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담아내는 건축으로 공간을 기록하다

2024-07-18     임승민 기자
로그

각자의 삶과 땅의 정체성을 반영한 공간의 기록 
2020년 말 순천에 개소한 로그 건축사사무소(김예은 대표건축사)는 민간건축, 공공건축의 기획, 리서치, 문화기획, 전시, 설계 스튜디오 강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로르(log)라는 단어에는 일지, 기록이라는 의미가 있다. 로그 건축사사무소는 건축을 통해 각자의 삶과 땅의 정체성을 반영한 공간 기록을 목표로 한다. 도시의 기존 컨텍스트, 적게는 사이트를 걸으며 느껴지는 느낌과 생각에 집중하여 설계를 진행한다. 
로그 건축사사무소는 사용자 중심의 설계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설계과정에서 건축주와의 삶의 방식에 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등 과정 참여를 유도해 건축주 개인의 삶을 담아내는 건물을 설계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예은 대표건축사는 “건축주의 삶을 담아내는 건물을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건 소통입니다. 저는 건축주와의 대화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는데요. 건축주와 굉장히 자주 만나 얘기를 나눠요. 많은 건축주들이 매체를 통해 멋진 건물들, 멋진 인테리어를 보면서 로망을 가지지만 막상 살았을 때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맞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셔요. 저희는 설계 단계부터 어떤 삶을 꿈꾸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원하시는지 파악하기 위해 애씁니다. 저와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그리고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시더라구요. ”라고 설명한다. 

남들보다 더 꼼꼼히, 더 적극적으로, 더 확실하게
건축학과를 졸업한 김예은 대표건축사는 설계 사무실 운영에 대한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찍이 건축사 자격 취득을 준비했고 건축사 자격시험을 치르던 해당 회차에서 최연소 합격을 했다. 그렇게 남들보다 조금 일찍 건축사로 일을 시작한 김 대표건축사는 자신의 고향 순천에서 로그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고,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들었다. 
김 대표건축사는 “고향 순천에 내려와 무언가를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고민 끝에 개소했어요. 사실 선배 건축사님들에 비해서 나이가 좀 어린 편이어서 걱정되는 마음은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어요. ”라고 말했다.
신진이자 여성건축사로서 김 대표 건축사는 말한다. “건축업계에 예전에 비해 여성들이 많이 진출을 하고 있어요. 현재 학교 출강을 나가서 보더라도 여학생들의 과거에 비하여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매년 느껴요. 특히 저 같은 경우 평균보다 어린 나이인 점과 여성인 점으로 일하면서 가지시는 선입견도 있더라고요. 물론 여성으로서 꼼꼼할 것이라고 생각하셔서 함께 일하고 싶어 하시는 건축주 분들도 있구요. 더 꼼꼼히, 더 적극적으로, 더 확실하게 일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김 대표 건축사는 앞으로 사회에 진출할 여성 후배들의 본보기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부담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린이 대상 건축학교 프로젝트 참여
건축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고 문화적 가능성을 넓히다
최근 로그 건축사사무소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순천에서 어린이 대상 건축학교를 최초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사업으로 ‘2024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행복을 담는 건축학교-우리 동네 꼬마 건축가’라는 주제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들과 함께 기획하여 선정되었다. 
행복을 담는 건축학교-우리동네 꼬마 건축가 프로젝트는 어린이들에게 건축이라는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과 관계하고 있는 사회,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태도를 바르게 세우고 지역의 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비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참여를 유도를 목표로 한다. 또한 자연과 도시, 농촌이 어우러진 상태 순천의 지역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더 나은 순천을 만들기 위한 건축과 도시를 함께 탐구, 제안을 목표로 한다. 현재 행복을 담는 건축학교는 프로그램 개발을 마무리하고 참여 학생 모집하고 있다.
프로그램 개발과 주 강사로 참여할 예정인 김 대표건축사는 “사실 아이들을 통해 더 많이 배운다고 생각해요. 순천 지역 어린이들과 순천의 미래 도시와 건축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고 최종적으로 아이들이 직접 만든 모형과 사진, 그리고 그림 같은 것들을 순천시 내에 운영 중인 갤러리에 통합전시, 꼬마 건축가 수료식을 가질 예정이에요.”라고 밝혔다. 
로그와 김 대표건축사의 목표는 지역사회에서 더 선명해지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활동들을 통해 마냥 ‘좋은 건축을 설계하겠다’란 것이 아닌 그 이상의 다양한 계획과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는 게 김 대표건축사의 얘기다. 
김 대표건축사는 “이 직업이 아니라면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곤 해요. 보통 건축하면 물리적 건축물이 지어지는 과정에서의 참여만 생각하는데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로서 지역에 많은 관심과 지역민들의 교육에 대한 부분들, 그리고 지역의 해리티지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 눈에 띄는 물리적 건축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어떻게 더 넓혀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건축을 도구삼아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고 문화적 가능성을 넓히고 싶어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을 담는 건축학교 사업이 이 목표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라고 피력했다.  

건축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함께 이끌어 가다 
순천은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 순천이라는 비전 목표를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도시다. 순천 시민으로서도 정말 살기 좋은 도시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김 대표건축사는 “지역사회 건축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로서 원도심과 새롭게 조성된 지구에 대한 불균형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원도심에 남겨진 건축물들의 조사와 연구, 새로운 프로그램을 부여하는 것도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의견을 내비쳤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원도심 헤리티지에 대한 이해로 구도심 기피 현상 감소, 시민들의 시정 참여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게 김 대표건축사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건축사는 “순천시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의 도시, 건축 문화 교육에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공감받는 순천이 되기 바라며 ‘순천제’라는 서체처럼 생태수도 순천만의 고유성을 지닌 도시와 건축의 양식이 발견되고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건축사의 목표는 건축사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에 한 발짝 더 내딛었다. 앞으로의 행보다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