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수채화 세계, 색으로 감성을 담다

현대사의 아픔과 감정을 색으로 표현하다

2025-12-15     임승민 기자
현대사의

김미숙 작가, 색으로 감성을 담는 수채화 여정
김미숙 작가는 대학에서 디자인과 섬유공예를 전공하며 예술적 기초를 다졌다. 처음에는 디자인을 공부하다가 진주로 내려와 섬유공예로 편입했고, 진주의 실크 문화 산업과 섬유 단지에서 경험을 쌓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했다.
하지만 당시 섬유 산업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교수님의 추천으로 산업 현장에 나가보았지만, 디자이너라는 명칭과 실제 업무의 간극이 컸다. 이에 김미숙 작가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술 학원을 운영하며 13년간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수채화의 매력에 빠진 그녀는, 물감 하나로도 풍부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후 김미숙은 수채화 작가로서 꾸준히 활동하며, 색으로 인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색으로 감정을 전하는 수채화 
김미숙 작가는 미술 학원을 운영하던 초기, 풍경화를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학원 이름은 ‘바르비종의 화가 마을’로, 바르비종파의 밀레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주로 농촌 풍경을 그렸다. 그러나 단순한 풍경 묘사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성을 색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김 작가는 “색채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연구와 실험을 시작했다.
2015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마크 로스코라는 작가의 작품을 접한 경험은 그녀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단순히 묘사 없이 색만으로 표현된 작품 앞에서 한 관람객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색만으로도 사람과 깊이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순간, 색으로 사람의 감성을 울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제 그림은 이제 물체가 아니라 색 그 자체를 구성 요소로 삼아 감정을 표현하는 작업입니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색채의 여정
김미숙 작가의 작품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관람객과 감성적으로 공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현대 사회는 의심과 경계가 만연하고, 친밀감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죠.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일 수밖에 없고,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것들도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느끼는 고뇌와 불안감을 색으로 담아보고자 합니다.”
작가는 사람들의 이기적 본성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비현실적 현실을, 마치 착시 현상처럼 색으로 투영한다. 또한, 사회적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외로운 이들에게 색채를 통해 모든 감성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 목표이다. 
“주는 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도, 색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일반인과의 소통을 위한 반 구상
김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일반인과 소통하는 방법에도 깊이 고민한다. 너무 추상적인 그림은 이해하기 어렵고, 구상만으로는 금세 실증을 느낄 수 있어, 반 구상 방식을 선택했다.
“관람객이 감정을 느끼고 작품과 교감할 수 있도록, 난이도와 이해도를 조절한 그림을 그립니다. 코로나 시국에 임영웅 가수가 노래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것처럼, 저도 그림으로 감성을 울리고 싶습니다.” 2년전부터 진주 미술협회에서도 진주 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하여 시민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시민참여형 미술축제로 함께 동참하여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전시는 작가만의 축제가 아니라, 관람객과 소통하는 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3년간 이를 실천하며 작품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사의 아픔과 감정을 색으로 표현 
김미숙 작가는 지난 11월 26일부터 29일까지 진주 문화제작소에서 개인전 ‘색채의 순수함을 담다’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색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슬픔, 고통, 외로움을 색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고민과 철학이 담겨 있다. 
작가는 기획 과정에서 올해 초 발생한 무한 비행기 사고를 비롯한 여러 사건 사고들을 접하며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사건과 사고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며, 작가로서 슬픔과 외로움, 인간의 감정을 색으로 승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미숙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색채가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관람객의 감성을 울리고, 공감의 장을 만들어줄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전시기간 동안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며 색이 가진 순수한 힘을 전달했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작가
김미숙 작가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한 가지 기법이나 주제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법을 시도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볼 때마다 다음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끊임없는 변화와 실험을 통해 관람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고 있다.
김미숙에게 작품 활동은 단순히 그림을 완성하는 것을 넘어, 관객과 감성을 나누고, 색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목표는 그녀가 매 작품마다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