러 지역에 배치될 수 있어야 모델로 기능한다는 판단에서다. 프레임 규격, 단열 공정, 전기 설비 기준을 통합 관리하고, 내부 구성은 목적에 따라 조정 가능한 모듈 방식으로 설계해 적용 범위를 넓혔다.

윤영훈 대표는 “수량이 늘어날수록 관리가 어려워지는 구조는 사업이 아닙니다. 오히려 늘어날수록 더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동식 모듈러를 ‘제작 프로젝트’가 아닌 ‘반복 가능한 제조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생산 역량이 곧 확장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부권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한 체계 구축은 향후 타 권역 확장까지 염두에 둔 구조다.

공간을 소유하는 방식에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올커버의 이동식 모듈러는 특정 용도에 한정되지 않는다. 관광·리조트형 숙박 시설, 체험형 상업 공간, 소형 거점 오피스, 팝업 전시 공간, 공공 임시 시설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적용 가능성을 두고 설계된다.

고정 건축 대비 유연한 배치와 재배치가 가능하다는 점은 특히 지자체 협력 사업이나 단계적 개발 프로젝트에서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일정 기간 운영 후 프로젝트 종료 시 다른 현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는 자산 활용도를 높인다.

윤영훈 대표의 기존 사업 경험 역시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차량 수입·통관·국내 인증·등록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온 이력은 ‘기준에 맞춰 실제 작동 가능한 상태로 완성하는 시스템 운영 역량’으로 이어졌다. 그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운영 가능한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동식 모듈러의 핵심은 단순한 건축 방식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설치하고, 상황에 따라 이동하며, 기준은 유지한 채 확장할 수 있는 구조다. ㈜올커버는 중부권 주문제작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이러한 모델을 산업 구조로 정립해가고 있다. 이동성과 구조 안정성, 성능 표준화를 결합한 이 접근은 국내 이동식 모듈러 시장에서 또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우주선 캐빈형 이동식 모듈러는 디자인 제안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구조 모델에 대한 실험이다. 그리고 그 실험은 ‘공간을 소유하는 방식’에서 ‘공간을 설계하고 확장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전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